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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 드러내는 TBS 사장 후보들…시사 '매운맛' 버리고 '순한맛' 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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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평가단 공개정책설명회, 임추위 면접 거쳐 최종후보 선정
임추위, 20일 최종후보 2인 서울시장에 추천…후보성향에 촉각
오세훈 "TBS, 교육·교양방송 등 시민 편익 위한 방송 고민해야"

연합뉴스연합뉴스
서울시 재정 지원 중단으로 1년 시한부 위기에 처한 TBS(교통방송)가 지난달 29일 대표이사 후보자 공모를 마감하고 후보자 심사에 본격 착수 했다.

5일 서울시와 TBS에 따르면, 지난 3일 후보자 10여명에 대한 서류심사를 마쳤다. 오는 13일 TBS임원추천위원회와 100여명의 시민평가단을 대상으로 한 공개정책설명회와 면접심사까지 거치면 오는 20일 경 2명 이상의 최종 후보를 서울시장에게 추천할 예정이다.

TBS임추위는 임기가 만료되는 비상근 이사 3명, 감사 1명에 대한 선임절차도 함께 진행한다.

대표이사 후보에는 내년 1월부터 서울시의 재정지원이 끊기는 상황에서도 십수명이 지원할 정도로 언론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정확한 후보자 지원 수나 면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시 안팎에서는 TBS에 대한 재정지원 중단을 원상복구시킬 명분이 있는 인물이 최종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친 오세훈 시장이나 여권의 보수성향 후보가 발탁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표이사 후보자 선정 평가는 공정성을 위해 리서치 업체를 통해 각계각층에서 모집되는 시민평가단의 공개정책설명회 점수 40%, TBS임추위 면접 점수 60%가 반영돼 합산 고득점자 순으로 결정한다.

임추위는 TBS 이사회 2명, 서울시장 2명, 서울시의회 3명으로 구성돼 대체적으로 오 시장이나 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의 영향력이 크게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선영 TBS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아마 5대 2의 비율로 추천위원회가 구성될 것 같다"며 "(차기 대표는) 총독이 내려오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TBS 제공TBS 제공
여기에 공개정책설명회도 일반에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정치 편향'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TBS 대표이사 후보자 검증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9년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서 독립법인 미디어재단으로 분리한 TBS 초대 대표이사 선출 당시에는 공개정책설명회를 서울시와 TBS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생중계한 바 있다.  

TBS 측은 이에 대해 "공개정책설명회는 시민평가단을 대상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일반에까지 공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임추위가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생중계는 후보자들의 신상이 공개되기 때문에 후보자들의 개별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며 "초대 TBS 미디어재단 대표 선출 당시는 후보자가 단독이었지만 지금은 결과적으로 탈락하는 후보자 수가 많을 수 밖에 없다보니 생중계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2명의 대표이사 후보자가 임추위의 추천을 받으면 되면오 시장이 2명 중 1명을 대표이사로 임명하게 된다. 그러나 TBS 지원 폐지 조례가 시의회 의결 되면서 당장 내년 1월부터 300억여원의 서울시 지원 재정이 끊긴다.

오 시장은 "그동안 정치적으로 편향된, 잘못된 방향으로 방송사가 운영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인내하며 스스로 역량으로 비정상이 정상화되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면서 내부 자정 기능이 작동하는 것을 전제로 지원 의사가 여전히 있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다만 그는 "교통방송이 기능을 다 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교육, 교양방송 등 미래사회가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서울시민의 행복과 편익을 최대한 증진시킬 수 있는지 TBS 임직원들이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해 교육방송(EBS)과 같은 TBS의 방송 기능 전환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실제 이번 공개정책설명회나 임추위 면접에서는 기존 정치·시사 편중의 '매운맛'보다 오 시장이 추구하는 친 시민적 교육·교양·정보 중심의 '순한맛' 미디어 전략을 어필하는 후보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 고위 관계자는 "이미 정치적 편향으로 문제가 된 TBS에 다시 보수냐 진보냐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오 시장은 TBS가 서울시의 재정지원을 받는 만큼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데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TBS 내부에서는 신임 대표의 성향에 따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미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비롯해 간판 시사프로그램이 줄줄이 폐지됐다. 추경이 남은 상황에서 폐지된 지원 조례를 되살리거나 서울시의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해 신임 대표의 첫 일성은 오 시장과 시의회 국민의힘이 강하게 추진했던 '바로세우기' TBS 버전이 될 것이런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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