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사랑의 이해' 유연석에게 과몰입 멜로란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JTBC 수목극 '사랑의 이해'서 현실적 사랑 그리는 하상수 역

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제공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제공드라마 인터뷰는 종영 이후에 이뤄져 사실상 홍보의 의미는 없다. 다만 좋은 성적을 냈거나, 작품에 애정이 깊으면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사랑의 이해' 유연석은 후자에 속한다.

유연석에게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는 멜로 갈증을 채워준, 끝없이 샘솟는 우물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드라마와 영화 인터뷰 시기가 가까운데도 유연석은 '사랑의 이해'에 과몰입하며 함께 달린 시청자들을 위해 입을 열었다.

'사랑의 이해' 속 상수는 많이 말하지 않는다. 그저 눈짓과 행동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해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기도 했다. 현실과 사랑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상수의 마음 역시 물음표가 찍히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랑의 이해'를 제대로 만난 셈이다.

주인공 유연석이 말하길 이 드라마는 사랑의 정답이 아닌 사랑의 성질, 그 자체를 찾아 나선 여정이었다. 유연석은 판타지가 아닌 현실의 복합적 인물상에 더 가까운 상수를 선택했다. 유연석에게 '사랑의 이해'는 어떤 사랑의 모습을 제시했을까. 다음은 지난 9일 강남구 한 카페에서 가진 유연석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Q 곧 영화 '멍뭉이'가 개봉한다. 보통 이렇게 두 작품이나 인터뷰를 함께 하는 경우는 드문데

A 시청자들이 굉장히 열띠게 토론하고 재밌게 공감하면서 보고 있다는 반응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게 좀 느린 템포의 드라마고, 대단한 시공간 초월이나 굉장한 역경을 이겨내는, 특별한 설정이 있는 드라마는 아니다. 관심을 얻을 수 있을지 살짝 걱정도 했었다. 그런데 촬영하면서 모두의 사랑은 받지 못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드라마가 되겠다는 확신은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회차가 거듭할수록 시청자층이 두터워지고 많이 몰입해 주시더라. 물어볼 게 많은 드라마이지 않나 싶어서 인터뷰를 생각했다.

Q '사랑의 이해'의 이해가 '이해한다'의 이해인지, '득실'의 뜻인지 궁금하다

A 두 가지 의미로 다 시작이 됐던 것 같다. 안 그래도 넷플릭스에 영어 제목이 들어갈 때, 중의적 의미를 둘 수 있는 단어를 찾기가 힘들었었다. 우리 드라마는 약간 사랑의 '득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건 맞다. 배경도 돈이 오가면서 누군가를 평가, 판단해야 되는 은행이니까. 사랑에 대해 모든 걸 '이해하라'는 드라마는 아닌 게 맞는 거 같다. 왜 저렇게 행동을 하는지 이해 안 가고, 답답한 지점이 많았을텐데 그게 우리 드라마다. (웃음)

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제공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제공Q 사랑에 대해 굉장히 현실적인 갈등과 고민이 치열한데 하상수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A 우리 드라마의 모든 인물들이 현실에 없을 것 같은, 굉장히 이상적인 사랑을 해 나가지 않는다. 상수 역시 완벽하지 못한 인물이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다. 상수의 선택이 이해가 안 갈지언정 어떤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담담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제 어떤 감정은 설득이 된다고 했고, 예전에 보지 못한 느낌의 멜로이긴 하지만 표현들이 잘 되고 있다는 칭찬이 있어서 좋았다. 정통 멜로를 하고 싶었는데 멜로 하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Q 대사로 감정을 전하기 보다는 눈빛이나 행동이 주가 되는 캐릭터라 더욱 어려움이 컸을 것 같다

A 상수 같은 경우는 말을 아끼고 그저 바라본다는 상황들이 많다. 그래서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바라보는지를 고민한다. 지문에는 바라본다고 하지만 무슨 생각을 하면서 내가 저 사람을 바라볼까, 그리고 그런 생각들 때문에 무슨 감정들의 요동이 칠까. 그걸 계속 고민하다 보면 상황이 다 다르니까 조금씩 눈빛의 농도가 다르게 보인다. 감정에 집중을 하면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다.

다만 어려운 건 대사는 쉽고 빠르게 내 감정과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데 상수는 왜 말을 아끼고 이런 표현을 하는지, 또 무슨 감정의 변화가 있을지 계속 생각해야 하니까 고민과 선택을 하게 된다. 뭘 물어보면 답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본다'인데, 이걸 외면으로 표현하는 것과, 그저 바라보는 것은 뭐가 다를지 그런 고민을 많이 했던 거 같다.

Q 미경(금새록 분)과 만나면서 수영(문가영 분)을 생각하는 건 정신적 바람이란 의견도 많았다

A 그렇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드라마가 보지 않아야 할 부분까지 다 보여준다. 엇갈린 사랑을 하면서 누군가에게는 숨겨야 하는 상황과 감정, 생각을 내레이션으로 표현하고 훔쳐보게 되니까 시청자들은 속상하고 열불이 난다. 제가 상수를 이해하려고 했던 부분은 이미 상수는 수영에 대한 마음을 끊어내기가 힘든 사람이다. 당신에게 충실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노력을 해보겠단 마음으로 미경과 시작하지만 결국 그게 온전히 가지 못한다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을 거다. 그런 노력을 했지만 뒤늦게 원래 자리로 간 거다. 상수 입장에서는 '돌고 돌아 다시 안수영'이 아니었을까.

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제공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제공Q 상수를 보면서 '사랑'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A 상수는 결국 자기 마음에 솔직하지 못했던 거다. 어느 순간에 그런 망설임이 끊임없이 본인을 괴롭혔다. 그런 게 여러 사람을 또 상처 주게 된다. 그럴 때마다 좀 답답하기도 했다. 어떤 상황에서 누군가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마음에 충실한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 같은 경우는 보통의 연애를 하고 싶은데 그러기 쉽지 않았다. 미안한 사람들이 늘 있었던 거 같다. 직업적으로 상대방이 필요로 할 때 갑자기 달려가거나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어릴 때도 그냥 크리스마스에 명동에서 손잡고 데이트하거나, 줄 서는 식당에 한 시간씩 기다렸다가 밥을 먹거나, 왁자지껄 열려 있는 곱창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걸 거의 못해봐서. (웃음) 늘 행복하고 기쁘기만 했던 연애를 했던 건 아니고, 저도 아픈 사랑을 해봤다. 그런데 모두가 다 그렇지 않나. 그런 기억들이 멜로를 할 때 표현이 되는 거 같다.

Q 상수의 행동이나 드라마 전반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은데

A 우리 드라마의 어떤 상황들은 저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있다. 그런데 서로의 입장에서 보면 누군가의 행동은 이해가 안된다. 시청자들이 이해가 안 가는 게 당연한 거 같다. 다만 상수의 감정선은 다 이해가 갔고, 전개나 선택 관련해서는 저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사실 그런 이해를 구하거나 사랑은 이런 거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드라마도 아니다. 그냥 우리 주변에 이런 사람들과 사랑 이야기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드라마라서. 상수가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Q 그래서 보통 멜로 드라마와 달리 더 시청자들의 토론이 활발했고 과몰입을 유발한 거 같다

A 그게 우리 드라마의 매력인 것 같다. 고구마 한 1천 개 먹고 보는 답답함이 톡방(카카오톡 대화방)과 게시판과 커뮤니티로 승화되고, 친구들, 직장 동료들에게 전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이 답답함과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을 주변에 물어보고, 어디에 글을 써가면서 설득을 구하고, 이해를 해보려고 하다 보니 더 몰입하게 된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대로 안 가니까 궁금한 게 좀 많이 생기는 드라마인 것 같다. 사실 내 사랑 이야기가 더 복잡하고 힘드니까 드라마의 초월한 사랑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반면 우리 드라마는 진짜 내가 겪거나 옆에 친구가 겪는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니까 신선하게 공감해가면서 보지 않았나 생각한다.

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제공배우 유연석. 킹콩 by 스타쉽 제공Q 미경은 조건에 있어서 부족할 게 없는 상대고, 수영은 사랑하는 감정이 큰 상대다. 조건과 사랑 사이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지

A 두 가지 생각을 안 해보지는 않는다. 드라마를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자연적으로 생각들이 스치긴 한다. 그런데 둘 중에 뭐가 더 중요하지 않다고 정의를 내린 게 우리 드라마 같다. 누군가는 미경이와 결혼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하지만 상수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고, 미경이도 완벽한 건 아니다. 수영이에 대한 마음을 더 끊어내지 못하게 되는 요소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드라마에는 정말 완벽한 인물이 없는 것 같고, 어찌 됐든 둘 중 뭔가 하나를 선택하기 쉽지 않다.

Q 작품마다 손 크기와 모양으로 많이 화제가 되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A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촬영이 끝나고 '사랑의 이해' 들어가기 전에 1~2달 정도 시간이 있었다. 제가 유튜브 채널을 했는데 30대의 마지막 몸을 좀 기록해 두자는 느낌으로 바디 프로필을 찍어보겠다고 했었다. 드라마를 할 생각이 없었고, 연말에 공연을 하려고 했다. 너무 달려와서 좀 쉬자고 했는데 내가 찾던 멜로가 와서, 너무 하고 싶으니까 하게 됐다. 시기적으로 드라마 초반에 운동을 하고 있어서 셔츠핏이나 이런 걸 좀 좋아해 주신 거 같다. 손 잡는 장면을 찍을 때 핏줄이 너무 올라와 있어서 저는 좀 없게 찍으려 했는데 스태프들이 그냥 찍자고 했다. 그런 손을 좋아하시길래 저는 되게 의외고, 새로웠다. '응답하라 1994'에서도 야구공을 던지고 받을 때 손 대역이란 이야기가 있었다. 아마 제 손과 얼굴이 매칭이 안 되나 했는데 오히려 그걸 좋아하시더라. (웃음)

Q 40대를 앞두고 있어 배우로서는 마음가짐이 남다를 것 같다. 작품 선택의 기준도 궁금한데

A '만 나이'를 곧 시행한다고 하니 30대 마지막을 1년 더 받았다고 생각하겠다. (웃음) 서른이 됐을 때 이제 어린 취급은 안 당하겠단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되어 보니까 '어른 취급'을 당하더라. 현장도 그렇고, 이번 촬영에도 절 선배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제 어리고 서툴단 핑계를 댈 나이가 지났다는 걸 느꼈고, 그래서 더 책임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만큼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전에 안 했던 장르라든지, 내가 좀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인물을 찾으려고 한다. 변화를 주고 싶은 거 같다. 계속 변화를 줘서 사람들이 저라는 배우를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인 거다.

Q '사랑의 이해'를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시청자들을 위해 한 마디 부탁한다

A OTT에 짧은 시리즈들이 있으니까 예전에는 미니시리즈로 불린 16부작도 많지 않다. 사랑 이야기를 16부작에 걸쳐서 온전히 집중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그냥 내 감정을 솔직하게 보여드리자, 너무 더 하려고 하지 말고, 부족하더라도 보여드리자 했는데 굉장히 많은 분들이 제가 표현하는 사랑의 감정과 아픔,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공감하면서 보셨다. 그러면서 멜로 장면들을 굉장히 칭찬해 주셨기에 너무 기분이 좋았다. 다른 드라마들에서는 조금 한정돼 있었는데 이번엔 다양하게 멜로 장면을 아쉽지 않게 보여준 거 같다. 처음에는 부담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좋은 결과가 있었다는 생각이다.

0

0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본 뉴스

      실시간 댓글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다음 카카오채널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회사소개 사업자정보 개인정보 처리방침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