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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 방향 물어보니…"더 내고 더 받자"로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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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두 달간 백지광고 통해 관련 국민 의견 2773건 접수
개혁 방향 관련이 43%…지속가능성 위해 '요율 인상' 건의
"매년 2~3%p씩 올리자" "더 내고 신뢰 주고받는 사회 되길"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감액 폐지, 가입연령 조정 등도 제안
'기금운용 수익률 높여야' 의견도…정부 "상생개혁 추진할 것"

연합뉴스연합뉴스
#1. "국민연금 고갈이 확실한 만큼 지금 저항이 있더라도 현재의 9%에서 18%까지 납부금액 비율을 올려야 합니다. 다만, 단기간에 올릴 수 없으니 2~3년에 2~3%p씩 올려서 10년 후 18%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연금납부율을 그대로 하고, 소득대체율을 줄이는 것은 반대합니다." (40대 사무직 회사원)
 
#2. "국민연금의 재정고갈 상황을 조금이라도 뒤로 하기 위해 보험료율을 높이는 것에 찬성합니다. 국민연금을 성실하게 내는 이유는 단순히 내가 내는 만큼 받으려는 것이 아니라 소득재분배를 포함한 사회보장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다같이 '더 내고, 신뢰를 주고받는' 가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대 여성) 
 
윤석열 정부의 '연금 개혁' 드라이브가 본격화된 가운데 국민 다수는 '더 내고, 더 받는' 쪽으로의 전환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14일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해 접수된 백지광고 2773건의 내용을 정리해 발표했다. 복지부는 국민연금공단과 함께 제5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 수립을 앞두고 지난 9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일간지 지면 및 인터넷 매체 등에 백지 광고를 게재한 바 있다. 제도 개선 논의에서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은 당사자인 국민의 의견이라는 취지에서다.
 
이에 조사방식도 정부 정책을 먼저 제시하고 관련한 사지선다형 의견을 물어보는 기존 선례를 벗어나고자 했다.
 
정부가 단순문의·기호 등을 제외한 2419건을 내용 중심으로 분류한 결과, 연금개혁에 대한 의견이 43.1%(1043건)로 최다였다. 특히 연금의 지속가능성 확보 차원에서 보험료율 인상 등의 개혁방안을 제안한 국민이 많았다.
 
1998년 이래 '9%'를 지켜온 현행 보혐료율로는 연금제도 자체가 존속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실제로 국민연금연구원은 2025년부터 2036년까지 매년 요율을 0.5%씩 올려 15%까지 인상한다면 기금 고갈시점을 2057년에서 최대 2073년으로 늦출 수 있다는 재정추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는 지난 9~11월 두 달에 걸쳐 일간지 지면, 인터넷 매체 등에 게시한 백지광고를 통해 '연금 개혁' 관련 국민 의견을 접수했다. 보건복지부 제공정부는 지난 9~11월 두 달에 걸쳐 일간지 지면, 인터넷 매체 등에 게시한 백지광고를 통해 '연금 개혁' 관련 국민 의견을 접수했다. 보건복지부 제공
기초연금과 관련해서는 국민연금 연계 감액 폐지, 지급대상 변경 등의 의견이 다수 들어왔다. 현재 기초연금은 국민연금 수급액 등에 따라 일부 깎이는데, 이같은 연계가 국민연금 가입동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60대 남성은 "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의 연계를 폐지해 주시길 바란다"며 "몇 십 만원의 노령연금을 받음으로 기초연금이 삭감되는 경우가 생긴다면 노인들의 근로의욕을 꺾는 일일 뿐 아니라 좀 더 나은 노후생활을 위해 최선을 다해 연금을 불입한 연금 납입자들의 기대를 크게 저버리는 일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50대 전업주부 여성은 이에 더해 "부부연계 감액제도 폐지를 건의한다"며 "노령연금과 기초연금이 소득의 전부인 노령인구가 대부분일 텐데, 납입 시 각각 낸 연금을 수령할 때는 부부로 연계해 감액한다는 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초연금마저 일정 노령연금액 이상일 경우 연계 감액한다는 것은 노령인구의 빈곤을 가중시킨다"고 덧붙였다.
 
노동 개혁의 일환으로 '정년 연장'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연금 가입연령 조정에 대한 의견도 상당수 개진됐다. 직장생활 중인 한 60대 여성은 "현재 사무직 직원으로 앞으로 5년간은 계속 직장을 다닐 예정이다. 올해 생일 이후로는 연금 가입 지속이 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며 "근로가 이뤄질 때까지는 4대 보험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대 사회에선 60세가 넘어도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가입) 연령을 높이거나 (가입 여부가) 선택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원하는 사람에 한해 가입 가능연령을 더 낮추는 방식으로 납입기간을 늘리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보건의료정보원에서 열린 '제2차 청년 대상 국민연금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보건의료정보원에서 열린 '제2차 청년 대상 국민연금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과 통합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도 일부 제시됐다.
 
이밖에 '제도 관련' 20%(485건), '기금 관련' 13.9%(335건) 등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연금 납부방식을 늘리자거나 유족연금의 수준을 높여달라는 건의 등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 40대 남성은 "연금 납부수단을 다양화해보면 좋을 듯하다. 일시적인 실직이나 생활고 등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경우 지속적인 납부문화를 위해 각종 제휴포인트, 지역화폐 및 상품권 등으로 납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납부가 보다 유연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에 있어서는 기금운용의 수익률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30대 여성 회사원은 "현재 기금운영본부에 인력 유출이 심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금운영이 제대로 이뤄져야 투자 수익률이 나타날 텐데 인력이 없어서 제대로 기금을 운영하지 못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본부 인력들이 조기에 퇴사하지 않도록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며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연금개혁 논의추진에 앞서 백지로 국민의견을 수렴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국민이 공감하는 상생의 연금개혁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백지광고를 통해 접수된 내용은 개인정보 등을 빼고 복지부 홈페이지(www.mohw.go.kr) 또는 국민연금 블로그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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