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 1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친일국방' 발언에 대해 "국방의 ㄱ자도 모르는 무식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막말을 빌리자면 친일국방, 친미국방 둘 다 필요 없고 우리 혼자 북한을 상대할 수 있다는 말인데, 대한민국 군사력이 세계 6위라는 것은 재래식 군사력과 인구, 국방예산 등을 집계한 것일 뿐"이라며 "우리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고 있는 북한의 핵무기 등 비대칭전력은 다 빼놓고 재래식 군사력만 비교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우리나라가 국방비를 북한보다 열 배 이상 쓰면서 북한의 핵 위협에 꼼짝 못 하는 현실을 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로 우리를 공격해오면 이 대표는 무슨 수로 국민의 생명을 지킬 것이냐"고 덧붙였다.
게시물 해시태그(#)에 '국방위원장'을 달기도 한 유 전 의원은 앞서 18대 국회에서 국방위원회 간사를 맡고, 19대 국회에선 전반기 국방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새 지도체제 출범을 준비 중인 국민의힘에서 당권 주자 물망에 오르는 유 전 의원이 본래 전문 분야인 경제 뿐 아니라 국방·안보 분야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점을 드러내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연쇄도발로 안보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관련 언급도 많이 늘었다.
유상범 의원. 연합뉴스유 전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공개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던 '비친윤' 주자이다보니 견제도 만만찮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을 공격했더니 유승민이 반격한다"는 글을 올려 유 전 의원을 겨냥했다.
최근 한미일 연합 훈련을 둘러싼 이 대표의 공세에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유 전 의원이 정 위원장에게 사과와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한 반응이다.
유 의원은 "느닷없이 나타나 야당도 아닌 여당 비대위원장에게 '천박하다'면서 '당장 사퇴'하라고 폭탄을 쏟아낸 우리 당 중진이 있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후 남은 대선 기간 내내 뒷짐만 지고 아무런 기여도 않다가, 정권이 교체된 다음 시작된 야당의 매서운 공격에는 조용히 잠수하고 있다가 당 대표 선거 즈음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며 "정 비대위원장 발언의 문맥상 의미를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특정 문장만 가지고 야당 보다도 더욱 잔인하게 호도하면서 '친일' 올가미를 씌우는데 가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의 참모습은 자칭하듯 개혁보수인가, 아니면 혹자의 말처럼 연탄가스 정치인인가"라며 "등 뒤에 꽂힌 칼은 눈앞에 있는 적의 공격보다 훨씬 더 아프고 내부를 분열시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