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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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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함께하고 계시죠. 내년 우리 대학병원 소아과, 청소년과 지원자 수가 전국적으로 33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동네 소아과 병원도 붕괴 상황이라고 하는데, 왜 이런 상황까지 벌어진 것인지, 그러면 대안은 무엇인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의 이주영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이주영>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진 교수님, 김 소장님 인사하시죠.
◆ 진중권> 안녕하세요.
◆ 김성회> 안녕하세요.
◇ 박재홍> 깜짝 놀랐습니다. 소아과 진료가 이렇게 어렵게 됐나. 특히 전문의 지원한 선생님들이 전국적으로 33명밖에 지원 안 했다.
◆ 이주영> 맞습니다.
◇ 박재홍> 왜 이런 현실이 나타나게 된 거죠?
◆ 이주영> 사실 이건 이번 해의 문제만은 아니고 이 문제가 불거진 건 이미 한 5년 그리고 현실적으로 미달이 됐던 건 이미 3년 전부터이기 때문에 사실은 논의가 좀 늦어진 부분도 있죠.
◆ 진중권> 적정선이 어느 정도인가요?
◆ 이주영> 원래 저희가 모집하는 건 200명 정도를 전국에서 모집을 합니다. 그런데 이 수요는 전체 의료의 필요량과 그리고 전공의들 교육할 수 있는 교수의 숫자, 그리고 그 각급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보고 충분한 트레이닝이 될 수 있는 환자의 수 이런 것들을 종합을 해서 보건복지부, 수련평가위원회, 병원, 이렇게 다 모여서 결정을 하게 되는데, 물론 아이들이 요즘 워낙 줄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앞으로는 정원 자체를 줄여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논의도 있기는 합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이용하게 되는 의료의 양이 예전에 비해서 1인당 더 증가하기도 했고 의료의 발전 때문에 미숙아들이 더 많이 생존하고 태어나기 때문에 그런 아이들에게서는 1인당 또 필요한 의료 양이 굉장히 많아요. 그리고 저출산이 문제가 되면 될수록 이미 태어난 아이들은 더 확실히 지켜야 되는 사명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출생률의 감소에 비례해서 줄이자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고 여전히 이전의 60~70% 이상은 필요한 상황인데 지금은 전체 정원의 16% 정도만 채워진 상황입니다.
◇ 박재홍> 16%.
◆ 이주영> 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6일 오후 서울 대한의사협회에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아동병원협회 주최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 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2.12.16 pdj6635@yna.co.kr 연합뉴스◆ 진중권> 이게 앞으로 큰 문제가 되겠네요. 이미 소아과가 문을 닫는 사례가 많다고 들었는데, 벌써부터. 어떻습니까, 전망이?
◆ 이주영> 맞습니다. 1차 병원의 경우에는 코로나 겪으면서 워낙 수가 자체가 낮게 책정이 되어 있어서 절대 이 환자 수가 보장되지 않으면 유지를 하기가 실제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기간 동안 제가 알기로만 660곳 이상의 병원들이 폐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요. 당연히 아동병원이나 2차 병원들도 소아과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학병원도 마찬가지로 개원과나 아니면 대학병원에서의 미래가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의사가 된 인턴, 이제 초기 의사들 입장에서는 다른 과의 선택지가 있고 혹은 수련을 받지 않는 선택도 있는 상황에서 굳이 여러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소아과를 굳이 선택하지 않는 상황이 된 거죠.
◇ 박재홍> 미래가 없다는 건 다른 과, 이를테면 피부과, 안과, 내과 이런 과를 선택하는 게 더 미래가 있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 이주영> 사실 다른 과가 미래가 있다기보다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뭔가 유형의 장점이 있거나 이를테면 돈을 잘 번다, 안정적으로 벌 수 있다. 혹은 무형의 자산. 내가 이걸 했을 때 정말로 뿌듯한.
◇ 박재홍> 사회적 안정감. 보람이나.
◆ 이주영> 그런 걸 느낄 수 있다. 혹은 미래에 앞으로 이게 잘 될 것 같은 전망이 있다. 그중에 하나라도 충족이 되어야 그 직업을 어떤 직업이 됐건 선택을 할 텐데요. 지금 소아과는 그 중의 하나도 충족이 사실은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저도 이렇게 말하는 게 참 슬픈데. 이걸 억지로 하라고 할 수가 없죠.
◆ 김성회> 교수님이 하실 때는 전공의 선택하실 때는 좀 달랐나요, 지금하고는?
◆ 이주영> 그때는 이미 15년 정도 전이기 때문에.
◇ 박재홍> 15년 전.
◆ 이주영> 그때 저는 실제로 경쟁해서 들어왔고.
◇ 박재홍> 그때는 인기가 많았으니까, 그 당시에는.
◆ 이주영> 그 당시에도 사실 출산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아이들이 적었을 거라서 돈은 많이 못 벌 거다 얘기는 했어요. 하지만 소아과의 특성 자체가 굉장히 학문으로서 매력적이고 임상과로서 장점이 정말 많은 과이기 때문에 특별히 그 과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30명이면 3000명 이상 배출되는 한 해에 의사 중의 1%인데 이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원하던 과였죠.
◇ 박재홍> 교수님이 되셨잖아요. 쉽지 않은 선택을 하셔서. 현재 교수님은 어떠신가요? 그때 생각했던 보람을 느끼십니까?
◆ 이주영> 저도 개인적으로 오직 사명감 때문에 일을 선택할 수는 없는 일이고 여러 가지 저의 성향이나 저의 개인적인 삶과의 밸런스 이런 걸 선택을 해서 소아과를 선택을 했고 지금 소아응급 분과에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서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 건 예전에는 그래도 저 소아과 좋아해요, 이렇게 얘기하면 다들 그냥 이해하는 분위기였는데.
◇ 박재홍> '그래' 이렇게.
◆ 이주영> 그런데 최근에는 저 소아과 하고 싶어요 그러면 당상 저부터도 그래, 잘 고민을 해 봐.
◇ 박재홍> 소아과 전공의 교수이신데도.
◆ 진중권> 인문학 할래요, 이렇게 오면.
◇ 박재홍> 미학 전공할래요.
◆ 이주영> 비슷합니다.
◇ 박재홍> 웃지만 약간 슬픈데요. 또 전공의들이 소아청소년과 지원을 기피하는 이유. 언론 보도에 나온 내용 중의 하나 보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가, 이게 또 지적이 되더군요. 다른 전공과보다 잡일이 많고 건강보험 비급여 수입이 거의 없다고 하는데 왜 그런 겁니까, 그게?
◆ 이주영> 예를 들면 어른들 같은 경우에는 감기나 배탈이 나서 온다고 치면 진료 볼 때부터 차이가 납니다. 접수할 때도 간호사나 조무사분들이 환자를 처음 받을 때 어디 아파서 오셨어요? 기저질환은 뭐가 있으세요, 그냥 묻고 끝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들어오면 키 재고 몸무게 재고 어머님이랑 면담하고 굉장히 길어요.
◇ 박재홍> 길죠.
◆ 이주영> 진료를 볼 때도 어른들은 들어오셔서 배가 아파서 왔습니다. 그러면 배부터 보면 됩니다.
◇ 박재홍> 가만있죠.
◆ 이주영> 그런데 아이들은 일단 그냥 웁니다. 그러면 얘가 왜 왔는지를 부모님들이 물론 말씀하시지만 그게 대부분 틀릴 때도 또 많기 때문에 애가 우는데 배가 아픈 것 같아요지 배가 확실히 아파요는 대부분 아니거든요. 그러면 결국은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봐야 되는 거고 진찰을 하나하나 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아이가 계속 울면서 보내주는 몸의 움직임이라든가 사인이라든가 목소리라든가 그걸 계속 판단을 하면서 진료를 봐야 돼요. 그럼 귀를 봅시다. 그러면 어른은 가만히 계세요 하면 되지만 아이들은 두 명, 세 명이 붙어서 잡아야 되고. 그러니까 당연히 인력이 많이 들고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리고 그 와중에 혹시 아이가 울어서 귀가 찔린다거나 그러면.
◇ 박재홍> 주사 한 번 놓기 난리나잖아요.
◆ 이주영>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 .
◆ 김성회> 그만큼만 들어도 우울해서 지원하고 싶지 않은데.
◆ 이주영> 그런데 사실 그런 부분은 소아과 의사를 한다고 할 때는 당연히 알고 가는 부분이기는 한데 그런 면에서 수가가 비슷하기만 하더라도 시간과 노력과 비용과 그리고 여러 가지 당연히 서로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감정적인 소모 이런 게 많아서 사실은 크게 상쇄되는 부분이 없는. 그래서 좀 기피하는 부분도 있고요.
◇ 박재홍> 그럼 이것을 다른 과랑 동일하게 맞추거나 해서 그런 게 윈윈효과가 있을까요?
◆ 이주영> 그러기에는 소아과만 단독으로 수가를 올리는 게 쉽지가 않고.
◇ 박재홍> 그렇군요.
◆ 이주영> 이게 전체 국민들이 내시는 건강보험료의 큰 하나의 주머니 안에서 나와야 되는 돈이기 때문에 소아과만 올리면 또 다른 과가 피해를. . .
◇ 박재홍> 가만있지 않습니까?
◆ 이주영> 가만있지 않는다기보다 실제로 보험 진료로 묶여 있는 과들은 이미 당장 예산이 있는 건강보험공단이 원래대로 진료를 하면 많이 적자를 본다, 그건 많이 알려져 있죠. 그래서 보험진료를 해서는 이미 좀 적자를 보고 많이. 그리고 비급여 영역에서 그나마 손실을 채우거나 사실은 장례식장이라든가 주차장, 푸드코트 이런 데서 많이 적자를 채우기도 합니다. 그 상황에서 소아과만 우리에게 더 달라. 그건 아무리 저출산을 갖다붙여도 그럼 산부인과도 당연히 같이 배려를 해야 되는 부분이고 여러 복잡한 부분이 있어서 쉽지는 않습니다.
◆ 진중권> 이대목동병원에서 있었던 의료사고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을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요?
◆ 이주영> 그게 저희 소아과.
◇ 박재홍> 2017년.
◆ 이주영> 그게 2017년 말에 발생했던 사건이고 그게 이슈가 되고.
◇ 박재홍> 신생아 사망사건이었죠.
◆ 이주영> 맞습니다. 그게 영향을 주기 시작한 건 2019년 정도 지원하는 선생님들부터 영향을 받는 건데, 그때부터 이제 완전히 그래프가 꺾이기 시작했죠. 그런데 예전에는 그렇게 일부러 뭔가 위해를 가한다, 의사고 뭐고를 떠나서 일부러 뭔가 예를 들면 성추행을 한다든가 너무 나쁜 짓을 한다든가 이러면 당연히 의사들도 저건 면허를 박탈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의협에 그런 권한 자체가 없기 때문에 저희가 못 하는 부분이 더 많고요. 그런데 그전까지는 그래도 정상적인 의료 행위에 대해서 결론이 완벽하게 나기 전에 갑자기 감옥에 가는 경우는 없었어요. 그런데 그 사건은 사실 제대로 된 판결이 나거나 그 내용이 완전히 해석이 되기 전에 신생아 중환자실 교수님들이 법정 구속이 되고 형사처벌을 받고 이런 내용이 저희에게 들려왔고. 그런데 사실 이건 내부자 입장이긴 합니다마는 저희가 볼 때 소아과 의사들의 입장에서 저는 사실 무섭고 힘들어서 신생아 중환자실을 못 해요. 그런데 지금 대부분 전국에 있는 신생아 집중치료실 교수님들은 거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언제라도 전화를 받으시고 미숙아가 나오면 언제라도 나오시고 대부분 한 명 혹은 두 명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365일 당직을 서세요. 그런데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반드시 언제나 무슨 일이 생기는 곳이기 때문에. 왜냐하면 미숙아들은 아예 장기가 미숙하다 이게 아니라 생성 자체가 덜 된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이건 저희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사실 저희가 다 비슷하게 수련을 받아도 정말 웬만큼 큰마음 먹지 않고는 갈 수 없는.
◇ 박재홍> 소아과 선생님들 중에서도?
◆ 이주영>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되게 예민하시고요. 굉장히 꼼꼼하시고요. 그러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좀 무섭고 편하지 않은 상대임에도 그분들을 되게 정말로 존경을 해요. 저분들은 저 선택 자체가 굉장히 사명감이고 실제로 365일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라고 저희는 믿어요. 그러다 보니 그러면 내가 저분들을 만약에 안 믿고 있었으면 저희들도 의심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아닐걸, 나보다 적어도 더 사명감 있는 분들일걸? 그래서 열심히 하셨을 텐데. 그리고 절대로 저기에는 나쁜 의도는 결코 없었을 건데'라고 저희는.
◇ 박재홍> 고의적이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 이주영>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형사처벌이 되니 저희 입장에서는 그러면 저거는 누구도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는 게 사실은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요. 소아를 보는 사람들이 굉장히 신중하고 또 작은 위험도 아이에게 주지 않고자 하는 그런 성향 때문에 안전제일, 대부분 위험회피 이런 성향이 또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장면을 봤을 때 그러면 내가 내 가족을 지킬 수 없을 수 있겠구나 하는 건 사실은 큰 공포죠. 그래서 이게 개원과도 많이 무너졌지만 그분들은 지금 전공의가 많이 부족하니까 전문의를 뽑으려고 해요. 모든 병원에서 많이 모집 공고를 냅니다. 하지만 무서워서 지원을 못 하는 경우도 많고요.
◇ 박재홍> 무섭다는 게 어떤 게 무섭습니까? 의료사고, 의료사고. 분쟁이 났을 경우에.
◆ 이주영> 최선을 다하고 내가 그 시점에 할 수 있는 많은 걸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구속될 수 있겠다는 게.
◇ 박재홍> 형사처벌도 될 수 있다?
◆ 이주영> 네.
◆ 김성회> 의료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검사나 경찰이 수사하는 결과에 따라서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굉장히 공포감이 생길 것 같아요.
◆ 이주영> 네. 물론 사람의 몸을 다루는 거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들 생각하시는 거는 저희도 알아요. 그런데 저희도 의사이면서 환자이고 보호자이기도 하고 저도 저희 아이들 소아과 당연히 가야 하고요. 그런데 적어도 우리 모두 여기 패널분들도 마찬가지지만 그냥 옆에 아이가 배가 아파요 해도 눈이 한 번 가고 아이가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고 그냥 그거는 의사의 사명감이 아니라 인지상정이죠. 그런데 당연히 소아과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막 다른 분과도 물론 재미있어서 선택하시고 또 좋아서 선택하시지만 소아과는 특히 그냥 애 보는 게 좋아서 선택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았거든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좀 더 상처를 받는 부분도 있었고 우리를 믿지 않는구나. 우리가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구나 하는 것 때문에 소아과 의사들끼리는 요즘 슬퍼했어요.
◇ 박재홍> 집단적인 뭐랄까요. 트라우마 같은 것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 이주영> 그렇죠.
◇ 박재홍> 어떻게 극복될 수 있을까요? 이게 사회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는 게 있나요?
◆ 이주영> 사실 그건 의사들에게도 슬픈 일이지만 사실 이건 환자들에게 더 위험한 일이에요. 지금 우리나라가 소아과뿐만 아니라 소아외과 계통은 더 많이 무너져 있는 상황인데.
◇ 박재홍> 수술을 하시는 분들이죠.
◆ 이주영> 소아외과, 소아흉부외과, 소아신경외과 이런 분들인데 사실 소아는 수술도 당연히 다르고 더 어렵고. 그런데 수가는 더 낮게 책정이 되어 있고. 소아마취는 아이들이 기저질환이 뭐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기 때문에 더 위험한데 소아의 마취에 대한 사고 이런 것들을 무조건 의사가 잘못했다라는. 그런데 심정적으로 이해는 가요. 아이가 다치거나 아이를 잃는 건 너무 슬픈 일이니까 감정적으로 너가 잘못했겠지라고 당연히 반응이 나올 수는 있으나 그러면 결국은 저는 소아는 못 해요라는 쪽으로 점점 더 의사들이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러면 사실 그 피해는 의사들보다 아이들이 보게 되는 거라서 저희끼리 참 슬픈 얘기지만 '애 빨리 키워라. 15살은 빨리 넘겨라', 이런 얘기를 할 정도로 위기감이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 박재홍> 심각합니다.
◆ 진중권> 지금 당장은 어떨지 몰라도 이렇게 인력이 부족을 하게 되면 그 내부에서도 이렇게 좀 수술을 담당하거나 이런 것들은 굉장히 험한 일이잖아요. 그런데 이런 분들의 수도 급속히 줄어들 테고.
◆ 이주영> 맞습니다.
◆ 진중권> 그럼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될 것 같은데.
◆ 이주영> 실제로 지금 위험한 게 소아외과 계통은 지금 50대, 60대 교수님들이 은퇴하시면 그걸 전수할 방법이 별로 없어요.
◇ 박재홍> 제자가 없어요?
◆ 이주영> 지금 30대, 40대 지원하신 분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 명맥이 끊기면 사실 그때부터는 책을 보고 공부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거든요. 지금 소아과 전공의가 이렇게 급감한 것도 마찬가지로 소아과에도 여러 세부 분과가 있는데 그 분과 교수님들도 이미 50대, 60대시고 그런데 이미 이렇게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다른 특별한 대책이 나오거나 출산율이 반등하지 않는 이상 내년에는 그러면 몇 퍼센트가 지원할까요? 그렇게 3~4년이 지나면 레지던트가 멸종하는 위기에 처하게 되고 저도 전공의 때 교수님들께도 많이 배웠지만 실제로 1년차 때 제일 많이 배우는 건 3~4년 차 치프 선생님들이에요. 그러니까 그 수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미래 소아과 의사들의 질이 어떻게 될지.
◆ 진중권> 그러니까 정부에서도 사실 이거 걱정해야 될 상황인 것 같은데.
◆ 이주영> 온 국민이 사실 아이들을 생각하면 걱정을 해야 됩니다.
◆ 진중권> 그렇죠. 그런데 정부에서는 이런 사태의 심각성 같은 것들을 알고 있나요?
◆ 이주영> 이번에 이제 이렇게까지 낮아지면서 이제 이슈가 되기 시작한 것 같고요.
◇ 박재홍> 언론도 관심을 갖고 있고. 전라북도에서 전공의 충원율 0% 목포 사는 소아과, 산부인과 전공의에 월 100만 원 수당을 더 준다라는 보도가 나왔어요. 실효성이 있습니까, 교수님? 올까요, 그러면?
◆ 이주영> 있을까요?
◇ 박재홍> 필수진료 인력 해소를 위한 첫 사례라고 나온 정책입니다, 100만 원.
◆ 이주영> 100만 원의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미래의 문제고 인생의 문제라서 4년 동안. 지금 들어온 선생님들은 3년째로 아마 수련을 받을 텐데 그 3년 동안 100만 원을 받는 게 그 이후가 없는데 과연 그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며 지금 더 문제가 되는 건 국가 전체 소아과 진료의 시스템이지 지금 잠시 전공의 몇 명을 늘리자는 게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 박재홍> 그렇죠. 또 지역 따라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서울, 경기 지역은 의사 선생님들이 많이 모이시고.
◆ 이주영> 그렇기는 합니다마는 너무 적기 때문에 그것도 이제 의미가 없는 것이.
◇ 박재홍> 그렇습니까?
◆ 이주영> 33명 중에 우리가 서울 초대형 병원, 빅5라고 하는데 거기를 제외하면 서울, 경기, 기타 지방을 합쳐서 9명입니다. 그중에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수도권 이외에는 2명만 지원을 했습니다.
◆ 진중권> 아예 없다는 얘기네요.
◆ 이주영> 네, 없습니다. 그런데 그 1년차가 2명이 전공의 지원을 했으면 그 지역 병원들에 2년 차는 있을까요? 없죠. 그러면 수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당연히 입원 환자는 있으니까 교수님들이 이제껏 당직을 서셨고.
◇ 박재홍> 교수님들이?
◆ 이주영> 네. 50대, 60대신데 내일 아침에 외래는 정상적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야간에 입원실 당직을 서시고 응급실 환자를 보시고 그게 2년이 지속돼 왔어요.
◇ 박재홍> 정상적인 진료도 어려운 거 아닙니까? 피곤하시고.
◆ 이주영> 그렇죠. 그래서 결국은 우리는 소아응급실 진료는 할 수 없다, 문을 닫는 응급실이 생기고 입원을 받기 어렵겠다. 공식적으로 얘기하지 않더라도 이 시기에는 입원이 안 됩니다. 이 분과는 입원이 어렵습니다. 그런 게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 진중권> 아니, 그러면 지방에서 애가 아아프면 어디로 가라는 얘기예요?
◇ 박재홍> 서울로 올라와야 됩니까, 그러면?
◆ 이주영> 그래서 지금 저도 응급실의 큰 임무 중의 하나가 전원을 보내거나 받거나 하는 일인데, 예전에는 그래도 인근에서 왔다면 지금은 도를 넘나들고 가리지 않습니다. 너무 멀리서 오고 당장 지금도 예를 들면 혈소판이 너무 낮아서 당장 입원치료를 하고 약물을 투여해야 되는 환자가 있어요. 그 정도로 혈소판이 낮으면 그냥 가만히 있어도 뇌출혈이 생길 수 있는 그런 응급환자인데도 입원이 안 되고 입원실이 만실이고 인근에 전원 보낼 수 있는 병원이 없고 그러면 응급실에서 속절없이 계속 거리로 전화를 돌리고 너 이 아이 받을 수 있냐. 그동안에 아이는 계속 나빠질 수 있죠. 그거는 시스템 때문에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약도 있고 의사도 있는데 지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니 아이들이 결국은 그 피해를 다 떠안는 겁니다.
◆ 김성회> 사실 119 같은 경우도 예전에 제가 행정안전위원회에 있을 때 도별로 통계를 보면 1만 명당 1명씩. 예를 들어서 1만 명당 2명씩 있는 게 규정이라고 해도 서울은 인구가 워낙 많으니까 그렇게만 배치를 해도 5분이면 전부 다 왔다 갔다 할 수 있는데 경북 같으면 이게 한 50분 걸리거든요, 머니까. 그러면 사실은 공정하게 할 문제가 아니라 그런 지방은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 더 많은 응급구조원들을 두고 1만 명당 1명이 아니라 1만 명당 4명, 5명.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특히나 지방 소아과 같은 경우는 따로 정부에서든 어떤 형태로든 지원이 있어야 될 것 같은데 그런 데 대한 논의는 전혀 없는 건가요?
◆ 이주영> 있지만 이게 다 결국은 예산의 문제로 수렴이 되고.
◇ 박재홍> 정부 예산?
◆ 이주영> 네.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가 지금 굉장히 타이트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수술할 의사. 사실 의사는 많습니다. 그런데 고용을 할 만큼의 재원이 안 되는 거고 이게 병원들이 영리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벌고자 하는 게 아니에요. 이게 운영을 하면 할수록 적자폭이 너무 커지니 국립병원이나 이런 쪽은 세금으로라도 그 적자폭을 충당을 해 주는데 개인병원이나 일반 병원들은 그걸 이사회라든가 아니면 의사 개인이 그 적자를 메워야 됩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어느 외과 선생님이 이런 식이면 수술을 더 못 한다고 얘기했더니 당신은 수술을 안 하면 우리는 적자폭이 줄어든다. 이렇게 얘기했다는 얘기도 있을 정도로 그게 당연히 충분히 자원이 있다면 좋겠죠. 그래서 한 명의 응급환자가 생겨도 언제라도 대비가 가능하려면 그 한 건의 수술을 위해 나머지 대기하는 시간에 대한 충분한 보상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본인의 삶을 적어도 기본적으로 잠은 잘 수 있게끔 보장을 해 줘야 되려면 적어도 여러 명이 필요한데 그러면 그 사람들에 대한 재원을 어떻게 감당을 할 것이며. 이것은 그런데 또 의사를 더 뽑는다고 해결이 되지도 않는 것이 실제로 지금 소아과 의사, 소아과 전문의는 우리나라에 굉장히 많습니다. 인구 대비 굉장히 많지만 실제로 코로나 때 그렇게 폐업을 하신 분들 중의 대부분이 소아과로 돌아오지 않았어요. 대부분 더 이상은 유지할 수 없다 하는 판단이 서셨기 때문에 일반의로 그냥 일반진료 성인까지 보는 일반진료로 가시고 심지어 요양병원에도 가시고 미용을 다시 배우는 분들도 계시고. 유지가 안 되는 거죠. 개인이 극복할 수 있는 적자가 아닙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국고 지원이라든가 수가 지원이라든가.
◆ 이주영> 그래서 외국의 경우에는 국고를 지원을 하기도 하고 특별법을 만들거나 특별재정을 지원을 하기도 하는데 중요한 것은 지금도 신생아집중치료실이라든가 소아응급센터가 너무 위기가 되니까 일부 수가를 올린다던지 아니면 일부 센터에 한해서 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은 되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대부분 일회성이고 그 과정에서 심사를 계속 거쳐, 물론 필요하지만 그러다 보니까 이게 점점 더 보여주기식 혹은 그냥 장비 몇 개 사고 나면 더 이상 이걸 유지할 수 있는 장비를 만약에 큰돈을 주고 샀어요.
◇ 박재홍> 운영할 사람이 없잖아요.
◆ 이주영> 그렇죠. 그리고 내년에는 지원금이 또 끊긴다고 치면 사실 이건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닌 거죠.
◆ 진중권> 지속 가능한 방법이 뭘까요?
◇ 박재홍> 중장기적인 대책. 교수님께 이제 대책을 하나 만들어보세요라고 전권을 주시면 어떤 게 중장기적 대책이 될까요? 한 1분 정도 남았습니다.
◆ 이주영> 이건 의료계를 우리나라의 보험체제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이걸 하려면 방법은 없습니다. 외부에서 가져올 수밖에 없어요.
◇ 박재홍> 외부에서 가져온다? 의사선생님들을?
◆ 이주영> 아니요. 자원을.
◇ 박재홍> 자원을?
◆ 이주영> 네. 그러면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가 저출산이고 거기에 대한 자원이 많이 투여가 되고 있으니 그 전체의 카테고리에 의료에 대한 것도 태어난 아이들은 그럼 어떻게 할 거냐. 거기에 대한 걸 충분히 고려를 하셔서 물론 필요한 다른 분야들이 많겠습니다마는 당장 내년 3월이 되면 4년차들 다 나갑니다. 그들이 180명입니다. 이후에 30명의 1년차들이 들어오죠. 이미 공백은 예고되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저출산 그 문제를 위한 예산이 어떤 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선생님들 지원을 위한 그 예산이 구체적으로 좀 정해지고 사용되어야 된다는 그런 말씀이네요.
◆ 이주영> 단기적으로는 그런 방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 박재홍> 말씀 들으니까 굉장히 심각하네요. 인구 감소 얘기하지만. 애를 낳았는데 그 애를.
◆ 진중권> 낳아놨는데 키워는 놔야 될 거 아니야.
◆ 이주영> 그렇죠.
◇ 박재홍> 그 환경 자체가 안 될 수 있다는 그런 미래가 다 보였기 때문에. 오늘 선생님 말씀 들으니까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될 일이 더 많아진 것 같아 무겁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진단을 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해 주신 분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의 이주영 교수였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주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