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오레올. 한국배구연맹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이 '백전노장' 오레올(37·207cm)의 활약에 힘입어 선두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18일 경기도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1(25-19, 25-21, 24-26, 25-18)로 이겼다. 승점 3을 수확하며 19승 10패 승점 58(2위)을 기록, 1위 대한항공(승점 59)를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토종 에이스 허수봉이 양 팀 최다인 28점에 공격 성공률 66.67%로 화력을 뽐냈다.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종전 23점) 기록을 새로 쓰며 펄펄 날았다.
외국인 선수 오레올은 이날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환하게 웃었다. 후위 공격 3점, 블로킹 4점, 서브 에이스 4점을 포함해 23점(공격 성공률 48.39%)으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오레올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건 2016년 3월 22일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과 챔피언 결정 3차전 이후 약 7년 만이다.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던 오레올. 한국배구연맹2015-2016시즌에도 현대캐피탈에서 뛰었던 오레올은 팀을 정규 리그 1위로 이끌며 아웃사이드 히터 부문 베스트7에 선정됐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선 OK저축은행(현 OK금융그룹)을 상대로 고배를 마시며 통합 우승에 실패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앞선 1, 2차전에서 OK저축은행에 모두 승리를 내줬다. 3차전에선 오레올의 트리플 크라운 활약을 앞세워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4차전 패배를 막지 못해 5전 3선승제 챔피언 결정전에서 상대 전적 1승 3패로 우승 트로피를 헌납했다.
이후 한국을 떠난 오레올은 러시아, 튀르키예 등 빅 리그를 거쳐 7년 만에 현대캐피탈로 돌아왔다. V리그에서의 마지막 트리플 크라운 달성 순간을 잊지 않았을 터. 30대 후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현대캐피탈의 우승 도전에 앞장서고 있다.
오레올은 고질적인 무릎 통증을 앓고 있지만 꾸준한 관리를 통해 올 시즌 한 경기도 빠짐없이 출전하고 있다. 시즌 득점 4위(535점), 블로킹 4위(세트당 0.661개), 공격 종합 5위(53.28%)로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이 V리그를 떠난 뒤 정규 리그 우승 1회(2017-2018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 2회(2016-2017, 2018-2019시즌)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토록 염원하던 통합 우승을 달성하진 못했다. 이에 2018-2019시즌 이후 대대적인 리빌딩 작업에 나섰다.
리빌딩의 과정은 험난했다. 신영석(한국전력), 황동일(OK금융그룹) 등 베테랑들이 떠난 뒤 2020-2021시즌 6위, 2021-2022시즌 7위로 성적이 고꾸라졌다. 젊은 선수들로 팀을 새로 꾸린 만큼 극심한 성장통을 피할 순 없었다.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한국배구연맹하지만 올 시즌에는 허수봉(25), 박경민(24), 홍동선(22) 등 젊은 선수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지명한 세터 이현승도 데뷔 첫 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며 활기 넘치는 젊은 팀으로 거듭났다.
여기에 오레올을 비롯한 노련한 관록의 베테랑들까지 가세해 완벽한 신구조화를 이뤘다. 최민호(35), 전광인(32) 등도 올 시즌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직전 KB손해보험전을 마친 뒤 "신인 세터 이현승이 흔들릴 때 오레올과 전광인이 도와주면서 위기를 잘 넘겼다"고 칭찬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정규 리그 종료까지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현재 1위 대한항공과 승점 격차는 단 1. 역전 우승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여세를 몰아 2005-2006시즌 이후 17년 만의 통합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불혹에도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는 오레올이 7년 전 아쉬움을 털고 현대캐피탈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