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일본인의 호감도가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보고서를 한국 민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비영리 싱크탱크인 겐론NPO(言論 NPO)가 1일 공동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1028명·일본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상대국 정치 지도자에 대한 인상을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일본인의 호감도는 20.1%였다.
지난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호감도 2.0%보다 약 10배 높다. 나쁜 인상이란 의견은 문 전 대통령의 47.6%에 비해 10분의1 수준인 4.6%에 불과했다. 역대 한국 대통령 가운데는 처음으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지른 결과다.
스마트이미지 제공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요구도 늘어났다. '개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일본인의 의견은 지난해 46.7%에서 올해 53.4%로 상승했다. 한일 관계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지난해 46.6%에서 56.5%로 늘어났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이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선 양국 국민 모두 '역사문제 해결', '독도문제 해결', '역사인식 및 교육문제 해결'을 꼽았다. 다만 역사 문제의 경우 한국인은 '역사 인식의 문제'로 보는 반면, 일본인은 '국가간 신뢰의 문제'이며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면서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국 정부가 일본에 대한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지난해 3.6%에서 올해 12.2%로 약 4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양국 정상들의 관계 개선 가능성이 긍정적이라는 일본인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경색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지난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분향소를 직접 찾기도 했다.
당시 국내에선 아베 전 총리가 재임기간 일본 우익의 상징으로 역사교과서 왜곡, 종군 위안부 강제 동원 부정, 수출 규제를 감행하는 등 한일 관계를 악화시킨 대표적인 인물이라며 윤 대통령의 조문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통령실 측은 "인간적인 예우 차원에서 분향소 조문을 결정,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조문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8월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에 대해서도 "매년 8·15마다 야스쿠니신사에 어떤 식으로든 예를 표하는 게 멈출 수 없는 관습이 됐다"고 설명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일 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은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당시 강제동원 피해 배상 관련 해법을 묻는 일본 기자에게 "판결을 집행해가는 과정에서 일본이 우려하는 주권 문제의 충돌 없이 채권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을 지금 깊이 강구하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법적으로 배상은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를 뜻하고 보상은 '적법행위'로 발생한 손실을 갚는다는 의미로 그 차이가 분명하다.
이에 일부 누리꾼은 윤 대통령이 '보상'이라고 거듭 표현한 점을 지적하며 지난 2019년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다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안되지만, 한국인 개인이 일본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한 발언을 인용해 비판하기도 했다.
다음날 더불어민주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 발언 등 한국 정부가 일본에 지나치게 저자세 외교를 하고,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일본 누리꾼들은 윤 대통령의 일본 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관계 개선은 기대하지만 국내 문제로 다시 반일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을까"라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