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 콘센트가 위험하게 노출돼 있다. 박성은 기자100대 정도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아파트 지하주차장 곳곳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이 눈에 띈다.
스프링클러가 달린 천장 옆에 전기 콘센트가 그대로 노출돼 있어 화재가 발생할 경우 감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누수로 인해 임시로 호수를 설치했다. 박성은 기자
또 일부 천장에서는 누수가 발생하고 있어 임시방편으로 호스를 연결해뒀고 정전에 대비해 설치해야 하는 비상유도등도 없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1년에 4차례 점검업체로부터 받아야 하는 소방점검에서 지적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누수가 발생한 곳에는 감지기를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소방 점검 때 해당 사항은 지적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광주 남구의 모 아파트도 소방점검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건 마찬가지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소방점검업체와 계약을 맺고 점검 보고서를 관할 소방서에 제출하는데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업체 측에 관련 내용을 삭제해달라고 요구해 내용을 지운 뒤에 소방서에 보고하기도 한다.
점검업체 입장에서는 관리사무소와 계속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방시설에 문제가 있더라도 사실대로 보고서를 작성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광주 남구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소방서에 지적 사항이 그대로 보고되면 다 조치를 취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점검 업체에 말하면 소방에 보고할 때 사전에 삭제할 내용을 협의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차수판 설치 시설을 자전거가 가로막고 있다. 박성은 기자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위험과 관련한 안전 관리 상황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차수판과 배수펌프가 설치돼 있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라 하더라도 시설 점검은 아파트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차수판 등을 설치했더라도 해당 자치단체의 점검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는 2020년 8월 지하주차장에 침수 피해가 발생해 구청의 지원으로 차수판을 설치했지만 차수판 시설 주변에 물건이 어지럽게 늘어져 있어 침수가 발생하면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상태다.
광주 서구청 관계자는 "구청에서 지원해서 설치한 차수판이든 자체적으로 설치한 차수판이든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구청에서 관리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여기다 일부 아파트는 침수 대비 시설에 대한 점검에 손을 놓고 있어 안전불감증이 심각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