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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리뷰]'양치기 소년' 7차 핵실험…北 몸값만 높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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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3월 시작된 '핵실험 임박설' 해 넘길 듯…기술적‧정치적 변수 많아
추가 핵실험 기술적 수요 있다 vs 이미 전술핵 완성…전망 엇갈려
정치적 요인 분석은 더 어려워…美 관리 "솔직히 아는 게 많지 않다"
잇단 예측 실패로 혼선, 신뢰도 떨어져…北 전략적 지렛대만 강화

권영세 통일부장관. 사진공동취재단권영세 통일부장관. 사진공동취재단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에게 "북한이 지금 7차 핵실험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었다.
 
핵실험 임박설이 번번이 빗나가자 여권 핵심이 보기에도 좀 머쓱해진 모양이었다. 권 장관은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며 여지를 뒀지만 현재까지도 북한의 특이동향은 관측되지 않았다.
 
최근에는 국가정보원까지 나서 중국 공산당대회 개최일인 10월 16일부터 미국 중간선거일인 11월 8일까지를 유력한 시기로 점찍었지만 역시 빗나갔다.
 
이로써 지난 3월 시작된 북한의 7차 핵실험설은 그간 여러 차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피로감만 높인 채 일단 올해를 넘길 공산이 커졌다.
 

3월 시작된 '핵실험 임박설' 해 넘길 듯…기술적‧정치적 변수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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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도발 행태를 예측하려면 기술적 요소와 정치적 측면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정보가 극히 제한돼있는 탓에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얻기란 매우 어렵다.
 
때문에, 그나마 객관적 영역이랄 수 있는 기술적 측면의 분석도 엇갈린다. 북한은 여전히 추가 핵실험을 해야 할 기술적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이미 충족했다는 반론이 맞선다.
 
전자의 주장을 펴는 쪽은 전술핵의 기술적 어려움을 논거로 든다. 이미 핵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이를 소형화‧경량화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전술핵 제작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는 안 되고, 폭발이 제대로 일어나는지 극한의 경계선까지 나가는 일종의 경험과학처럼 돼있어서 실제 실험을 하지 않으면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러시아는 핵실험을 1천회 안팎을 한 반면 중국은 40여회 밖에 하지 못해 중국 스스로도 전술핵 수준이 낮다고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물며 북한이 전술핵을 완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추가 핵실험 기술적 수요 있다 vs 이미 전술핵 완성…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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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북한이 전술핵 능력까지 확보했기에 기술적 필요성은 없거나 낮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북한은 이미 2013년 2월 3차 핵실험 후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이라고 밝혀 전술핵 완성을 시사했다.
 
물론 북한 발표를 다 믿을 수는 없다. 하지만 파키스탄이 1998년 불과 이틀 간의 핵실험으로 핵 보유를 선언한 것을 감안하면 북한이라고 꼭 과소평가돼선 안 된다.
 
사실 북한의 기존 핵실험도 6차(100~300kt)를 제외하면 1~5차 실험 때의 폭발력은 10kt 미만이었다. 폭발력 면에서 전술핵의 기준이 되는 히로시마 원폭(16kt)보다도 위력이 낮다. 폭발력이 낮다고 반드시 전술핵(소형화‧경량화)이라고 할 순 없지만 개연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해야 할 기술적 수요가 절실하다면 굳이 이렇게 시간을 끌어야 할 이유는 없다. 북한이 미국‧러시아처럼 정교한 수준은 아니어도 최소한의 전술핵 기술은 갖고 있다고 추정되는 근거들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선 지금 핵실험보다는 핵 물질을 늘려서 핵탄두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7차 핵실험은 하면 좋은 것이지 꼭 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치적 요인 분석은 더 어려워…美 관리 "솔직히 아는 게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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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요인의 분석이 이럴진대 주관성이 강한 정치적 측면의 평가는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폐쇄적인 북한 지도부의 움직임을 대남, 대미, 중국 변수까지 고려해가며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난무했지만 결국 '양치기 소년'이 된 것 자체가 강력한 반증이다.
 
사실 북한 뉴스가 오보와 낭설로 끝난 것은 역사가 오래됐다.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에만 해도 미국 대선 등 주요 계기마다 유력 전문가들에 의해 대형 도발설이 제기됐지만 매번 빗나갔다.
 
급기야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6일 북한의 7차 핵실험 전망에 대한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솔직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그의 팀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아는 게 많지 않다"고 덧붙임으로써 사실상 한계를 인정했다.
 

잇단 예측 실패로 혼선, 신뢰도 떨어져…北 전략적 지렛대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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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잇따른 예측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도발설로 끊임없이 덮어씌우듯 하며 불필요한 혼선을 야기하는 행태다.
 
7차 핵실험 가능성에 주목하는 사이에 북한은 미사일 능력을 빠르게 발전시켰다. 더 중요한 부분은 실행 여부도 불확실한 7차 핵실험에 너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북한의 몸값을 높여주는 것이다.
 
북한이 이미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점과 중국‧러시아가 비협조로 나올 것을 감안하면 설령 7차 핵실험이 이뤄져도 국제사회의 대응에 한계가 있다.
 
7차 핵실험설을 부각하는 것이 오히려 북한의 전략적 지렛대를 강화시켜주는 꼴이 될 수 있다. 계속된 예측 실패로 한미 양국의 정보역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도 부수적 역효과다.
 
조한범 연구위원은 "북한은 하노이(북미정상회담)로 돌아가기 위해 미국의 관심을 끌려고 한다"면서 "위험한 것은 한국전 종전 70주년과 북한정권 수립 75주년을 맞는 내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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