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우만 공대. 연합뉴스·대학 홈페이지 캡처러시아가 명문대학교에서 사실상 '스파이 사관학교'를 운영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학생들을 활용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의 군사화가 이뤄졌다"
연합뉴스7일(목) 영국 언론 가디언이 약 2천 개의 러시아 비밀 문건들을 분석한 결과, 바우만 모스크바 공과대학교엔 '제4의 학과' 혹은 '특별 과정'이라는 이름의 비밀 강좌가 있었다.
해당 강좌의 강의 계획서엔 '군사훈련' 등으로 표기돼 있었지만, 실제로는 해킹·전자감청·악성코드 제작·정보전·선전공작 등을 가르쳤다고 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직 러시아 국방 고위 관계자는 "바우만 대학은 군사 및 정보 기관에 채용될 재능 있는 학생들을 파악할 수 있는 소수의 엘리트 대학 중 하나"라고 밝혔다.
특히 학생들은 대학에서 '사이버전'에 특화된 실전 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기 위한 트로이 목마(해킹 프로그램)를 제작하거나 SNS를 활용한 여론조작 기법을 배우는 등 교육 과정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군사전략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에 프랑스 정치학자 케빈 리모너 교수는 프랑스 언론 르몽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하이브리드 전쟁 과정에서 '교육의 군사화'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정보 요원 경계가 흐려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
이렇게 체계적인 시스템은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 군사정보국과 대학을 직접 연계시켰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GRU 장교들은 교수처럼 학생을 직접 선발하고 교육하는 과정에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일부 졸업생들은 러시아 정보기관 내 사이버부대로 배치됐으며, 우크라이나 전력망을 공격하고 악성코드를 퍼뜨린 것으로 알려진 '샌드웜' 관련 부대에도 포함됐다고 한다. 이를 두고 가디언은 "교수와 정보기관 요원의 경계가 흐려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