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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교수 73명, '강제동원 정부 배상안' 철회 요구…"안타깝고 참담한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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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강제동원 배상안에 반대하는 고려대 교수 일동, 강제동원 배상안 반대 의사 표명
교수 73명 "정부,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 방기하고 국민 기대 부응 못해"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한일 군사협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돼"

16일 서울 용산역 광장 강제징용노동자 상 앞에서 평화나비 네트워크 회원들이 '반성없는 한일정상회담 규탄,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안 거부 대학생 공동행진'에 앞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16일 서울 용산역 광장 강제징용노동자 상 앞에서 평화나비 네트워크 회원들이 '반성없는 한일정상회담 규탄,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안 거부 대학생 공동행진'에 앞서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고려대 교수들이 정부가 발표한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강제동원 배상안(정부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고려대학교 교수 73명은 22일 오후 12시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박준구세미나실에서 '일본 강제동원 배상안에 반대하는 고려대 교수 일동 배상안 관련 반대성명'을 발표한다.
 
교수들은 성명문에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숙원과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며 추진한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은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며 "일본 정부의 반성과 사과, 가해 기업의 배상 참여는 없었다.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기본권과 역사적 과제의 해결을 외면한 어떠한 외교, 안보, 경제 정책도 정당성과 생명력을 가질 수 없다"며 "강제동원 피해자의 숙원 해결이 정치·외교적인 사안이기 전에 21세기 미래를 위한 가치와 정의를 세우는 역사적인 사안임을 다시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안의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정부안을 두고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방기하고,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국가 정체성을 뒤흔드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또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외교적 거래수단으로 바라보는 정부 인식을 비판했다.
 

이날 성명문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방안은 대법원의 판결을 무효화했고, 삼권분립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반헌법적 조치"라며 "강제동원 피해자의 권리와 이를 존중한 대법원의 결정을 무시함으로써 대한민국 헌정 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정부의 방안은 용납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국민은 한국 대법원 판결에 경제 보복 조치로 맞선 일본 정부의 행태에 분노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일본의 가해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방안을 선택했다"며 "가해 기업에 면죄부를 주면서까지 추진하는 한일관계의 '정상화'란 도대체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또 교수들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를 한일 군사협력 강화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조치가 향후 동아시아 지역의 군사적 대립과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는 결과를 낳지 않을까 크게 우려한다"며 "대한민국의 번영과 안보는 국민의지지 기반 하에 일본의 잘못된 과거사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고 급변하는 국제질서를 냉철히 파악하면서 동아시아 평화 공동체의 실현에 전력을 기울일 때 확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6일, 2018년 우리 대법원에서 배상 판결을 확정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거쳐 판결금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제3자 변제안'을 공식 발표했다.
 
이와 관련, 야권과 시민사회 측에서는 가해자인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들의 참여가 배제됐다며 대법원 판결 취지를 역행하는 정부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민주화교수협의회 의장인 김명환 영문학과 교수(가운데)가 14일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정관 별관동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판결 관련 해법에 대한 비판 성명서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대학교민주화교수협의회 의장인 김명환 영문학과 교수(가운데)가 14일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정관 별관동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판결 관련 해법에 대한 비판 성명서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학교민주화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도 지난 14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관정관 별관동에서 정부안에 대한 비판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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