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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 황새 '봉순이' 떠난 빈 자리, '금이·관이'가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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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김해 봉하마을 들판 방사장서 입식 행사
일본 황새 봉순이 떠난 자리 금이관이 적응 상태
봉하마을 들판 예전과 같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 아닌 것으로 보여
김해시, 친환경 농법과 화포천 습지 잘 보존하겠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황새 금이(암컷)와 관이. 이형탁 기자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황새 금이(암컷)와 관이. 이형탁 기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 봉하마을 들판에 천연기념물 황새 한쌍이 들어왔다. 수년 전 일본 토요오카 시에서 방사한 황새 봉순이도 다녀갔던 곳이라 지역민들은 주위 화포천 습지와 함께 생태관광지로 발돋움하길 기대하고 있다.

12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 들판 방사장에 천연기념물119호 황새 한 쌍이 들어왔다는 입식 행사가 열렸다. 황새가 이처럼 오래 모습을 비추는 건 지난 2014년 3월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 시에서 방사한 황새 봉순이(암컷)가 800킬로미터의 대한해협을 날아 봉하마을에 처음 발견된 지 8년 만이다.

황새는 지난달 30일 충남 예산황새공원에서 무사히 봉하마을 방사장으로 도착해 적응을 완료한 상태로 김해의 금관가야를 따 황새 수컷은 이름이 관이, 암컷은 금이다. 키는 둘 다 1m 정도에 몸무게는 4~5kg에 달한다. 이들은 2011년에 태어나 사람 나이로 치면 20~30대 청년 세대에 속한다.

앞으로 황새 평균 수명으로 보면 20~30년 정도 더 산다고 한다. 이들은 이곳으로 오기 전 벌써 두 차례 번식에 성공해 모두 8마리의 새끼를 낳아 금슬도 좋다. 이들은 내년 3~4월쯤 짝짓기를 해 5월쯤 알 2~5개를 더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컷 관이(왼쪽)와 암컷 금이(오른쪽). 연합뉴스 수컷 관이(왼쪽)와 암컷 금이(오른쪽). 연합뉴스 
다만 봉하마을 들판은 봉순이가 처음 발견된 때와 달리 서식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봉하마을은 200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 귀향 후 친환경 농법과 화포천 습지 살리기 운동으로 황새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모했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논을 파헤치고 제초제를 뿌리는 등 생태환경이 악화돼 더 이상 봉순이는 봉하마을과 화포천을 찾지 않고 있다.

김해시는 이번 금이와 관이 황새를 들여온 계기로 친환경 농법과 화포천 습지를 잘 보존해 생태관광지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황새 개체수 증식을 위한 친환경 농법과 생태계 보전에 노력해 황새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해을)은 이날 고 노 전 대통령과 친환경 농사를 지은 다년간의 경험으로 봉하마을로 내려와 다시는 봉순이처럼 떠나가지 않게 이번 금이와 관이가 새끼를 낳고 잘 사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정호 의원은 "우리는 봉순이라 이름지어주고 살뜰히 지켜보았는데 지금 봉하들판이 많이 변하긴 했다"며 "예전처럼 봉하들판의 친환경생태논농사가 다시 살아나고 봉화산, 화포천습지 일대가 황새고향이자 서식지로 생태관광지로 거듭 발돋움하길 바란다"고 했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이날 축사에서 "화포천 습지는 과거 폐수와 쓰레기가 넘쳐나는 죽음의 습지에서 시민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되살아나 2017년에는 환경부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며 "금이와 관이가 새집에서 무사히 산란과 부화에 성공해 내년 가을에는 새끼 황새와 함께 김해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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