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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 노제···''사랑으로'' 盧 육성노래에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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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객 40만명 연신 "사랑합니다"…유족들 눈물 흩뿌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는 29일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차가 서울광장으로 들어선 직후 시작됐다.

당초 1시쯤 시작됐어야 했지만 운구행렬이 조문행렬을 헤집고 나오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계획보다 늦어졌다.

노제는 발인 후 장지로 가는 도중 길에서 지내는 제(祭)로, 고인이 조문객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자리.

참여정부 시절 문화부 장관을 지낸 김명곤 총감독이 1시 23분, "대한민국 국민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노제를 시작한다"는 노제 선포와 함께 나팔, 북 소리가 서울광장에 울려 퍼졌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태평소 시나위 연주에 이어 김 총감독이 노 전 대통령의 혼을 불러 내는 초혼식이 거행됐다.

수척해진 권양숙 여사 등 유족들이 힘겹게 입장한 뒤 국립창극단의 혼맞이 소리와 함께 향로가 중앙 무대로 이동됐다.

이어 국립무용단의 진혼무가 무대에 올려 졌고 안도현 시인과 김진경 시인의 추모시가 낭독했다.

특히 안 시인이 조시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를 절규하듯 낭독할 때는 주변의 경호원들까지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노제 사회자인 도종환 시인이 마이크를 넘겨받은 것은 조시 낭독 직후였다.

도종환 시인의 음성은 가늘게 떨렸고 얼굴에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우리는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하는 시대 살고 있다"고 운을 뗀 도 시인은 "그의 몸은 산산조각 났다. 산산조각 난 것은 우리의 민주주의, 균형발전, 평화로운 나라를 위한 잔잔한 소망이 산산조각 난 것인지 모른다"며 애통함을 토해 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조각난 육신이 정의로움이 하나가 되고 뉘우치고 용서하고 화합해서 비극의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를 소망하며 안식을 기원한다"며 묵념을 제안했다.

1분간의 추도 묵념이 끝난 1시 48분, "하늘 가는 길을 열어 달라"는 부탁과 함께 유서 낭독 시간이 이어졌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로 시작하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 낭송은 소녀가장 출신으로 지금은 시인으로 성장한 정시아 시인이 맡았다.

유언이 낭송될 때 주변의 대형 화면에는 노 전 대통령의 옛 사진들이 스치듯 지나갔고 노 전 대통령의 모습 뒤로 노란색 색종이가 꽃가루가 돼 광장의 허공을 수놓았다.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는 도 시인의 처절한 외침은 장내를 더욱 뜨겁게 했고 조문객들도 "사랑합니다"를 연신 외쳤다.

◈ ''사랑으로'' 盧 육성노래에 ''오열'' ''절규''

52분간 이어진 노제의 절정은 그 다음에 이어졌다.

"슬프지만 이제 그분을 보내야 할 시간이다. 그분은 가고 우리는 남는다. 우리 가슴에 오래 오래 자리 잡는 긴 인연의 시각이다"라는 도 시인의 말이 있자 어디선가 노 전 대통령의 귀에 익은 음성이 들려왔다.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불렀다는 ''사랑으로''라는 노래였다.

 

이때까지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머금었던 유족들이 목놓아 오열하는 장면이 클로즈업됐고 장내에서도 통곡과 절규가 여기저기 터져 나오면서 노제의 분위기는 클라이맥스로 치달았다.

눈물바다가 된 장내에는 "바보들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장내 멘트가 이어졌고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고 씌여진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이 장내를 압도했다.

1시 57분, 운구차는 다시 서울역을 향해 출발하려 했다.

조가인 아침이슬,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이 운구차량의 뒤를 따랐지만 땀인지 눈물인지 구별이 되지 않은 얼굴의 조문객들은 운구차량을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올들어 가장 뜨거웠던 이날 격정적으로 진행됐던 노제는 장내 사회자의 종료 선언과 함께 예상시간보다 45분을 훌쩍 넘긴 2시 15분쯤 평온하게 종료됐다.

이날 노제가 진행되는 동안 주변에는 40만명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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