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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고 택시 요금인상?…서울시 해법 찾기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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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택시 기본요금 3800원→4800원 추진…심야할증 ↑
"요금인상만으론 해결 안돼…기사 처우개선도 병행해야"
개인택시 일시적 부제해제, 영업시간 늘었지만 야간엔?
"심야 택시 해결 규제 풀고 요금 인상…시민 부담 커져"

서울 시내 한 택시 차고지 모습.서울 시내 한 택시 차고지 모습.
서울시가 이르면 내년 2월 택시 기본요금을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올리기로 하면서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과 택시업계 양쪽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는 지난 1일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요금 조정계획에 대한 의견청취안'을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에 제출했다. 시의회에서는 각종 물가상승과 공공요금까지 인상되면서 당장 시민들의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밤 12시에서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적용되던 심야요금제도 2시간 앞당겨져 오후 10시부터 적용된다.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할증률이 기존 20%에서 20~40%로 탄력 운영할 예정이어서 심야택시 승차난의 근본적인 해결보다 요금만 올려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승차난은 코로나19 여파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줄면서 승객 감소로 이어져 법인택시 기사들이 배달·택배 업종 등으로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법인택시 기사 수는 2019년 1월 3만1130명에서 올해 5월 2만710명으로 1만 명 넘게 줄었고, 택시 가동률은 2019년 1분기 50.4%에서 올해 1분기 31.5%로 떨어졌다.

시의회 교통위원회 박중화 위원장(국민의힘·성동1)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택시업계를 포함해 교통업계 어디나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시내버스·마을버스도 인력난으로 운행하지 않는 차량이 상당하다"며 "요금 인상을 하면 떠났던 인력이 확실히 돌아올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요금만 인상한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택시요금 인상 여파로 각종 대중교통수단이 잇달아 인상을 요구하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해 시민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택시업계는 "원가를 맞추려면 할증 50%, 기본요금은 6천원 이상 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일부는 택시요금을 자율요금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서울시가 지난 5일 서울시교통문화교육원에서 주최한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요금정책 개선'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택시대란이 사실상 인력난인 만큼 택시기사 처우가 개선돼야 택시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공청회에서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택시가 부족한 게 아니라 운전할 사람이 없다. 택시 인력대란"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택시 수입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올해 5월 기준 택시 영업수입은 9.5%, 영업건수는 20.5% 각각 감소했다.

서울시가 작년 택시운송원가를 분석한 결과 택시 한 대당 운송수지는 하루 평균 6만6879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루 1대당 운송수입은 34만2695원으로 운송원가 40만9574원에 턱없이 못 미쳤다. 2019년 대비 LPG 가격이 L당 35.7%, 누적 물가는 9.5% 상승해 운송원가 인상 압박이 커졌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법인택시업계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온 사납금제가 2019년 폐지되고 2020년부터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월급제)가 도입됐지만 영업시간과 운송수입금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면 월급에서 부족분을 제하는 유사 사납금제도가 성행하면서 법인택시 기사들의 수입이 최저임금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시는 기사 처우개선 목적으로 도입한 전액관리제가 운전기사와 법인택시 회사 양쪽을 반발을 사면서 불합리한 요소는 없는지 택시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월급제) 실태조사에 최근 착수했다.

안 위원은 "최근 입수한 택시기사 월급명세서를 보면 최저임금 185만원에 연장과 야간수당을 합치면 200만원이 넘어야 하는데 (실제 받는 돈이) 147만원 밖에 안된다. 많은 사업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추론한다"며 "이 소득으로 일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겠나"고 지적했다.

오봉훈 전국택시노조연맹 서울지역본부 사무처장은 "요금을 인상하면 사납금이 늘어나고, 수요자 감소분은 근로자가 그대로 안고 간다"며 "9~10시간 장시간 근로를 해도 기껏 버는 돈이 최저임금 200만원이다. 저임금 구조를 끊어내야 택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택시업계는 운송원가에 불만을 드러냈다.

송임봉 서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법인택시는 실질적으로 하루 46만원은 벌어야 운송원가를 맞출 수 있다"며 "운송원가를 반영하려면 기본요금이 6천~7천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가연동제나 상·하한제를 도입해 요금에 물가가 즉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갑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도 심야할증요금 조정에 대해 "미흡하다"며 "야간 노동강도를 고려하면 50~100%는 줘야 하고, 시간도 외국처럼 오전 5시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요금규제를 하려면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지원을 해줘야지 묶어놓고 이러는 것은 무책임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반면 전문가와 소비자단체는 요금 인상으로 택시 공급이 늘어난다는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교통문화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택시요금 정책 개선 공청회'에서 택시 업계 관계자들이 법인 택시요금 자율권 보장 등이 담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교통문화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택시요금 정책 개선 공청회'에서 택시 업계 관계자들이 법인 택시요금 자율권 보장 등이 담긴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권용주 국민대 교수는 "현재와 같은 공통 적용요금으로는 택시업계 서비스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정부가 통제하는 공공형 택시와 민간 택시를 구분해 민간 택시는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도록 해 돈을 더 주면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추상호 홍익대 교수는 "원가상승을 생각하면 인상은 당연하나 인상 폭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인건비를 포함해 운송원가 상승과 기사 처우개선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합한 요금수준이 결정되면 좋겠다"고 말했고, 엄명숙 서울소비자모임 대표는 "요금체계는 심야 승차난의 한가지 요인이지 전체는 아니다"며 "택시업계가 직면한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면서 소비자 욕구에 맞추는 택시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택시요금 인상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 강했다.

직장인 김지용(34·마포구)씨는 "주변에서 월급이 동결됐다는 얘기가 많다. 나도 그렇다.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의 수입은 제한되는데 택시와 같은 교통 서비스나 공공요금만 상승하면 그 부담을 국민이 다 떠 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구조적으로 불합리하고 피해를 주는 인상이다. 직장인 월급에 물가연동제가 반영되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자영업자인 박모씨는 "영업택시 기사들의 급여나 처우가 열악하다는 얘기는 들었다. 종종 택시를 이용하면서 사실 저렴하다는 생각을 해본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요금을 인상하면 그만큼 열심히 운행을 한 기사들에게 더 많이 돌아가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참에 자율주행 택시 도입을 서둘러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직장인 하모(40)씨는 "코로나19 이후 배달서비스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대규모 감염으로 공장 등의 인력이 부족해 생산이 안 되는 사태를 경험하지 않았느냐"며 "택시의 고질적인 서비스 불균형, 높은 운송비용을 감당하려면 앞으로 자율주행 택시 밖에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하씨는 "자율주행 택시는 전기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와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고 균질한 서비스, 낮은 운송비용으로 유지 효과가 크다"며 "상암에서 자율주행 택시를 이용해봤는데 괜찮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처럼 빠른 확산이 가능하도록 지원책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역 택시 승강장. 연합뉴스서울역 택시 승강장. 연합뉴스
택시요금 인상의 출발점은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늘어난 각종 모임으로 심야 택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행할 기사가 없어 부족해진 택시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서울시는 요금 인상 등 각종 당근책을 써 택시 가동률을 높이고 택시업계를 달래겠다는 입장이지만, 떠난 택시기사들이 돌아올 비책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택시 기사의 월 급여가 약 220만원인데 반해 배달·택배 기사는 330~350만원 수준이어서 약 100만원 가량의 격차를 줄겠다는 것이지만 실제 돌아올 것인 지는 서울시나 업계나 장담하지 못하는 눈치다.  

결과적으로 타 업종 전환으로 부족해진 법인택시 기사들을 돌아오게 하겠다며 각종 규제를 풀어주고 요금만 인상되면 시민 부담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인택시도 한시적 부제 해제로 영업시간이 크게 늘었지만 실제 택시 수요가 높은 심야시간에 충분한 공급이 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서울의 개인택시 면허는 약 4만9천여대, 법인택시 면허는 약 2만2천여대로 총 7만1천여대에 달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운행한 택시는 3만5천여대(50.4%),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전인 올해 1분기는 2만2천여대(31.5%)로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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