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난방비 폭탄'…"한파 속 서민은 더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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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정다운의 뉴스톡 530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박희영 기자



[앵커]
이런 게 기후변화인가 실감이 날 정도로 올 겨울 너무 춥습니다. 특히 어제 오늘은 각종 사고도 잇따를 만큼 위협적인 날씨인데요.

난방비까지 올라서 어떤 사람들은 더 추운 겨울을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 현장 다녀온 사회부 박희영 기자 만나보겠습니다. 박 기자 어서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 정말 추웠습니다. 그래도 특별히 더 추운 곳들 다녀오셨다고요?

[기자]
네. 한파도 모두에게 다 같은 한파가 아니죠. 저를 비롯해서 사회부 기자들이 서울에서 주거 취약 지역으로 불리는 곳들을 돌아봤는데요. 영등포구 쪽방촌, 동작구 상도동,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등입니다.

[앵커]
아침에 온도가 얼마 정도였죠?

[기자]
최저 기온이 영하 23도까지 떨어져서요. 저도 최대한 옷을 껴입고 장갑도 꼈는데 정말 손발이 꽁꽁 얼어서 걷는 게 고통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앵커]
주거 취약층 주민들은 이 한파를 어떻게 견디고 계셨나요?

[기자]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 가보니 연탄난로를 사용하는 주민이 대다수였는데요. 연탄난로를 켜도 아침에는 집안 온도가 7도 수준이었습니다.

[앵커]
7도면 웬만한 겨울날 바깥 날씨 정도인데요.

[기자]
그렇죠. 단열도 잘 안되는 구조다보니 실내에서도 입김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주민분들도 집 안에서 패딩 조끼에 겉옷 3~4겹씩은 기본으로 입고 계셨습니다. 주민 김후임씨 목소리 들어보시죠.

[백사마을 주민 김후임(65)씨]
"잠바를 입은 채 마스크를 쓰고 잠을 잔다. 감기를 달고 산다. 공기가 갑자기 추웠다 하니까 집이"

[앵커]
마스크까지 쓰고 주무시고, 그래도 감기는 달고 산다고. 그리고 이런 형태의 주거에서 가장 추운 곳이 또 화장실이거든요.

[기자]
맞습니다. 춥기도 춥고 난방비도 올라서 온수 쓰는 게 큰 부담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집 대신에 목욕탕에 가신대요. 서울 상도동 인근 목욕탕에 물어보니까 최근 노인 이용객이 20~30%가량 늘었다고 합니다. 상도동 주민 김순자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서울 상도동 김순자(63)씨]
"보통 혼자 사니까 (난방비가) 3만~4만 원 정도 나왔는데 (이번에는) 10만 원 가까이 나왔다. 솔직히 목욕도 마음대로 못 하고 있다. 너무 춥고 낡은 집이라 목욕탕에 가서야 씻는다. 여기서 난방비가 더 오를 수 있다니 마음이 너무 불안하다."

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류영주 기자2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류영주 기자
[앵커]
난방비 얘기가 끊이질 않아요. 절대적인 액수는 평수 넓은 아파트가 크게 나오겠지만 실질적인 부담은 취약계층에서 더 크게 느끼실 수 밖에 없거든요.

[기자]
네 양천구에서 만난 한 기초생활수급자 분께서 지난달 도시가스요금 지로 영수증을 보여줬는데요. 에너지 바우처 지원을 받는데도 작년 겨울이랑 비교하면 난방비가 4배 이상 더 나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분 목소리도 들려드리겠습니다.

[서울 양천구 기초생활수급자 이모씨]
"난방비 엄청 올렸어. 13만 얼마예요. 바우처 그런걸 하는데 이렇게 안나왔어. 겨울에 많이 나와봐야 3만원. 너무 많이 나오니까 내가 미치는 거."

[앵커]
이분들께 난방비가 13만원이면 정말 큰 돈이거든요. 에너지 바우처가 있어도 미칠지경이라고까지 하시네요.

[기자]
그리고 지역아동센터나 노인정 같은 곳도 고민이 많더라고요. 그런 시설은 한파에 취약한 아동과 노인이 지내는 공간이잖아요. 항상 따뜻한 온도를 유지해야할 필요가 있는데요.

요금단가가 올랐는데 또 날씨가 너무 추워서 난방을 많이 하다보니까 은평구 한 지역아동센터는 난방비가 2배 이상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 문제집 사야할 돈까지 몽땅 털어 가스비에 써야하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서초구 방배동의 한 노인정을 이용한 정성희씨는 노인정 회장이 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와 아껴야 한다며 타이머를 맞춰 놓고 껐다 켰다를 반복한다고 전했습니다.

26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 주택의 창문이 에어캡으로 쌓여 있다. 연합뉴스26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한 주택의 창문이 에어캡으로 쌓여 있다. 연합뉴스
[앵커]
기존 정부 지원책이 크게 효과가 없는 상황인가요?

[기자]
안그래도 작년부터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을 인상하면서 정부가 대안을 마련하긴 했습니다.

저소득층 취약계층 가구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바우처를 확대 편성한건데요. 연간 12만7천원이었던 바우처를 19만 2천 원까지 늘렸고요. 저소득층 공공요금을 일부 깎아주는 감면 제도도 시행 중입니다.

[앵커]
그런데 아까 저소득층도 난방비 10만 원 내셨다던 분들은 사실상 안내셔도 되는거 아니에요?

[기자]
확인해보니까 이 정책이 실제 저소득층에 잘 연계가 안되고 있더라고요. 대상자가 직접 바우처를 신청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고령자가 많다 보니 이런게 있는 줄도 잘 모르시고요.

그래서 2021년 에너지 바우처 지급 대상이 83만 214가구였는데 이 중 6.6%, 4만 5323가구가 지원을 못받았습니다.

공공요금 감면 제도도 작년에만 40만 가구 이상이 혜택을 못봤고요.

이번에 상도동에서 만난 건물 청소 미화원 김모씨의 말인데요.
"주변에서는 정부가 난방비 지원해준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런 정책이 있는지도 모른다. 서민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시더라고요.

[앵커]
그래서 설민심이 정말 뒤숭숭했어요. 정부가 오늘 대책을 내놓긴 했더라고요.

[기자]
네 올겨울 한시적으로 취약계층의 난방비 지원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 그리고 가스요금 할인 폭을 각각 두 배씩 확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먼저 에너지 바우처는 생계 의료 주거 교육급여 기초생활수급가구와 노인 질환자 등 추위 취약계층 117만6천 가구에 대해 동절기 지원 금액을 30만4천 원까지 한시적으로 인상합니다.

추가로 가스공사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160만 가구에 대해서도 요금 할인 폭을 늘리는데요.

이것만으로 충분할 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게요 기존에 지원책도 실제 대상가구들에 충분히 적용되지 못하는 게 문제였다고 지적하셨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자체에서 더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죠. 박희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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