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갈수록 빈번해지는 '괴물 태풍'에 커지는 재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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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의 위력으로 거세진 파도가 지난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양포항 바닷가를 덮치고 있다. 연합뉴스태풍 '힌남노'의 위력으로 거세진 파도가 지난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양포항 바닷가를 덮치고 있다. 연합뉴스
11호 태풍 힌남노가 경북 포항을 비롯한 남부 지방을 사나운 발톱으로 할퀴고 지나갔다. 포항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 갑자기 물이 들어차 차량을 빼내러 갔던 주민 9명이 물에 갇히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천만다행으로 2명은 생존 상태에서 구조됐지만 나머지 주민들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고 한다.
 
포항 뿐 아니라 부산 해운대의 마린시티도 도로와 건물 일부가 큰 피해를 봤다. 그나마 마린시티 주변은 몇 년 간 재해에 대비한 여러 조치가 있어 피해가 이 정도에 그쳤다고 하지만 이번 힌남노의 위력을 볼 때 장차 태풍의 괴력을 가늠하기 어렵다.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 피해는 인근 하천 범람에서 비롯됐다. 범람한 물이 꽤 넓은 지하 공간으로 쏜살같이 밀려 들었고 차량을 꺼내오려 한 주민들은 급물살에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두 명은 물이 찬 지하 공간의 '에어포켓'에서 기적의 생존을 만들어 냈다.


포항 지역의 피해가 큰 것은 한반도 대기상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충돌하면서 정체 공간이 그 지역에 생성됐고 '양동이로 퍼붓는다' 할 정도의 물 폭탄이 순식간에 내렸기 때문이다. 8월 초 서울 관악과 동작, 강남 지역에 내렸던 폭우와 유사하다. 당시에도 지하 공간에 물이 들어차 사망자가 발생했고 지상에서도 큰 피해를 낳았다.
 
최근의 태풍은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걱정이다. 이는 기후변화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태풍에 대한 여러 연구는 이런 기후변화가 태풍을 더 강하게 만들었고 앞으로도 더 세게 발달 시킬 것이라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한반도에 오는 태풍만 봐도 여름보다 가을에 오는 태풍이 훨씬 많아지고 있다. 1954년~2003년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끼친 태풍 중 9~10월 비중이 20% 수준이었는데 2002~2019년 사이에는 31.6%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변 도로가 파손된 모습. 지난 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부산 수영구 광안리 해변 도로가 파손된 모습. 
가을 태풍의 최대 풍간 속도도 계속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힌남노의 강풍이 태풍 매미에는 못 미쳤지만 그보다 더 센 강풍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온실가스 배출이 늘수록 태풍 위력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는 재해 강도가 커지는 것을 상수로 봐야 할 것 같다. 경우에 따라서는 오는 태풍마다 '괴물 태풍'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기후 위기가 키운 이런 재난을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류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 의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 사회 간 연대 노력이 더욱 긴요하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자국 경제 우선 주의'에 빠져 '강 건너 불 구경' 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5일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에 강수 유입을 막기위해 부산교통공사가 역사로 진입하는 계단에 차수판을 설치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제공지난 5일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에 강수 유입을 막기위해 부산교통공사가 역사로 진입하는 계단에 차수판을 설치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 제공
국내적으로 도심의 지하 주차장에 방수와 방재를 특별히 강화해야 할 것 같다. 큰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차수판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도 서울 지역에서는 차수판을 설치하도록 돼있지만 벌칙 규정이 없어 권고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용이 들어가겠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 단단히 대비하는 것이 오히려 재난이 봉착했을 때 생명을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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