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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13년 만에 열린 시리즈의 본격 시작 '아바타: 물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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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

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스포일러 주의
 
새로운 행성과 종족, 언어를 창조하며 전에 없던 시네마적 체험을 선사했던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3년 만에 다시 판도라 행성 이야기로 돌아왔다. 퍼포먼스 캡처로 구현된 3D 영화 '아바타'는 말 그대로 세계적인 현상을 일으켰다. 그렇게 영화계 전설이 된 '아바타'의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은 13년이 지나 본격적인 시작을 위한 여정의 새로운 발을 뗐다.
 
전편에 이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3년 만에 선보인 후속편 '아바타: 물의 길'은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샘 워싱턴)와 네이티리(조 샐다나)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터미네이터' '에이리언 2' '어비스'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 '트루 라이즈' '타이타닉'에 이르기까지 매 작품 도전과 혁신은 물론 스토리텔러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바타'를 통해 다시 한번 영화 역사를 새롭게 쓰며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공고히 했다.
 
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배우들의 표정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한 퍼포먼스 캡처 방식을 도입해 사실적인 나비족(Na'vi, 판도라 행성의 토착민을 일컫는 말로, 판도라 행성에 사는 모든 종족을 아우르는 용어)의 모습을 구현한 감독은 이번엔 수중 퍼포먼스 캡처를 통해 바다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아바타: 물의 길'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영화, 특히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상업영화에 있어서 믿음과 신뢰의 아이콘으로 불리는지 13년 만에 다시금 입증한다. 전편에 이어 이번 작품 역시 비주얼과 기술의 향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그가 사랑하고 잘하는 것들을 한데 모았다.
 
카메론 감독은 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졌지만,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탐험가로도 활동하는 것은 물론 직접 디자인한 잠수정으로 솔로 심해 잠수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등 해양 탐험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고 가장 잘 아는 또 다른 분야인 '바다'를 창작자로서 만들어 낸 판도라로 가져와 경이롭고 환상적인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흥행은 실패했지만 기술력과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어비스'에서의 경험은 판도라 안에서 빛을 발한다.
 
이번 영화는 감독이 그동안 영화는 물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얻은 경험과 기억이 한 데 모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기술력, 스토리텔러로서의 이야기, 주제 등 그동안 그가 갈고 닦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는 '아바타: 물의 길'로 모인다.
 
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우선 '아바타' 이후 13년 동안 감독은 후속편을 위해 기술력을 갈고닦았음을 영화로 보여준다. 액션 신과 수중 신 등에서 사용된 하이프레임레이트(HFR 3D, 1초당 24프레임 대신 1초당 48프레임의 3D로 촬영되는 기법)는 신이 가진 속도감과 박진감을 보다 현장성 높게 구현하며 생생함을 높인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전편과는 또 다른 느낌의 스펙터클한 신을 만날 수 있다.
 
기술이나 비주얼도 좋지만 '아바타: 물의 길'은 전편보다 이야기나 캐릭터 면에서도 더욱 깊어진 모습을 보인다. 전편은 판도라라는 새로운 행성과 등장인물을 소개하며 다소 단순한 스토리 전개를 가져가는 상황에서 비주얼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면 후속편은 서사에 조금 더 무게를 둔다.
 
후속편에서는 전편에서 소개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서사를 구축하기 위해 씨실과 날실을 엮는 작업을 시작하며 세계관을 넓혀간다. 기존 캐릭터는 성숙함을 더했다.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는 '부모'라는 역할을 더하며 부족과 가족 사이에서 갈등하고, 전편의 빌런 쿼리치 대령은 보다 입체적인 빌런으로 재탄생했다. 다만,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빌드업 단계인지라 다소 깊이감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서사의 전개와 새 캐릭터의 부족한 깊이감은 192분의 러닝타임을 다소 길게 느껴지게 만드는 단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바타'가 총 5편에 걸쳐 펼쳐질 '시리즈물'이라는 특성을 생각해야 한다. '아바타'를 전체 시리즈의 프롤로그라 한다면, '물의 길'은 '아바타'의 후속편인 동시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그려낼 '아바타 5부작'이라는 장대한 이야기를 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방대한 이야기의 시작점에서 감독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이어가면서 동물권, 기후변화, 제국주의 침략사에 대한 은유 등 사회·문화·역사적인 화두를 던지며 묵직함을 더했다. SF로서 사회 문제를 과학적 상상력의 영역 안으로 가져와 은유하고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SF 블록버스터가 가져야 할 오락적인 측면도 잊지 않는다는 건 역시 감독의 장점이다.
 
이러한 거대한 테마 안으로 감독은 보다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가족'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캐릭터들을 엮는다. 핏줄로 연결된 존재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나비족과 비(非)나비족, 즉 인간을 가족으로 맞이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를 통해 전통적인 의미를 넘어 '가족'이란 무엇인지, 그들을 가족으로 묶는 가장 끈끈한 연결고리는 무엇인지 묻는다. 감독이 말하는 진정한 가족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
 
그리고 사랑을 기반으로 묶인 가족의 관계와 성장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영화에서도 반복적으로 나오는 '행복'이다.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간은 행복을 먼 곳으로부터 찾기를 바라고, 행복을 쉽게 발견하지 못한다. '아바타'는 알고 있으면서도 늘 잊고 있는 행복의 의미 '행복은 단순하다'는 오래된 진실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아바타: 물의 길'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이처럼 새로운 세계와 전에 없던 인간 외의 존재를 만들고 비현실적이라 할 수 있는 환상적인 비주얼들을 보여주지만 영화가 이야기하는 지점에 있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간적이다. 그리고 이처럼 비주얼, 서사와 기술,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하나로 묶어 조화롭게 만들면서도 시네마적인 체험을 안긴다는 점에서 '아바타: 물의 길'에는 우리가 제임스 카메론에게 기대하는 그 모든 것이 담겨있다.
 
'아바타: 물의 길'이 선사하는 시네마를 오롯이 체험하고 싶다면 '아바타'가 그랬듯이 3D로 봐야 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이번 작품은 '대대익선'(大大益善)이다. 스크린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판도라의 바다로 보다 깊이 빠져들 수 있으니 가능하면 아이맥스를 추천한다.
 
이제 남은 건 '아바타'('아바타: 물의 길')가 '아바타'를 넘을 수 있느냐 그리고 과연 '아바타 3'를 언제 만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번 영화에서 펼쳐놓은 보편적인 이야기와 사회·문화적인 이야기들, 캐릭터들 사이에 얽히고설킨 사연과 그들이 품은 미래는 어떤 길로 나아갈지 등 감독이 소위 떡밥을 어떻게 회수할지 빨리 확인하고 싶다.
 
192분 상영, 12월 14일 개봉, 12세 관람가.

외화 '아바타: 물의 길' 메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외화 '아바타: 물의 길' 메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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