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욱 인천공사 사장. 연합뉴스임기 만료를 약 10개월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직접적인 압력이 있지는 않았지만, 최근 발생한 여러 정황을 볼 때 인사권자의 뜻을 알 수 있었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김경욱 사장은 28일 인천공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이미 신뢰를 잃은 것이 확인이 된 이상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이달 29일 개항기념일과 4월 공기업 경영평가가 마무리되면 이른 시일 내에 업무를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23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면담을 통해 '현안정리 후 용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24일에 4월 28일부로 사임하겠다는 사직서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한 구체적 증거로 김 사장은 "(항공기에서) 실탄 발견 사건 이후에 국토부 장관 보고나 의전에서 배제당해 부사장이 하도록 했다"며 "실탄 발견 이후 '사장은 나오지 마라'고 요청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연히 물러나라는 뜻으로 해석했다"며 "이번 기회에 사퇴하기를 원하는구나 하는 것이 확인됐으니 기꺼이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탄 문제에 책임이 없는 건 아니고 사과해야 할 일이지만, 기관장이 사퇴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다고 본다"며 "보안 문제를 책임지고 물러나는 게 아니고, 퇴임에 대한 의사를 확인했기 때문에 물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 박종민 기자 특히 김 사장은 사퇴 과정에 대해 "지난 23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면담에서 '저는 할 일이 남아 한 달 정도 일을 더 해야 겠다'라는 의사를 전달했고 '그렇게 못 믿으시겠다면 사퇴 일자를 정해서 사표를 바로 내겠다'고 했다"고 설명하고는, "24일에 4월 28일부로 사임하겠다는 사직서를 전달한 후 어떤 경위인지 그날 바로 기사가 나와 놀랐다"고 지적했다.
또 "원 장관이 봤을 때 가급적 빨리 나가기를 바랄 것 아니냐"며 "저는 할 일이 남아서 한 달 정도 일을 더 해야겠지만 그렇게 못 믿으시겠다면 바로 사표를 내겠다, 라고 하면 믿을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또 "현실을 도외시한 법 체계로 인해 임기 관련 갈등이 나타나지 않도록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공기관장으로서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가 없다"고 덧붙였다.
2021년 2월 인천국제공항 사장에 취임한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 2월 1일까지다.
충북 충주 출신의 김 사장은 충암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국토부 국토정책관과 기획조정실장, 제2차관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