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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까지도 뜨거웠던 '아마노 더비'…울산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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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빅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루빅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정면돌파를 하자고 했습니다."

겨울 이적시장 최대 화두는 아마노 준(전북 현대)이었다. 지난해까지 울산 현대에서 뛰었던 아마노 준(등록명 변경)은 라이벌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문제는 이적 과정이었다. 울산 홍명보 감독은 "내가 만난 일본인 선수 중 최악"이라고 비난했고, "울산이 재계약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했다"는 아마노 준의 대응에 울산은 구단 차원에서 이적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전부터 울산과 전북이 만났다. K리그1 챔피언과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치르는 개막전이었다.

개막 전부터 '아마노 더비'라고 불리며 관심이 집중됐다.

2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전. 전북 김상식 감독은 "아마노 준은 덤덤하고, 차분한 상태다. 선발로 출전해도 주눅이 들지 않고 플레이할 거라 믿었다. 정면돌파를 하자고 했다. 충분히 잘할 거라 생각한다"면서 아마노 준을 선발로 내세웠다.

홍명보 감독은 "출전은 충분히 예상했다"면서도 "다른 감정은 없다. 다만 떠나는 과정에서 분명히 잘못한 행동을 지적한 것이다. 전북으로 갔다는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떠나는 과정에서 모두를 속였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여전히 칼날을 세웠다.

경기 직전까지도 뜨거웠던 '아마노 더비'의 승자는 울산이었다. 울산은 전북에 2대1 역전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지난해 마지막 맞대결에 이은 전북전 2연승. 최근 5경기에서 3승1무1패로 앞서게 됐다.

경기 전 챔피언 울산을 위한 전북의 가드 오브 아너가 진행됐다.. 울산 선수들은 상대로 만난 아마노 준과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아마노 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아마노 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하지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는 뜨거워졌다.

전반 3분 아마노 준의 태클에 박용우가 쓰러지자 울산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울산 서포터석에서는 '거짓말쟁이 아마노'라고 일본어로 쓰여진 카드도 등장했다. 전반 5분에는 설영우가 아마노 준과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아마노 더비'의 초반은 아마노 준이 이끌었다. 전북이 아마노 준을 영입한 이유를 보여줬다. 중원에서 공격을 지휘하며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10분 선제골이 터졌다. 이동준이 오른쪽 측면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면서 아마노 준에게 공을 전달했다. 아마노 준은 침착하게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 패스를 찔렀고, 송민규가 왼발로 전북 골문을 열었다. 송민규는 2023시즌 1호 골, 아마노 준은 1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북의 공세에 밀린 울산은 전반 14분 만에 교체 카드를 썼다. 22세 이하 자원인 강윤구를 빼고, 아마노 준 대신 영입한 아타루를 투입했다.

조금씩 울산도 살아났다.

전반 42분 아타루의 크로스가 페널티 박스 안 주민규의 가슴으로 향했고, 주민규는 트래핑 후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골키퍼 김정훈이 손을 쭉 뻗어 공을 쳐냈다. 계속된 울산의 공격. 엄원상이 찔러준 공을 김영권이 잡았지만, 수비수에 걸렸다. 흐르는 공을 바코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수에 막혔다. 하지만 엄원상이 다시 슈팅을 때려 동점을 만들었다.

울산과 전북 모두 교체로 활로를 찾았다. 후반 전북은 이동준 대신 문선민을, 울산은 엄원상 대신 루빅손을 투입해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전북은 후반 14분 아마노 준을 빼고 안드레 루이스를 그라운드에 세웠다.

후반 20분 전북의 결정적인 실수가 나왔다. 홍정호가 골키퍼 김정훈에게 전달한 백패스가 말썽이었다. 김정훈이 가슴으로 공을 트래핑하는 과정에서 루빅손이 달려들었고, 공을 뺏었다. 루빅손은 침착하게 빈 골문이 공을 밀어넣었다.

전북도 마지막 교체 카드로 반전을 꾀했다. 후반 26분 송민규 대신 한교원, 김문환 대신 정태욱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수비는 정태욱-홍정호-박진섭의 스리백으로 바꿨다.

울산 골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울산은 전북의 공세를 육탄방어로 막아냈다. 김영권, 루빅손, 이규성 등이 상대와 출동해 쓰러지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울산은 후반 43분 김민혁, 조현택, 마틴 아담을 동시 투입하며 남은 시간을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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