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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매매로 돈 번다" 40명 등친 중고차담보대출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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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담보대출 사기 피해자 명의로 구입된 중고차가 폐차 수준의 상태로 방치된 모습. 피해자 제공자동차 담보대출 사기 피해자 명의로 구입된 중고차가 폐차 수준의 상태로 방치된 모습. 피해자 제공
지난 2021년 대구에 거주하는 A(67) 씨는 지인을 통해 중고차 매매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사업가 B 씨를 소개받았다.
 
'중고차리스할부컨설팅' 사업을 한다는 B 씨는 명의를 빌려주면 대출금을 받아 고급중고차나 외제차를 구매한 뒤 되팔아 수익을 주겠다며 사업 가입을 권유했다.
 
그는 "중고차를 정비해 매각하면 200~300만 원의 차익을 낼 수 있고 매각 대금으로 대출금을 갚으면 된다"며 "차가 팔리지 않으면 자동차를 본인이 타고 다니다 매도하면 되니 손해 볼 일이 없다"고 했다.
 
수익금을 선수금으로 지불하고 할부금을 매달 주겠다는 말에 A 씨는 자신의 명의를 빌려줬고 B 씨는 그 명의로 3600만 원을 대출받았다.
 
B 씨에게서 수익금 250만 원을 선수금으로 받고 매달 할부금을 받아온 A 씨는 대출 1건을 더 진행하자는 B 씨의 제안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10개월 뒤 B 씨는 대출금 상환을 차일피일 미루기 시작했고 남은 대출금은 결국 A 씨가 갚아나가야 했다.
 
뒤늦게 본인 명의로 구입된 중고차량을 확인해보니 폐차 수준의 상태로 방치돼 있었고 나머지 차량 1대는 행방도 알 수 없었다.
 
최근 중고차 대출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수십억 원대 중고차 담보 대출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적발됐다.
 
경북 안동경찰서는 지난해 10월 사기 혐의로 A 씨 등 4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중고차를 사고 되팔아 수익을 보게 해주겠다고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명의를 빌려 대출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일정 기간 대출금을 갚으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이후 대출금 상환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40여 명으로 피해 금액은 60억 원(차량 180대)에 이른다.

 1인당 피해 금액은 최소 수 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 세상을 등진 피해자도 있다.
 
한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고소하지 않은 피해자까지 합치면 피해자 규모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대구지검 안동지청으로 송치돼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들에 대한 구속 영장은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사건은 불구속 상태로 조사 중이며 피의자 1명은 별건으로 구속된 상태다.
 
피해자 측은 "안동과 김천, 경산, 대구 등 각지에서 이들에게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신고가 이어졌다"며 "사건 초기부터 구속 수사가 진행됐다면 피해 확산을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사건 수사 당시 추가 피해가 우려돼 체포 영장을 받아 이들을 체포했다"며 "피해 사례가 늘어나면 바로 구속하겠다고 통지했고 그 이후로는 추가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한 피해자는 허술한 자동차 담보 대출 체계를 지적하며 "손 쓸 수 없는 폐차 직전의 차량으로 어떻게 담보 대출이 나올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출금을 갚지 못한 일부 피해자들은 캐피탈 업체로부터 고소를 당해 재산이 압류 공매되거나
파산·회생 위기에 내몰렸다.
 
보험사 잔존물(사고차량) 처리업체 한 관계자는 "절대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인데도 이들은 처음부터 속일 목적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이라며 "자동차 담보 대출에도 안전장치를 마련해 사기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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