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연합뉴스포르투갈전 최고의 변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재였다.
벤투 감독은 가나와 2차전 종료 후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포르투갈과 3차전 벤치에 앉지 못했다. 라커룸에도 들어갈 수 없었고, 벤치와 통신 또한 금지됐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를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벤투 감독의 역할을 맡아야 했다.
벤투 감독은 담담했다. 코칭스태프에 대한 신뢰가 묻어났다.
벤투 감독은 "내가 없더라도 나를 대신할 코치들이 있기에 괜찮을 것이다. 내가 없어도 내 자리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독립적으로 내 역할을 해줄 것"이라면서 "우리 전략, 전술을 알아서 펼쳐줄 것이다. 내가 했던 결정들 또한 독단적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 내린다. 내가 없어도 팀으로서 그런 결정을 내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세르지우 수석코치는 벤투 감독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두뇌'다. 벤투 감독의 스포르팅(포르투갈) 재임 시절부터 함께 일했고,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도 벤투 감독의 옆에 있었다. 크루제이루(브라질), 올림피아코스(그리스), 충칭 리판(중국)에서도 늘 벤투 감독을 보좌했다. 벤투 감독 축구가 그대로 묻어있는 셈이다.
선발 라인업은 벤투 감독이 짰다. 전체적인 틀도 마찬가지. 하지만 경기 중 상황에 대해서는 벤투 감독 없이 코칭스태프에서 대처해야 했다.
세르지우 수석코치는 과감했다.
첫 교체 카드는 후반 20분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이었다. 황희찬은 부상으로 1, 2차전에 결장했고, 3차전까지도 출전 언질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이어 후반 36분에는 승부수를 던졌다. 조금은 파격적이었다. 김영권(울산 현대)이 통증을 호소해 교체가 이뤄졌고, 이강인(마요르카)도 동시에 빠졌다. 세르지우 수석코치는 중앙 수비수가 아닌 손준호(산둥 타이산), 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을 중앙 수비수로 내렸다. 비겨도 탈락이기에 모험을 걸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역전골을 뽑았다. 세르지우 수석코치는 곧바로 조규성(전북 현대) 대신 조유민(대전 하나시티즌)을 투입해 승리를 지켜냈다. 2대1 승리. 우루과이-가나전이 우루과이의 2대0 승리로 끝나면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세르지우 수석코치는 경기 후 "사실 감독님과 경기 때 직접적인 대화를 할 수 없었다"면서 "감독님이 전반적인 전략만 알려줬다. 수비, 공격 등 전체적인 전략을 짜줬다. 90분 동안 일어나는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마치 벤투 감독을 보는 듯 했지만, 세르지우 수석코치는 손사래를 쳤다.
세르지우 수석코치는 "감독님이 지금 기자회견장에 앉아있어야 한다. 정말 훌륭한 감독님이고, 나는 옆에서 보좌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면서 "세세하게 하나하나 다 짚어주면서 팀을 잘 이끌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