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 KBL 제공"저도 몰랐습니다. 이 나이에 다시 MVP를 받을 줄은…."
프로 2년 차 김선형(SK)은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SK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MVP까지 거머쥐었다. 이후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7년 10월 발목을 다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스피드와 점프가 주무기였던 김선형이었기에 부상 트라우마는 더 짙게 남았다.
하지만 김선형은 부활했다. 2022-2023시즌 정규리그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어시스트 1위(6.8개)에 올랐고, 득점(16.3점) 역시 개인 최다였다. 정확히 10년이 지난 뒤 다시 MVP 트로피를 손에 들었다.
김선형은 30일 MVP를 수상한 뒤 "10년 만이다. 다시는 전성기가 안 올 줄 알았다. 사람들이 전성기라 이야기하는 시기에 큰 부상을 당했다. 나도 몰랐다. 이 나이에 다시 MVP를 받을 줄"이라면서 "내 영광의 시기는 지금인 것 같다. 나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즌으로 기억될 것 같다.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창 전성기를 누릴 시기에 당한 부상. 김선형은 2~3년 동안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흘린 땀이 김선형을 다시 MVP로 만들었다.
김선형은 "부상을 당하고 2~3년은 힘들었다. 다시 밸런스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내 스피드가 예전보다 줄면서 시행착오가 굉장히 많았다. 다른 돌파구도 마련하려고 했다"면서 "오히려 발목이 회복이 되면서, 그동안 찾으려 했던 돌파구가 더해지면서 나에게는 또 다른 무기가 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10년 전 받은 MVP와 무게가 다르다. 2013-2014시즌 문태종(당시 LG)에 이은 최고령 2위 MVP. 상에 걸맞는 기량을 보여줘야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다.
김선형은 "굉장히 벅찼다. 수상소감을 준비했는데 제대로 못한 것 같다. 그만큼 의미가 있는 상이다. 10년 전보다 훨씬 더 좋았다"면서 "조금 더 무거웠던 것 같다. 10년 전에는 마냥 좋았다. 오늘 받은 MVP는 그동안의 희로애락이 묻어있는 굉장히 무거운 MVP인 것 같다. 그래서 더 뭉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시즌 파이널 MVP를 받고 든 생각인데, 그만큼 책임감이 더 생긴 것 같다. 기대치를 채우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뛴 것 같다. 그 결과가 MVP라는 성과로 나왔다"면서 "지난 시즌보다 기대치가 더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MVP를 받은 만큼 그에 걸맞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선형이 말한 영광의 시대는 지금이었다. 1988년생. 어느덧 서른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자신감이 넘친다.
김선형은 "언제까지 유지될 지 모르겠지만, 한계를 두지 않으려고 한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