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칸에서 포착된 강아지에서 명예 택배기사 된 경태. 온라인커뮤니티 캡처반려견과 함께 택배 일을 해 유명세를 얻었던 택배기사 김모(34)씨가 강아지 수술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받고 잠적한 뒤 6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같이 잠적한 김씨의 여자친구가 기부금을 빼돌리기를 주도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6일 서울 강동경찰서는 기부금품법 위반·사기 혐의를 받는 김씨와 그의 여자친구 A씨를 지난 4일 오후 8시쯤 대구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대구에 거처를 마련하고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등의 수법으로 추적을 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근 김씨와 연락이 닿았으며 김씨가 검거에 협조한 끝에 이들의 주거지를 특정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도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진환 기자 경찰은 A씨가 후원금 모집 등의 계획을 세웠다는 점을 감안해 A씨를 주범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검거 당시 거주지에서 반려견 경태와 태희도 함께 발견했는데 건강 상태가 양호했으며 이들은 현재 A씨의 친척이 맡고 있다.
A씨는 2020년 12월 몰티즈 견종인 경태를 조수석에 태우고 다니는 모습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이에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 경태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후 김씨는 경태와 또 다른 반려견 '태희'가 심장병을 앓고 있어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SNS로 후원금을 모금하고 돈을 빌린 뒤 잠적했다. 경찰은 김씨와 A씨가 빼돌린 금액이 6억 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