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새벽대로의 8km 역주행…"항우울제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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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반, 위험천만 8km 역주행…30대 여성 경찰에 붙잡혀
향정신성의약품은 '마약류'로 분류…'마약 만큼 무서운 부작용' 탓에 각별한 주의 必
하지만 술과 함께 먹는 등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빈번한 것이 현실…교육 및 관리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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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새벽 4시 반쯤. 서울 성북구 내부순환로를 달리던 30대 여성 A씨는 돌연 운전대를 돌려 위험천만한 역주행을 시작했다. A씨는 약 8km에 달하는 거리를 거침없이 달리던 중, 동부간선도로상 성동JC 인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당시 우울증 약을 복용해 혼미한 상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당시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A씨를 대상으로 벌인 음주 측정에서도, 마약 간이 검사에서도 모두 음성이 나왔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당시 A씨는 병원에서 처방 받은 항우울제를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항우울제의 부작용이 마치 마약의 효과만큼 위험했던 것. A씨의 아슬아슬한 역주행으로 인해 1명 이상이 다쳤다. 경찰 관계자는 "역주행하던 A씨의 차량이 택시와 부딪혀 택시기사가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며 "이외에도 A씨의 차량을 피하느라 부상을 입었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있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항우울제·항불안제 등의 정신질환 치료제들은 모두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한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사람의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오·남용할 경우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주기 때문에,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마약·대마와 함께 '마약류'로 분류돼 특별 관리된다.
 
그만큼 복용 시 용법과 용량을 준수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지만, 여전히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마약 논란'에 휩싸였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배우 이상보씨도 그러한 사례다. 이씨는 평소 앓고 있던 우울증으로 인해 벤조다이아제핀과 삼환계 항우울제 등을 복용중이었다. 이씨는 해당 약물과 맥주 한 캔 반을 함께 먹은 탓에 몽롱한 상태에 빠져 거리를 휘청이듯 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맥주가 화근이었다"고 밝혔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전문가들은 향정신성의약품의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범진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술과 함께 먹을 경우, 약을 한 알 먹었는데 세 알 먹은 것처럼 과다 복용의 효과가 나타나는 이른바 '상승효과'가 일어나기도 한다"며 "그럴 경우 과다 흥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 "향정신성의약품을 먹고 마약 간이검사를 할 경우 약 특성에 따라 양성이 나오는 경우도,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최은경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장도 "심한 경우엔 환각 상태에 빠지거나 눈앞에 이상한 것이 보이는 등 섬망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몽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그런 상태에서 길을 배회하거나 운전을 하게 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선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꾸준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 센터장은 "1대1 방문약료 등을 통해 환자에게 직접 복약 지도를 하고, 향정신성의약품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며 "환자들 또한 어떻게 약을 복용해야 본인에게 문제가 안 생기는 지를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 또한 "의사들의 올바른 처방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환자들에 대한 '향정신성의약품 오·남용' 예방 교육도 필요하다"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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