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가 민주당 여수지역위원회와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있다. 최창민 기자전남 여수시와 더불어민주당 여수지역위원회가 당정협의회를 열어 지역 현안 사업을 논의했지만 청사 운영 방식, 대학병원 유치 방법 등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노출한 채로 마무리됐다.
여수시는 10일 오후 4시 여수시청 회의실에서 정기명 여수시장과 시청 간부공무원, 민주당 소속 주철현 의원(전남 여수갑)과 김회재 의원(전남 여수을) 등 지역위원장, 시‧도의원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당정협의회를 열고 국‧도비 건의사업과 당정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모두발언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주철현 의원은 "정기명 시장 들어서 두 번째 당정협의회"라며 "열린 마음으로 여수시 발전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건설적인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회재 의원은 "작년에 국비 예산 편성 전에 신규사업 등의 논의가 먼저 됐어야 했다. 오늘 건의되는 안건 대부분이 현재 진행되는 사업"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고 "통합 청사, 대학병원 등 큰 지역의 현안에 대해 집중 논의해서 시민 의사를 하나로 모으는 협의회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규 여수시의장은 "다음주 전남도당 당정협의회가 있고 올해 첫 여수시의회 임시회가 열린다"면서 "오늘 당정협의회에서 지역의 애로 사항과 숙원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여수시는 여수 화태~백야 도로 조기 개통, 조선소 집적화 대상지 준설 사업 예산 반영, 사도~낭도 생태탐방 관광자원 개발사업, 뷰티‧스파 웰니스관광 거점 조성사업, 국도 17호선(돌산 우두~도실) 도로확장, 도시형폐기물 종합처리시설 건립, 섬박람회 주행사장 기반 조성사업 등의 현안에 대한 국비 지원을 건의했다.
또 다목적 관광선 건조, 수산부산물 친환경 처리시설 설치, 중앙동지구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정비사업, 광양항~율촌산단 연결도로 개설,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공사, 화정면 여자도 도서식수원 개발, 스마트 방폭 및 화재 안전 인프라 구축, 미평역 도시재생 인정사업 등 신규 및 계속, 공모 사업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지역 현안 건의사업은 섬 주민 여객선 이용편의 증진 방안, 경전선 KTX-이음 여수~부산 간 노선 신설 등이다.
김회재 의원(왼쪽)과 주철현 의원이 당정협의회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최창민 기자
이후 이어진 시정 현안 논의에서는 주철현 의원이 속한 갑선거구 시도 의원과 김회재 의원이 속한 을선거구 시도 의원들이 청사 운영 방안, 대학병원 유치 방식 등을 놓고 충돌했다.
김회재 의원은 현 학동 청사에 통합청사를 지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여수시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바닥 민심부터 살펴야 하는데 양청사 체제를 전제로 하고 용역을 하고 있다"면서 "전임 시장 시절 별관 증축에서 시민 여론이 높았다. 그것과 역행하는 것을 여론수렴 없이 끌고가려 하면 분열이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주철현 의원은 정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양청사 체제에 힘을 실었다. 주 의원은 "수도도 행정수도를 두고 정부기관을 세종으로 옮기고 있다. 국가 균형발전 차원"이라며 "20년이 지나면서 구도심 시민들이 느끼는 박탈감이 있다. 못사는 지역, 약자와 소외된 지역을 배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처럼 여수갑과 을 지역위원회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며 맞서는 가운데 정기명 여수시장은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기보다는 "두 지역위원회가 잘 협력해서 뜻을 모으면 거기에 따르겠다"며 쟁점을 피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