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32보병사단이 8일 세종 금남면 사단 기동대대에서 정찰견 달관이의 은퇴식을 연 가운데 이날 오전 달관이가 탐지 및 정찰훈련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3년 전 충북 청주시 일대에서 실종됐던 중학생 조은누리(당시 14세) 양을 구했던 군견 '달관이(10세)'가 정찰견으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전역'한 뒤 '재취업'한다.
육군 32보병사단은 8일 세종에 위치한 사단 기동대대에서 군견 '달관이'의 은퇴식을 열었다.
달관이는 2012년생 셰퍼드로, 이듬해 육군 군견훈련소에서 20주 동안의 훈련을 받고 그해 11월 32사단 기동대대에 배치됐다. 그리고 2019년 7월 23일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에서 길을 잃고 실종됐던 조은누리양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
연합뉴스당시 달관이는 수색 활동 중 조 양의 체취를 맡고, 구조 대상자를 발견했을 때의 '보고' 자세를 했다. 달관이의 목줄을 쥐고 있던 김재현 일병은 이를 박상진 원사에게 전달했고, 일대를 수색해 약 3m 떨어진 바위 구석에서 조 양을 발견했다.
이 일을 계기로 충북도교육청은 개인·단체뿐만 아니라 교육 관련 상징성이 있거나 공로가 인정되는 동·식물에도 상을 줄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 이밖에도 경찰이 달관이에게 15만원 상당의 간식 '포상'도 제공했다.
달관이는 조은누리 양 수색을 포함해 12회의 실제 작전에 투입되어 활약했다. 2016년 2작전사령부 군견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을 비롯해, 군견훈련소 보수교육에서도 매년 종합성적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 왔다고 한다.
연합뉴스재미있는 것은, 달관이가 한때 탈영을 한 적도 있다는 사실이다. 2014년 2월 훈련을 위해 육군 1군견교육대로 이동하던 중 고속도로에서 군용트럭 철망을 뚫고 달아났다가 하루 만에 생포됐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과 달리 군견이 탈영했다고 처벌할 수는 없어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9명의 군견병을 거치며 10년 동안 임무를 수행해 왔던 달관이도 올해 열 살이 됐는데, 사람으로 치면 70대의 고령이다. 사단은 달관이가 체력적인 문제로 더 이상 임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달관이가 편안하게 일생을 보낼 수 있도록 은퇴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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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군을 떠나지는 않는다. 달관이는 자신이 근무했던 32사단에 그대로 남아 '경계보조견'이라는 이름으로 '재취업'하게 됐다. 사람으로 치면 군 간부로 전역한 뒤 군무원이 된 셈이다. 물론 그전처럼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하지는 않고, 산책을 겸해 주둔지 경계가 잘 되고 있는지 '순찰'하는 등, 비교적 한가하고 평범한 개로서 여생을 보내게 된다.
32사단 기동대대장 윤상순 중령 주관으로 진행된 은퇴식에서는 조은누리 양과 가족들도 달관이를축하해 주기 위해 직접 방문, 꽃목걸이를 걸어주기도 했다.
조 양 아버지 조한신 씨는 "육군 장병들과 달관이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의 우리 가족도 없었을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달관이가 여생을 행복하고 편안하게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