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녹지원 반송. 문화재청 제공 청와대 녹지원 내 반송 등 6그루가 천연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24일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우수한 노거수(老巨樹·오래되고 큰 나무) 6그루를 '청와대 노거수군'이라는 명칭으로 이달 30일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밝혔다.
지정 예고된 대상은 △녹지원 반송 1주 △녹지원 인근 회화나무 3주 △상춘재 앞 말채나무 1주 △여민관 앞 버들마당 용버들 1주 등 6주다.
반송은 청와대를 대표하는 노거수다. 경복궁 융문당‧융무당 주변에서 자라온 나무로, 수관폭(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이 크고 수형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청와대 노거수군 전경. 문화재청 제공 청와대 녹지원 인근 숲의 경계를 따라 배치된 회화나무 세 그루는 숲에 있는 나무들 중 키가 가장 크다. 경복궁 후원의 본래 식생을 추정할 수 있는 주요 수종이며, 창덕궁에 있는 회화나무 군과 비교해도 규모 면에서 손색 없고 생육상태도 양호하다.
말채나무는 지금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적 없는 희소한 나무다. 고대부터 승천하는 용을 상징하는 용버들은 황실에서 애호하던 수종으로, 북악산에서 시작한 물길 인근에 사는 생물학적 희소성을 지닌 지표수종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5월 10일 청와대가 국민에게 개방된 후 노거수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경국대전(권6 공전 재식편·1485), 도성내외송목금벌사목(1469), 도성지도(18세기 말), 경성시가도(1933) 등 여러 문헌에서 300년간 보호되어 온 경복궁 후원에서 청와대로 이어져 온 숲의 역사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경복궁 융문당 전경. 유리원판도록집. 빨간색 융문당 주변에 반송으로 추정되는 수목이 확인됨. 국립중앙박물관 제공문화재청은 "노거수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면 청와대 권역은 역사성이 함축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녹지원 일원이 향후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문화예술복합 공간으로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형보존의 원칙 아래 살아 숨쉬는 청와대를 조성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고 상호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체부는 녹지원 등 야외공간을 조각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