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왼쪽 두 번째)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북한 문제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18일 "전술핵(재배치)에 대한 이야기가 푸틴에게서 시작됐든 김정은에게서 시작됐든 무책임하고 위험하다"며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여권에서 나오고 있는 관련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미국의 핵정책이 기본적으로 비확산에 있으며 재배치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과거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에 대한 생각을 묻자 "확장억제는 미국이 가진 핵 전력을 포함한 모든 부문을 동원해 보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그 누구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핵확산방지조약(NPT)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밝힌 점을 거론하며 "전술핵이든 아니든 위협을 증가시키는 핵무기가 아니라 오히려 그런 긴장을 낮추기 위해 핵무기를 제거할 필요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선 여권을 중심으로 전술핵 재배치나 이른바 '나토식 핵공유' 등을 요구하는 여론이 나오고 있지만 골드버그 대사는 외교를 통한 비핵화란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를 전진배치하는 방법은 옳지 못하다는 얘기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 연합뉴스
다만 그는 한반도 인근 수역에 항공모함 전단이나 원자력 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 같은 미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배치를 한국이 요청했는지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바이든 정부가 한일 협력을 위한 중재에 나설 생각이 있는지 묻자 "미국도 한일 양국 간의 역사 문제가 있고 이것을 풀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해결 가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적 우려에 대해서 이해하는 동시에 협력에 대한 시급한 필요성도 이해하고 있다"면서 "안보와 같은 시급한 사안에 관해서는 3국이 함께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대만과 관련한 미중간 무력 충돌시 주한미군이 일방적으로 차출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전제하며 "주한미군과 미국의 의지는 한반도에 집중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바로 전날 김지윤 정치학 박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지윤의 지식Play'에 출연해 "(한미) 안보동맹의 초점은 한반도에 맞춰져 있다"고 밝힌 것과도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