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후 20-20 달성 기념 선물로 사탕 목걸이를 받은 오지환. 잠실=김조휘 기자LG 유격수 오지환(31)이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에 가입했다.
오지환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홈 경기에 5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6회초 2루 도루에 성공하면서 20-20을 달성했다.
이로써 오지환은 2009년 데뷔 후 처음으로 20-2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KBO 리그 역대 56번째이자 역대 유격수로는 이종범(1996~1997년), 강정호(2012년), 김하성(2016, 2020년)에 이어 6번째다. LG 소속 선수로는 송구홍(1992년), 김재현(1994년), 이병규(1999년) 이후 4번째 기록이다.
오지환은 이날 20-20 달성과 함께 3타수 1안타 2볼넷 1도루 1득점으로 팀의 5 대 0 승리에 기여했다. LG 류지현 감독은 "오지환의 20-20 달성을 축하한다"면서 "이제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고의 유격수"라고 극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앞서 LG 관계자는 사탕을 20개씩 연결해 만든 목걸이 2개를 오지환의 목에 걸어줬다. 오지환의 20-20 달성에 대한 축하의 의미다.
20-20 클럽에 가입한 오지환은 "욕심을 내진 않았다. 작전에 의해 도루를 해서 살게 됐는데 내가 생각한 그림과는 달랐다"면서 "멋지게 슬라이딩을 하려고 했는데 조금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내 이름이 기억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면서 "아버지가 되다 보니 자식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지환은 팀 선배인 김현수(34)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나는 잘 치는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선배들의 조언을 통해 나한테 맞는 걸 찾았다"면서 "특히 (김)현수 형에게 고맙다. 나도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현수 형이 내가 20-20을 달성한 것에 대해 '내 지분이 50%는 된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현수와 돈독함이 느껴지는 한 마디다.
오지환이 김현수에게 고마운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현수에게 주장 완장을 건네받은 그는 "처음 주장을 맡게 됐을 때는 겁이 났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서 변화가 두려웠던 거 같다"면서 "그런데 현수 형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줬다. 덕분에 주장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오지환은 20-20 달성으로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까지 바라보게 됐다. 하지만 그는 "20-20을 달성했지만 현시점 성적은 내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라며 "이전에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이 워낙 뛰어난 성적을 냈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겸손함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