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이란이 UAE 적국이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외교적 실언'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17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리스크가 코리아 리스크의 핵심이 된 것"이라며 "국제관계를 적군과 아군으로 접근하는 이분법적 외교인식은 안보와 국가안전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UAE 파병된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며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라고 말한 뒤 이란 외교당국의 반발을 받게 된 데 대한 반응이다.
수니파 이슬람국가인 UAE는 시아파인 이란과 지난 1400여년 동안 대부분 갈등 관계를 지속했으나 이들은 최근 들어 관계 회복을 꾀하고 있었다. 상호 간 높은 무역 의존도를 바탕으로 국교 정상화 방안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의 비판은 중동 지역의 타국 간 마찰보다는 우리나라와 이란 간 외교 관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성환 의장은 "작년은 한국-이란 수교 60주년이었다. 이란대사관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 "윤 대통령의 '적군' 한 마디가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들은 핵폭탄보다 더 무서운 윤 대통령의 말폭탄을 걱정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해외만 나가면 국민들이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걱정해서야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김현정 대변인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발언을 두고 "우리나라가 이란을 군사적 위협세력으로 여기고 있다는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또 이란과의 긴장감을 키워 UAE에 파병된 아크부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이라며 "외교는 적을 줄여가는 것인데 오히려 적을 늘리겠다는 말이냐. 참으로 한심한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