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연합뉴스"구단과 잘 이야기해야죠."
이청용(울산 현대)이 K리그 데뷔 16년 만에 MVP를 거머쥐었다. 사실 스스로도 후배 엄원상을 추천할 정도로 MVP 수상에 대한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울산 홍명보 감독은 "이청용이 MVP"라고 지원 사격을 펼쳤고,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이청용은 24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합산점수 50.34점을 기록, MVP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청용은 "MVP를 받았기에 이번 시즌이 더 특별하고, 또 성공한 축구 선수의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지금 내 플레이에 많은 박수를 보내주고, 많은 응원을 해주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성공한 축구 선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팬들 기대를 만족시킬 만한 수준의 플레이를 항상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3년 전 한국에 돌아와 K리그 팬 앞에서 매주 경기를 준비하고, 경기하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면서 "언제까지 축구를 할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몸 관리를 잘해서 팬들 앞에 오래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K리그 최고의 별로 우뚝 섰지만, 여전히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특히 엄원상을 향한 마음은 더 그랬다. 이청용이 MVP 후보와 함께 베스트 11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후보에 오르면서 엄원상은 최전방에서 경쟁했다.
이청용은 "우리 팀에는 MVP 자격이 있는 선수가 많다. 원상이 뿐 아니라 바코도, 레오나르도도 있다. 마틴 아담도 후반기에 들어와 결정적인 역할을 많이 했다. 조현우도 언제나 든든하게 골문을 지켜줬다"면서 "MVP로는 나보다 원상이가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많이 미안하다. 사실 오른쪽 미드필더에서 베스트 11을 수상했는데, 그 자리에서 정말 잘한 선수는 원상이다. 앞으로 더 멋진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든든한 형이 돼주겠다"고 강조했다.
17년 만의 울산 우승, 그리고 데뷔 16년 만의 MVP. 다만 이청용에게는 재계약 협상이 기다리고 있다. 2020년 울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한 3년 계약이 끝났다.
이청용의 마음은 당연히 울산에 있다.
이청용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이번 시즌 우승 하나만 바라보고 열심히 달려왔다"면서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 울산에서의 생활이 굉장히 행복하고, 울산에서 축구하는 것이 너무 즐겁기에 큰 이변이 없으면 내년에도 울산 유니폼을 입지 않을까 기대한다. 구단과 잘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산과 재계약한다면 디펜딩 챔피언의 일원으로 새 시즌을 치른다.
이청용은 "사실 내 재계약은 중요하지 않다. 울산은 누가 뛰어도, 어떤 상대와 맞붙어도 자신감이 있다. 누가 경기장에 나서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다음 시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우승 트로피에 가까운 위치에서 경쟁할 것이다. 17년 만에 우승했는데 이 한 번을 극복하기까지 정말 어려웠다. 잘 극복했기에 징크스, 트라우마 없이 더 좋은 모습으로 시즌을 보내지 않을까 벌써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