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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이어 금융까지…'응능부담' 보유세 카드도 꺼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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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집값은 이미 올랐다. 급등한 부동산 가격은 이제 세금의 기준이 된다. 1·29 공급대책만으로는 수도권 핵심지 수급 불균형을 단기간에 해소하기 어렵다. 이재명 정부는 세제와 금융을 통한 압박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연속 기획 '집값, 이후 세금'은 증세 찬반을 다루지 않는다. 이미 형성된 가격이 어떤 제도적 경로를 거쳐 세 부담으로 전환되는지, 그 시간표 속에서 시장은 어떻게 반응하고 정부는 어떤 정책 카드를 꺼내 드는지를 짚는다.

[집값, 이후 세금⑤]靑 "아직 쓸 카드 많다…세금은 최후의 수단"
보유세 시간표 가동·공시가격 상승…세율 인상 없이도 부담 확대
비거주 다주택 대출 조이기 검토…LTV·만기 연장 제한 논의
보유세·거래세 조정 가능성 열어둬…단계적 접근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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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5.9.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사실상 '다주택자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한 달, 서울 아파트 매물은 20% 넘게 늘었다.

세금은 신호였다. 보유세 시간표는 이미 돌아가기 시작했고, 공시가격 상승은 자동 증세 구조를 통해 부담으로 전환되고 있다. 시장은 그 신호에 즉각 반응했다. 이제 정책은 다음 단계인 금융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 집값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로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기존 핵심지 매물을 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설계에 들어갔다. 단순히 세율을 올리거나 공급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보유 구조 자체를 재편하려는 접근이다.

'연장' 아닌 '종료'…다주택 구조 조정의 출발점

24일 부동산 시장과 정부 발표 등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오는 5월 9일 4년 만에 종료된다. 다주택자들의 기대와 다르게 '연장'이 아닌 '종료'로 방향을 확정하면서 정책은 '경고' 단계를 넘어 '실행'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값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즉 보유세 부담으로 이어진다. 별도의 세제 개편이 없더라도 과표 상승과 누진 구조는 자연스럽게 보유 비용을 높인다. 세율 인상을 단행하지 않아도 다주택자의 비용 구조는 달라지고 있다.

정부 전략의 배경에는 다주택 구조와 '똘똘한 한 채' 모두 정책적 선택의 결과라는 인식이 자리한다. 다주택 규제와 대출 규제는 여러 채를 분산 보유하는 전략의 비용을 높였고, 그 결과 자산은 서울 핵심 입지의 고가 주택 한 채로 집중됐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이다.

반면 다주택 구조는 제도 안에 남아 있는 보유 방식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서울·수도권 핵심지 물량으로, 정책 신호에 따라 단기간에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잠재 매물이다. 신규 착공과 입주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기존 보유 물량은 다르다.

정부가 다주택에 우선 초점을 맞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기 해법은 공급 확대지만, 단기 조정은 기존 물량에서 나와야 한다는 판단이다.

지난 '1·29 대책'에서 수도권 우수 입지 6만 호를 5년 내 착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즉시 체감 가능한 공급은 제한적이다. 결국 단기 카드로는 다주택 매물 유도가 현실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다주택자 규제 이유는 입주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물이라도 나와야 하는데 매물을 나오게 하려면 1주택자가 팔 수는 없으니까 다주택자가 가지고 있는 매물을 끄집어내겠다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 양도세 중과세로 압박도 하고 나중에 보유세 올리기도 할 텐데, 공급은 언제 될지 모르니 매물을 끄집어내서 주택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게 대통령 생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으로 옮겨붙은 압박…'버티기 비용' 높인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를 전후해 금융 규제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그간 세제와 공급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 메시지는 실행을 전제로 한 구체적 설계에 가깝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엑스를 통해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이들에게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일주일 뒤에는 기존 다주택자 대출 연장과 대환 현황 점검, 신규 다주택 구입과 동일한 규제 적용 방안 검토를 지시했다.

특히 "1년 내 50%, 2년 내 100% 해소"와 같은 구체적 수치를 언급한 대목은 시장에 강한 신호를 던졌다. 다주택 보유를 유지하는 비용이 세금뿐 아니라 금융 영역에서도 단계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수도권·규제지역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신규 다주택 구입에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0% 규제를 기존 대출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5대 은행과 상호금융권을 소집해 다주택자 대출 총량 감축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대사업자뿐 아니라 개인 다주택자의 일시상환 구조 주택담보대출에도 같은 규제가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중 5대 은행의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200조 원을 넘어선다. 금융 조건이 강화될 경우 보유 비용은 단순 세금 부담을 넘어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금이 '출구'를 건드렸다면, 금융은 '버티기'를 겨냥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1단계였다면, 금융 규제는 2단계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보유·차입 비용이 동시에 올라갈 경우 다주택자의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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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히지 않은 세제 카드…보유세 재설계 가능성

세제 역시 완전히 닫힌 카드는 아니다. 이 대통령의 '선전 포고' 일주일 전인 지난달 16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 인터뷰에서 "같은 한채라도 소득세처럼 20억, 30억, 40억원 등 구간을 더 촘촘히 해 보유세를 달리 적용하자는 제안이 있는데,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지난해 10월에는 "취득·보유·양도 세제 전반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는 원활히 하는 방향이 있을 것"이라며 '부동산 세제의 정상화'라는 표현을 쓴 바 있다. "글로벌 평균과 비교해도 세 부담이 낮다. 세제를 건드릴 수 없다는 건 틀린 말"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구윤철 당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현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꼭 다주택뿐만 아니고 (한 채의) 고가 주택 같은 경우도 봐야 한다"며 "예를 들어 50억 원짜리 집 한 채 들고 있는 데는 (보유세가) 얼마 안 되는데, 5억 원짜리 집 세 채를 갖고 있으면 (보유세를) 더 많이 낸다면, 무엇이 형평성에 맞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흐름 유도, 응능부담(能力負擔·납세자의 부담능력에 맞는 과세) 원칙, 국민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보유세·거래세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용역과 태스크포스(TF)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전면적 세율 인상보다는 단계적·선별적 접근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전년보다 13.5% 오르면서 이미 세 부담이 상당 부분 상승한 점도 고려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거주 여부에 따른 과세 차등, 초고가 주택 과표 구간 세분화, 비거주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임대사업자·다주택자 세제 혜택 축소 등은 정부가 언제든 꺼내들 수 있는 카드들이다. 다주택뿐 아니라 '똘똘한 한 채'도 실거주가 아니라면 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직접 세율을 인상하지 않더라도 동원 가능한 정책수단은 적지 않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공정시장가액비율, 세부담 상한 조정 등 이들 변수만으로도 보유 부담은 달라진다. 정부가 세제 개편을 '최후의 수단'처럼 다루는 배경에는 이 같은 정책 여력이 깔려 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3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에 있어 쓸 수 있는 카드가 어떤 것들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 대통령이 제대로 된 정책 카드를) 쓴 게 하나도 없고, 쓸 것이 아직 많다"며 "(이 대통령이)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준비는 해야 한다. 다만 준비는 하되, 당장은 안 쓴다"는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같은날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도 "세금으로 대처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다. 그 단계까지 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 이후 시장에 도착하는 것은 충격이 아니라, 비용과 선택의 연쇄다. 공시가격 상승은 자동으로 세 부담으로 이어지고, 양도세 유예 종료는 출구 조건을 바꿨으며, 금융 규제는 보유 비용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단절이 아니라 수순이다. 공급은 장기전이고, 정부는 그 사이의 공백을 기존 보유 구조 조정으로 메우려 한다. 판을 뒤집기보다 구조를 흔드는 방식이다. 세금과 금융을 결합해 보유의 기대수익률을 낮추는 국면, 이제 남은 변수는 강도와 속도다. 시장이 어느 지점에서 방향을 틀지, 그 판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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