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3년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아동·청소년이 약 4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으로 인한 진료 수요도 19%나 증가한 가운데 특히 연령대가 낮은 초등학생의 내원 증가가 두드러졌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비대면 수업'이 일반화되면서, 또래집단과의 교류가 단절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 제공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아동·청소년 우울증 및 불안장애 진료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불안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은 2만 3590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1만 6895명)에 비해 무려 39.6% 증가했다.
2020년 당시 내원 인원이 1만 7901명으로 1년 전과 큰 차이가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의 영향이 뚜렷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실 제공우울증이 의심돼 정신과 등을 찾는 학생들도 부쩍 늘었다. 작년에 이같은 이유로 병원을 방문한 아동·청소년은 3만 9868명으로 4만 명에 육박했다. 2년 전(3만 3536명)과 비교해
18.9% 급증한 수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코로나 블루'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초등학생이었다. 지난해 우울증으로 병원 문을 두드린 만 7~12세는 3857명으로
지난 2019년(2908명)보다 32.6% 증가해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성별로는 여학생들의 증가비율(37.7%↑)이 남학생(28.5%↑)보다 더 컸다.
같은 해 총 2만 5185명이 진료를 받은 고등학생은 2019년(2만 811명) 대비 21% 증가해 그 다음으로 많이 늘었다. 1만 558명이 내원한 중학생(10.5%↑)과 영유아기(268명·3.1%↑)가 뒤를 이었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실 제공공황장애 등 불안장애 환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층도 초등학생이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총 4136명의 학생이 관련 진료를 받았는데,
2019년(2820명)과 비교해 46.7%나 뛰어올랐다.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여학생(53.0%↑)이 남학생(41.7%↑)보다 조금 더 증가 폭이 넓었다.
지난해 5503명이 병원을 다녀간 중학생은 2년 전(3811명)보다 44.4% 증가해 비슷한 수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밖에 같은 기간 진료량이 36.8% 늘어난 고등학생(1만 2969명), 25.4%가 증가한 영유아기(982명) 아동 순이었다.
또래 친구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창 사회성을 길러야 할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대면수업 제한 등으로 중요한 성장기에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현영 의원은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꾸준히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단절이,
소속감이 중요한 아동청소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 우울과 불안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반복될 감염병 시대에 아동청소년들의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케어할 수 있도록 연령대별 특성에 따른 예방 및 치료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