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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3천원' 제주와 뭍의 소통공간 청년밥상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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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제주 수요인터뷰=청년밥상 문간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문수 신부]
"청년밥상 문간 2017년 정릉점 시작 지난 1월 4번째 제주점 오픈"
"물가 올라도 3천원 김치찌개 가격변동 없어…청년 응원하는 후원자 덕분"
"6년째 청년밥상 통해 청년세대 경제취약계층 느껴…취업고민 심각"
"제주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곳…타 지역 청년과 제주 청년 소통 기회 제공"
"제주와 서울 청년들 만나 서로 경험과 자극 되는 기회 만들 것"
"청년 희망 로드·세대공감 잇다·푸른문간 환경서포터즈 새로운 경험 될 것"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문수 신부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문수 신부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3년 3월 22일(수)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이문수 신부
 
◇박혜진> 수요인터뷰 오늘은 청년들에게 3000원으로 김치찌개를 판매하며 밥과 반찬을 무한 리필로 제공하는 식당을 연 사장님을 만나봅니다. 사장님이 신부님이라고 하는데요. 바로 청년밥상 문간의 대표인 이문수 신부님을 스튜디오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신부님 안녕하세요.  

◆이문수> 안녕하세요.
 
◇박혜진> 청년밥상 문간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이문수>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2015년 여름에 기억나실지 모르겠지만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생활하던 청년이 굶주림과 지병으로 고독사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고 뉴스에 떠들석하게 보도가 됐었는데요. 그 뉴스를 보고 한 수녀님이 청년들이 식사를 잘 못하는구나라는 걸 처음 자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청년들을 위한 식당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셨고 저희에게 그런 제안을 해주신 거죠. 함께 살고 있는 신부님들과 의논을 해서 우리가 한번 해보자 결정을 해서 2017년 12월부터 문을 열었습니다.

◇박혜진> 2017년 처음 문을 연 매장은 어디인가요.

◆이문수>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 안에 저희 식당이 있습니다.

◇박혜진> 현재 제주점 외에 몇 군데 식당이 있는 건가요.  

◆이문수> 서울에는 처음 시작한 정릉점이 있고요. 이화여자대학교 바로 옆에 이화여자대점,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 낙성대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점이 4호점입니다.
 
◇박혜진> 청년밥상 문간의 메뉴가 김치찌개 한 종류더라고요. 많은 메뉴 중에 김치찌개로 정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이문수> 사실 처음 식당을 시작할 때는 제가 돈이 많지 않아서 주방장님과 저 두 사람이 운영하는 작은 식당을 구상할 수밖에 없었고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이 한 분이다 보니까 메뉴는 한 가지로만 해야겠다, 복잡하게 하기는 어려울 테니까 청년들에게 뭔가 특별하고 맛이 있는 집밥을 제공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떤 메뉴를 하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당시 제 후배가 김치찌개 하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구요.
 
저도 좋아하는 음식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무난하게 좋아하는 음식이니까. 그 후배가 즐겨 찾는다는 김치찌개 전문점 식당에 같이 갔었어요. 손님들이 굉장히 많았고 줄까지 서서 기다릴 정도로 그래서 김치찌개도 괜찮겠구나라는 생각을 해서 결정하게 됐습니다.
 
◇박혜진> 지금 김치찌개 가격도 3000원이잖아요. 시작할 때부터 고물가로 계속 가격이 상승하고 지금도 가격을 올리지 않고 계속 유지하고 있는거죠.  

◆이문수> 사실 처음부터 수익을 목적으로 했던 식당은 아니었기 때문에 3000원으로 정하게 됐는데 5년이 흐르면서 지금은 물가가 많이 올랐거든요. 2017년도에 저희가 3000원 할 때는 원가가 3000원이 되지 않았었어요. 약 2900원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6000원 정도 됩니다.
 
음식 재료비만이 아니라 인건비, 임대료, 여러 부대 비용들을 다 포함해서 올 초에 계산을 해보니 6000원 가까이 되더라고요. 5900원 좀 넘으니까 저희가 3000원에 제공하는데 원가는 6000원 정도 되는 거죠. 사실 그렇다고 해도 음식 가격을 올릴 마음은 없어요.

500원, 1000원 올린다고 해서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고 오히려 오시는 분들에게 여기도 식비가 올랐다라는 그런 부담감만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저희가 이렇게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청년들을 응원하는 많은 후원자분들이 계시기 때문인데요.
청년밥상 문간 대표메뉴 3000원 김치찌개. 청년밥상문간 제공청년밥상 문간 대표메뉴 3000원 김치찌개. 청년밥상문간 제공
◇박혜진> 지금 4번째 지점을 제주에 세우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이문수> 제주는 언젠가는 저희가 진출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고 있던 곳인데 사실 저희가 4호점을 서울 대학로에 준비하고 있었어요. 저희가 하는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2030 청년영화제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그 영화제 일 때문에 작년 8월에 제주에 와서 여러 제주 관계자분들을 만나서 제가 하는 일과 식당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중 한 분이 마음에 담아두셨던 것 같아요.
 
작년 10월에 제주에 식당이 하나 나왔는데 거기에서 한번 청년밥상 문간을 해보시지 않겠느냐. 그래서 바로 제주에 내려와 장소도 보고 그분들도 만났죠. 사실은 저희 계획보다도 한참 빨리 제주에 4호점을 열게 된 것인데요.
 
제주에 온 이유는 제주에 식사를 잘 못하는 청년들이 많아서라기보다는 모든 청년들이 오고 싶어 하는 곳이 제주여서 저희도 제주로 가자 이런 마음이 더 컸고요. 식당을 계기로 뭍에 있는 청년들도 제주로 오고 제주의 청년들이 함께 만날 수 있는 기회들 그런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그러니까 청년밥상 문간 제주점은 어떻게 보면 소통의 장소인 거네요. 제주점이 오픈되고 제주의 청년들이 많이 방문하던가요.  

◆이문수> 저희가 지난 1월 30일 개업을 했고 두 달이 되지 않았는데요. 현재는 낮에만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청년들로만 100% 채워져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이용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많은 분들이 또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청년밥상 문간 제주점에 청년 외에 마음이 청년인 분들도 방문해도 되는지요.  

◆이문수> 저희 식당은 청년들을 위해서 만들었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오실 수 있고요. 혹은 좀 멀리 계시더라도 궁금하신 분들은 언제든지 오셔서 저희 김치찌개를 한번 맛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박혜진> 요즘 청년들이 고민하는 것들이 어떤 것들일까 궁금합니다.  

◆이문수> 결국은 취업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각자 다 노력을 해왔고 부모님의 기대도 있고 각자 자신들의 꿈도 있는데 그런 바람들을 충족하기 위한 일자리들을 얻으려고 하는데 그게 참 어려워요. 그래서 청년들의 제일 큰 고민은 취업이고요.  

◇박혜진> 보통 취업을 준비하고 고민하는 청년들이 아무래도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가 않을 거고요.  

◆이문수> 제가 식당을 연 지 6년 차에 접어들었는데요. 지난 6년 동안 청년들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청년세대 자체가 경제적 취약계층이라는 사실이었어요. 청년들 중에서 직장이나 일자리를 갖고 있다면 다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학생이든 혹은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다 경제적인 취약계층이더라고요. 부모님의 지원을 받더라도 그건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박혜진> 게다가 제주 같은 경우는 제주에 있는 청년들이 일자리 문제로 제주를 떠나려고 하고 또 남아 있는 청년들은 여기 남아 있는 것은 뭔가 이기지 못해서 남아있는 것 같은 패배 의식을 많이 갖고 있다는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이 문제는 어떻게 또 보세요.  

◆이문수> 그분들이 저에게 부탁을 하셨던 게 제주의 청년들과 뭍의 청년들이 함께 만나서 제주의 청년들이 좀 더 자극을 받고 시야가 넓어지는 계기와 경험들을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살아온 시간도 짧고 경험도 부족하다 보니까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좁은 것 같기는 해요. 그래서 많은 경험들과 새로운 자극들에 자신을 노출하다 보면 자기가 생각했던 것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느낌들과 깨우침들을 받을 것 같아요.

뭍에 있는 청년들이 제주에 와서 제일 하고 싶어 하는 게 워킹홀리데이거든요. 아예 제주로 이주해 와서 사는 거라면 다르지만 일도 조금씩 하면서 생활비도 조금씩 보태면서 제주에서 몇 달간 혹은 장기적으로 머물고 싶어 하는 건데요. 제주 청년들을 서울로 데려가서 워킹홀리데이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혜진> 청년들이 여러 환경에서 다양한 도전들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으신 거네요.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이문수> 저는 어쩔 수 없이 기성세대이고 꼰대여서 그런지는 모르는데 우리 청년들보다 조금 더 살아보니까 어려움과 실패가 있어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절대로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고통스러운 상황과 시간 중에 있을 때는 이 말마저도 굉장히 버겁고 부담스러우실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결국은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박혜진> 인생의 선배로서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청년밥상 문간에서 하는 프로그램도 소개해 주시죠.  

◆이문수> 식당을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어떤 분들이 큰 돈을 후원해 주셨어요. <청년 희망 로드>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스페인에 있는 산티아고까지 걷는 까미노데 산티아고라는 그 길을 완주하는 프로그램을 했고요.
 
청년들이 어르신들의 삶의 이야기를 듣고 그분들의 삶을 자서전을 만들어 드리는 건데 그림책으로 자서전을 만들어 드리는 <세대공감 잇다>라고 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굉장히 갈등의 시대, 갈등의 사회라는 생각이 드는데 세대 갈등, 지역 갈등, 정치적 이념의 갈등, 젠더 갈등도 있고요. 청년들이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분들의 삶을 그분들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고 또 청년들이 자기들의 삶을 그려볼 수 있는 그런 소통의 기회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박혜진>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이문수> 자기들이 학교를 다니며 여러 봉사활동에 많이 참여해 봤지만 이 프로그램만큼 깊이 있게 많은 걸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었다라고까지 표현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한 사람의 인생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듣고 이해하는 프로그램은 이 프로그램 밖에 없다.
 
◇박혜진> 신부님께서는 청년밥상 문간을 통해 청년들에게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뭘까를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이문수> 2030 청년영화제라는 프로그램을 하는데 저희 정릉에 있는 식당이 2층이고 바로 위에 옥상 루프탑인데 저희가 그냥 이 옥상에서 청년들이랑 같이 영화 보고 이야기 나누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처음에는 달빛 영화제라는 걸 시작했어요.

청년들이 세상을 향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짧은 단편 영화로 만들 수 있도록 제작 지원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분 내외의 초단편 영화로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금도 지원하고 또 현역 감독님들의 멘토링도 해 주는 2030 청년영화제라는 걸 2021년부터 시작하게 됐고 올해가 3회째인데 총 6명의 청년들을 선발해요.

아주 짧은 단편 영화로 포맷을 정하고 현역 감독님들이 멘토링을 해주면서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고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를 저희가 2030 청년영화제라는 이름으로 11월에는 영화제를 개최합니다.
 
5월에는 제주시에서 지난 1회 2회 때 만들어진 영화 상영회를 하려고 합니다.
청년밥상 문간 제주점 입구. 청년밥상문간 제공청년밥상 문간 제주점 입구. 청년밥상문간 제공
◇박혜진> 인터뷰를 마무리 지어야 할 시간이 됐는데요. 마지막으로 방송 듣고 있는 도민들에게 한 말씀 전해주시죠.  

◆이문수> 저희 청년밥상 문간 혹은 청년 문간에 관심 많이 보여주셨으면 좋겠고요. 무엇보다도 제주도에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청년들의 마음은 어떠한지 고민거리는 무엇인지를 살펴보면서 많이 응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청년들에게 저희 식당도 많이 소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혜진> 청년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 청년밥상 문간의 대표이신 이문수 신부님 오늘 만나뵙는데요.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문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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