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 리뷰]링 위의 '드라마', 그 생동하는 강렬함 '크리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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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크리드 3'(감독 마이클 B. 조던)

외화 '크리드 3'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크리드 3'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스포일러 주의
 
이야기와 연출, 연기의 삼박자가 스크린이라는 링 위에서 제대로 어우러졌다. '크리드 3'는 시리즈의 정신을 이어가되 마이클 B. 조던만의 감성으로 시리즈를 완성했다. 여기에 조나단 메이저스라는 배우의 명연기가 영화에 생동감과 강렬함을 더하며 관객들을 링 위에 올린다.
 
록키의 후계자인 크리드(마이클 B. 조던)는 월드 챔피언으로 권투계를 장악한 후 완벽한 삶을 살던 중 과거 친형제 같았던 데미안(조나단 메이저스)과 재회한다. 오랜 시간 감옥 생활을 마치고 나온 데미안은 그가 꿈꾸던 인생을 사는 크리드와 충돌하며 그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 하고, 크리드는 이에 맞서 자신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일생일대의 대결을 준비하게 된다.
 
전설적인 복싱 영화 '록키'의 스핀오프인 '크리드'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크리드 3'는 전편에서 멘토인 록키의 가르침과 고된 훈련을 통해 드디어 월드 챔피언 자리에 오른 크리드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외화 '크리드 3'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크리드 3'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록키의 친구 아폴로의 아들이자 록키에게 직접 복싱을 배운 제자 크리드는 월드 챔피언 자리를 따내며 권투계를 정복한 이후 그의 커리어와 아내 비앙카(테사 톰슨)와의 가정생활 모두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런 크리드 앞에 18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나타난 데미안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이 원했던 삶을 크리드가 빼앗아 갔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데미안은 친형제와 같았던 그때 그 데미안이 아니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오해도, 갈등도 깊어진 크리드와 데미안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은 복싱이고, 그들이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곳 역시 링 위일 뿐이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을 '드라마'라 정의한다면, 사람이 일궈낼 수 있는 드라마 가운데 가슴 뛰게 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스포츠'다. '크리드 3'는 복싱에 관한 영화이자 사람에 관한 영화로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먼저 '크리드 3'는 '자격'을 증명하는 영화이기도 하고, 어떻게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올바로 받아들이는가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동시에 복싱을 사랑하는 두 사람이 얽히고설킨 젊은 시절의 오해를 가장 사랑하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다.
 
여기서 '자격'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하나는 어린 시절의 어두움에서 벗어나 현재를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자격을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과거를 빼앗겼다는 명분과 이유가 불분명한 분노에서 벗어나 현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자격을 의미한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새로운 시작에 발 디딜 수 있는 자격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복싱을 사랑했고, 복싱을 통해 우정을 더욱더 견고하게 쌓아가던 사람이다. 우정뿐 아니라 자기 삶의 토대를 마련한 것 역시 복싱이다. 그만큼 그들에겐 복싱이 전부이고, 복싱은 그들의 전부를 이뤄가는 요소다.
 
외화 '크리드 3'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크리드 3'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극 중 "자신을 먼저 용서해"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자신을 용서하는 것도 상대를 용서하는 것도 모두 링 위에서 이뤄진다. 그들에게 링 위란 바로 삶의 가장 중심에 선다는 것이고, 다른 주변적인 요소를 제외한 채 나 자신과 상대방을 오롯이 바라볼 수 있는 환경에 놓인다는 뜻이다.
 
링 위에 올라서는 순간은 오롯이 혼자가 되어, 상대와 나 자신만 남는다. 그 위에서 이겨내야 할 건 무엇도 아니다. 바로 과거의 나, 과가가 된 현재의 '나 자신'이다. 링 위에 크리드와 데미안이 오르는 순간이야말로 서로가 서로를 어떠한 오해나 간섭 없이 순수하게 바라볼 수 있다. 그렇기에 링 위에 오르고 주먹을 맞대고 나서야 비로소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과거를 용서하고 지금 바로 이 순간의 서로를 만나게 된다.
 
'록키'나 '크리드' 시리즈가 그러했듯이 인생에 영원한 패자는 없으며, 중요한 것은 패자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라는 걸 '크리드 3'에서도 보여준다. 그리고 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스스로 패자의 삶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임을 그려내며 '크리드 3' 역시 시리즈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외화 '크리드 3'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크리드 3'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영화는 복싱 영화로서도 스텝과 리듬감이 살아있다. 펀치의 타격음, 상대방의 빈틈을 발견하는 찰나, 순간의 슬로우 등 링 위의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순간들을 사운드와 카메라 워크를 통해 잘 포착하고 담아낸다. 생동감 있게 구현한 링 위의 순간들은 때때로 만화적인 요소를 떠올리게 하는데, 이것 역시 영화의 메시지나 방향성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구성이다.
 
마지막 크리드와 데미안의 경기를 연출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체크메이트'를 외쳤던 것처럼 체스를 떠올리게끔 흑과 백의 대비로 그려내는 것 역시 재밌는 연출 지점 중 하나다. 또 다른 의미로 진정한 체크메이트는 서로가 과거를 마주하고 이를 넘어서면서 이뤄졌음을 연상하게 만든다.
 
전반적으로 마이클 B. 조던의 연출은 안정적으로 흘러간다. 프랜차이즈 영화로서 이전 시리즈 이상으로 성공적인 이야기와 연출을 보여주며 연출자로서의 재능 역시 입증했다. 카메라 앞에서는 배우로서 믿고 보는 연기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크리드 3'에서 빛나는 순간을 선보인 건 데미안 역의 조나단 메이저스다. 근육의 움직임조차도 데미안 그 자체로서 움직이고 있을 정도로 그가 보여준 장면들은 탄성을 자아낸다. 그의 눈빛에서 데미안으로서의 회한과 분노, 복서로서의 생동감을 마주한 순간 감탄할 수밖에 없게 된다.
 
116분 상영, 3월 1일 개봉, 15세 관람가.

외화 '크리드 3' 메인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크리드 3' 메인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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