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오르는 환율, 1430원선도 뚫어…글로벌 '킹달러'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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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하루 만에 22원 점프…1430선 돌파
파운드화 가치 폭락…글로벌 달러 가치 더 상승
연준 긴축 더해 주요국 경기 변수 속출
당국 정책 대응으로 킹달러 견제 역부족
"고환율 한동안 이어질 것" 전망

26일 코스피가 3% 넘게 폭락하며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92.3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7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2년 3개월여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0원 넘게 급등하며 13년 반 만에 1430원대까지 오른 채 마감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26일 코스피가 3% 넘게 폭락하며 2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692.3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700선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2년 3개월여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20원 넘게 급등하며 13년 반 만에 1430원대까지 오른 채 마감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강(强)달러 현상이 한층 심화되면서 당국의 견제구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단숨에 1430원선까지 돌파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주요국 경기 둔화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 같은 고환율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2.0원 '점프'한 1431.3원에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첫 1430원선 돌파다. 장중 한 때는 1434.8원까지 올라 종전 연고점을 또 한 차례 경신했다.
 
이날 특히 상승폭이 두드러진 원인으론 '영국 파운드화 가치 폭락에 따른 달러 가치 상승세 심화'가 꼽힌다. 영국 파운드화의 미 달러 대비 환율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하며 1달러에 근접했다. 지난 23일 영국 정부는 2027년까지 450억 파운드(약 70조원) 규모의 감세 내용을 골자 삼은 예산안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가 감세 재원을 어디서 가져올 것인가, 결국 채권을 찍어내지 않겠느냐 등의 의구심이 번졌고, 영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기다보니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했다"고 봤다.

실제로 파운드를 비롯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13선마저 넘어섰다. 약 20년 만에 최고치로, 한 때는 114선 위로 치솟기도 했다. 그야말로 '글로벌 킹달러 현상'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셈이다.

류영주 기자류영주 기자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긴축 기조가 집중 부각된 이달 들어서만 93.7원 폭등했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더 끌어올려 무역수지에 타격을 가하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엔 부담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같은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추가적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내년까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주요국 경기둔화 변수도 속출하는 만큼, 이에 뿌리를 둔 강달러 현상을 정부 정책으로 견제하긴 사실상 어렵다는 진단이 적지 않다. 실제로 우리 당국은 최근 한국은행과 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 조선사 선물환 매도 지원 등 구체적인 시장 안정 방안도 모색했지만 '약발'은 미미한 수준이다.
 
당국은 과거 위기 때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 대외 신용지표 수준이 건전하고 우리 원화만 약세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과도한 불안은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총재는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대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얘기하듯 정보 교환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도 "이론적으로는 지금 통화 스와프가 필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0.25%포인트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던 한은도 한미 기준금리 격차를 최소화 해 원화 가치 추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차원에서 0.5%포인트 빅스텝 조치는 검토하는 기류다.
 
금융권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까지도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10월 중순 한은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지만, 연준의 긴축 속도에 쫓아갈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아 보인다"며 "당국의 미세조정, 그리고 이에 대한 경계심이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출 수는 있겠지만 올해 남은 2~3개월 안에 흐름 자체를 바꾸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환율 점프'와 맞물려 위험자산 투자심리는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69.06포인트(3.02%) 하락한 2220.94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2020년 7월 27일(2,217.86)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는 5.07%나 급락해 692.37에 거래를 마쳤다. 해당 지수가 700선을 하회한 것도 2020년 6월15일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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