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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 지속…우리 자본시장에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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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엔화, 21일에도 150엔 돌파…위안화도 흔들
日 유동성 회수 리스크, 우리나라에도 영향
엔화, 위안화 약세 흐름으로 원화 약세도 영향 받을 수 있어
아시아 외환시장 전체로 번질 가능성도
심리적으로 우리나라 투자 시장 압박할 것

연합뉴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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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이 20일 장중 150엔을 돌파하는 등 초약세 현상이 지속되자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엔화 약세가 지속돼 160엔에 미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가운데, 우리 금융시장에도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달러 환율이 150엔대로 올라선 건 일본의 버블 붕괴로 엔화 가치가 160엔 수준으로 추락했던 199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150엔은 심리적 저항선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최근 24년만에 일본 정부가 시장 개입을 단행하며 환율 방어에 나섰음에도 엔화 가치는 일본 버블 경제 붕괴 당시 수준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엔·달러 환율은 연초와 비교해 약 30%나 급등했다. 21일에도 엔화 약세는 지속되며 150엔을 훌쩍 넘겼다.

앞서 일본 정부도 일단 개입에 나선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10~20년물 국채 1천억 엔, 5~10년물 국채 1천억 엔의 매입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말 '1달러=145엔'이 뚫리자 24년 만에 '엔화 매입·달러 매도'를 통한 시장 개입으로 방어전을 펼쳤지만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유례없는 강달러 현상으로 각국이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그간 일본의 행보는 정반대였다. 오랜 침체로 심각한 수준에 이른 국가 부채가 초저금리와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도록 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최근 엔·달러 환율 급등에 "급격하고 일방적이라 경제에 마이너스"라고 진단했지만, 이와 함께 "안정적인 엔저 움직임은 경제 전체에 플러스"라고 말했다. 엔저를 통한 경기부양을 당분간 이어갈 수 밖에 없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초에는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시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엔화 절하 현상 역시 일본 정책의 결과물이라기 보다는 미국의 긴축정책의 결과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150엔을 넘어선 추가 엔화 절하 압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위안화도 중국 경기 침체 우려로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역내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7.2279위안에 거래를 마치며 2008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호주의 커먼웰스 은행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가 달러당 7.30 위안으로 밀리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유동성 회수를 염려한다. 일본 정부나 연기금이 해외 자산을 매각하고 유동성 확보에 나설 경우, 미국의 강도높은 긴축 정책에 더해져 글로벌 유동성이 경색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로화나 파운드화 약세도 우려되는 현상이지만 엔화 초약세는 더욱 달갑지 않다"며 "엔화 약세 리스크를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의 유동성 회수 리스크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엔화나 중국 위안화의 약세가 원화 약세로 옮아올 수도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단기간에 두 통화의 약세 흐름을 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상당기간 원화 약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21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0원을 다시 돌파하는 등 상승 움직임을 보였고 전일 대비 6.5원 오른 1439.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외환시장 전체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스티븐 이네스 SPI에셋매니지먼트 파트너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약세는 늘 우려스러운 전조"라고 지적했다.

정용택 수석연구위원 역시 "엔화가 움직이면 원·달러 환율도 추가 절상 압력을 더 받을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를 악화시킬 수 있다. 환율 레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금융위기 등 과거를 상기시킬 수 있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을 압박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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