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곽상도 전 의원 아들 50억 퇴직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재판 결과가 나오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특별검사제를 통해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정당별 입장차도 있어 정리해보겠습니다.
허지원 기자.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민주당은 김건희, 대장동 쌍특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죠?
[기자]
네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은 어제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대장동과 김건희 여사 수사를 더는 검찰에 맡겨놔서는 안된다는 요구가 높아진다면서 양대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위례·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여권을 상대로 싸울 카드를 꺼내든 셈인데요. 오늘은 특히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겨냥해 국민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박홍근 원내대표의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들어보시죠.
연합뉴스 [인서트: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재판부가 공소시효를 인정한 2010년 10월 21일 이후에도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개입 의혹은 차고 넘칩니다. 단순한 전주가 아니라 통정매매 등 주가조작에 직접 나선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제라도 성역 없는 수사로 무너진 사법정의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남은 길은 특검뿐입니다.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관한 '국민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습니다." [앵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을 공식화하고 대장동 특검도 같이 가겠다는 분위기. 그런데 민주당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죠?
[기자]
네. 법제사법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이고 법사위 소속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이 특검 법안에 반대하고 있어 민주당은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특검 법안을 곧바로 본회의에 올리는 패스트트랙 지정을 구상하고 있는데요. 이 경우 재적의원 5분의 3, 즉 180석의 찬성이 필요해 169석을 가진 민주당으로서는 정의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앵커]
정의당은 어떤 입장이죠?
[기자]
쌍특검을 언급했는데, 일단 대장동 특검부터 말씀드리면요. 정의당은 오전에 상무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50억 클럽 특검' 즉 대장동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습니다.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뇌물 '무죄 판결 사건'은 검찰의 의도적 무능이 부른 '사법 정의 훼손 사건'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특검 추진에 있어 2가지 핵심 원칙을 밝혔는데요.
우선 특검 수사 대상과 범위는 곽상도 전 의원,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민정수석 등 일명 50억 클럽 일당 모두가 포함돼야 한다는 겁니다.
두 번째로는 특별검사 후보자는 양당이 아닌 비교섭단체 3개 정당의 합의로 추천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정의당은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을 포함한 비교섭단체 3당의 합의를 통해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중 한 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법을 내일 의원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대장동 특검 운영에 민주당도 끼지 마라. 사실상 정의당 단독으로 진행하겠다는 거네요?
[기자]
네. 국민적 의혹을 명명백백히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입장인데요. 무엇보다 이 특검이 '이재명 방탄' 프레임에 빠진다든가, 계속해서 민주당 2중대로 여겨지는 것을 우려하는 부분이 가장 큰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한다 동시에 주장하고 있고요.
또 비교섭단체 중심으로 특검이 꾸려지면 정의당의 정치적 존재감이 드러나기도 하겠죠. 최근 정의당이 재창당을 추진하는 중인데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하려 할 것 같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류영주 기자 [앵커]
이번 특검 논의가 '이재명 방탄'으로 소비되는 것에 정의당은 끌려가지 않겠다는 것. 그래서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도 다소 신중한 상황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일단 특검이 아니라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건데요. 검찰이 김 여사를 당장 소환조사하고 빠른 시일내 책임있는 결과를 내놓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 의지가 아닌 의혹을 덮을 의지만 내보인다면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민주당은 좀 당혹스러워 하겠네요. 김건희 특검은 일단 거부한거고, 대장동 특검에서도 의견이 딱 맞지 않는 상황이네요.
[기자]
네. 앞서 말씀드렸듯 민주당은 특검 후보추천에서 빠져라, 이렇게 얘기하기도 했고. 정의당은 일단 곽상도 50억에만 집중하자는 입장이에요. 반면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개입돼 있는 부산저축은행 내용까지 포함해야한다는 거고요.
민주당에선 어떤 사건은 하고 어떤 건 안하고 그럴게 아니라 낱낱이 다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정의당은 그렇게 되면 또 정쟁화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굉장히 오랫동안 거대양당 싸움 구도였는데, 정의당이 그 사이 빈틈을 찾아보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입장차가 꽤나 커보이는데, 특검 추진이 가능한 상황이긴 한가요?
[기자]
일단 김건희 특검은 아직 의견이 안맞다보니 대장동 특검부터 조율을 해서 추진할 가능성이 거론되는데요. 오늘 오전 본회의 직후 장혜영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짧게 만나서 각 당의 입장을 전달하고 확인했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에 대해서도 어차피 정의당이 검찰 수사를 지켜본다고 한 것인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 않다면서 이렇게 계속 협의해나간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국민의힘은 당연히 반발하는거죠?
[기자]
네 민주당이 "강성지지층에 기대 여론전 한다", "정쟁거리를 발굴하는 데 혈안이다" 이렇게 비판하고 있는데요. 또 주호영 원내대표도 오늘 국회 본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 "민주당 정권 당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 시절 관련 사건을 다 수사해놓고 이제와 특검을 하자고 하니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여야 대결로 굳어진 판에 간만에 정의당이 변수로 끼어서 좀 다른 구도를 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여기까지 허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