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4일 오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14일 검찰에 출석했다. 박 전 원장은 첩보 보고서와 관련된 어떠한 삭제 지시도 없었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이희동 부장검사)는 이날 박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국정원 내부 보고서 삭제 지시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박 전 원장은 오전 9시50분쯤 검찰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문재인 전 대통령,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어떠한 삭제 지시도 없었고, 원장으로서 국정원 직원들에게 무언가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22일 밤 피격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숨진 뒤 서훈 전 실장 지시를 받아 이씨가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실이 담긴 첩보 보고서를 삭제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정보 분석이 완벽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씨의 월북을 단정하기가 어려웠던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국정원) 분석관의 분석을 절대적으로 100% 신임한다"라며 "국정원 직원들이 업무를 제대로 했다고 판단한다. 국정원 직원들의 애국심과 헌신을 갖고 일하는 자세를 존경한다"고 했다.
또 정보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보안 유지' 지침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보안은 세계 모든 정보기관의 제 1업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개혁된 국정원을 더는 정치의 장으로 끌어들이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에서 성실하게 진술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전날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불러 2020년 9월23일 새벽 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된 내용과 이씨의 월북 몰이 정황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실장은 같은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초기 사건 조사 결과를 대면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