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이 오산천을 찾아 환경정화활동을 하고 있다. 산자연중학교 제공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고 있는 강원도교육청이 강원CBS,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함께 8월 9일부터 12일까지 2022 생태환경체험교육 프로젝트 연수를 진행했다. 강원도 환경 담당 교사 등 20여명이 참가해 타 지역 환경교육을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전문성 강화와 내실있는 강원생태학교 운영을 위해 서로의 의견을 나눈 자리다.
연수는 생태 환경 프로그램이 활발한 부산과 경남 지역 학교와 환경 센터 등의 교육 사례를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생태교육의 틀을 만들기까지 과정을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생태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대안도 모색했다.
"수달이 돌아왔어요" 주민과 환경 되살린 산자연중학교
영천시 화북면에 위치한 대안학교 산자연중학교는 올 초 탄소중립 중점학교로 지정된 환경 분야의 선진 학교다.
2014년 개교 후 2016년 유네스코네트워크 지정학교 선정, 제23회 늘푸름환경대상 '대상' 수상, 2017년 녹색교육 실천학교, 제12회 가톨릭 환경상 우수상 수상, 2018년 경상북도 교육청 녹색환경교육 선도학교 선정, 2019년 제5회 내고향 물지킴이 육성프로그램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2021 거점 비즈쿨학교, 2022 교육부 탄소중립 중점학교 지원 사업 선정 등 전체 교육의 중심이 '환경과 생태'다.
이 같은 성과는 개교한 이래 녹색생태 교육과정 등 학생들의 생태 감수성을 높이고 4차 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진로창업 교육과정 등의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된데 따른 결실이다.
녹색생태 교육과정의 주요 교육 프로그램 중 학생들이 몽골 사막화 현장을 직접 찾아 사막화 방지와 생명·사랑·나눔의 숲을 조성하는 '해외이동수업'도 자랑이다.
재학생들은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해 아르갈란트 솜 지역 등을 찾아 비술나무등 숲 조성을 위한 나무 2천여 그루를 심었다. 코로나19로 2년동안 진행하지 못한 해외이동수업은 다음달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전교생 44명이 참여한 가운데 재개된다.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이 학교 주변 야생화를 관찰하고 쓴 일지. 진유정 기자기후 위기와 종의 다양성을 공부하는 '산지여정', 학생들이 탄소중립 교실을 목표로 지난 2016년부터 학급에서 직접 가꾸는 '학급 생태 정원' 등도 호응을 얻고 있다.
산자연학교와 생태 환경 교육은 '마을 주민과 함께' 한다.
학생들은 주민과 함께하는 친환경봉사활동을 통해 작은 지구인 마을과 하천 가꾸기에 앞장서고 있다. 2020년도에는 마을 하천인 오산천에 사라진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이 돌아오기도 했다. 오산천은 생활쓰레기 등으로 수질이 급속하게 악화한 상태였다. 산자연중학교 학생들은 2014년부터 매주 목요일 8교시 친환경봉사활동 시간을 이용해 오산천 정화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8일 2022 생태환경체험교육 프로젝트 연수에 참석한 환경 담당 교사 등이 경북 산자연중학교에서 약초효소 만들기를 하고 있다. 진유정 기자진로창업 교육과정도 환경과 생태를 핵심으로 차별화했다.
약초효소컴퍼니, 생태다육정원, 노작마켓, 코봇닷컴, DIY 목공예 공작소, 노작 마켓 등 5개의 창업 동아리 팀이 있다. 이들 동아리 학생들은 직접 제품을 만들고 또 온라인 비즈쿨 마켓을 통해 제품을 판매를 한다. 창업 동아리의 누적 판매 수익금 1600여만원은 몽골 사막화 방지 숲 조성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했다.
최근 중학교 3학년 재학생이 치른 2022학년도 고등학교 입학 전형에서 과학고 2명, 외국어고 1명, 예술고(안양예고, 포항예고) 2명 등을 배출하기도 했다.
연수에 참여한 박갑수 원주 치악고등학교 교사는 "산자연중학교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이 환경공동체가 되어 서로 돕고 의지하며 공생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고 신선한 느낌이었다. 탄소중립 실천의 일환으로 교실 쓰레기통에 쓰레기 배출량 측정 저울을 달아 놓고 아이들이 스스로 쓰레기 배출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등 교육 차원에서 실효성이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주형 산자연중학교 교감은 "마을주민들의 도움없이는 지역환경 정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쓰레기로 덮인 마을 하천에 다시 수달이 찾은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환경 교육은 모두가 지속적으로 꾸준히 해야 되는 활동이다. 누가 먼저라는 것은 없다. 스스로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함께 활동하는 것이 핵심이다"고 전했다.
지난 9일 2022 생태환경체험교육 프로젝트 연수에 참석한 환경 담당 교사 등이 부산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전문 해설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진유정 기자낙동강 하구에코센터와 부산 환경교육센터의 역할
부산 사하구에 있는 을숙도 생태공원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는 코로나19 이전 2019년 한해 동안 73만 9천여명 (을숙도 생태공원 등 포함)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 있는 곳이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방문객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분야별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많게는 20~40여 명이 참여 할 수 있는 단체와 가족 생태 체험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프로그램은 사계절에 따라 조류, 갯벌, 곤충, 식물, 생태공작, 야생동물 등으로 나뉘고 자연환경 해설사 등 20여명의 전문 강사 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민관 협력을 통한 다양한 활동도 시도하고 있다. 민관공동사업실행단을 구성해 시정협치 사업을 전개했다. 하단1동주민자치회와 센터 등이 함께 을숙도 옛다리 복원, 공유 공간 조성, 환경교육 워크숍 등을 논의해오고 있다.
시민과 청소년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통한 사회참여 기회도 제공한다. 생태계교란종 제거 활동 , 새섬매자기 식재 등을 통해 봉사시간을 부여하고 있다.
부산 환경교육센터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 뿐 아니라 전문인력 양성과 네크워크 강화 등 종합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환경교육사 국가자격 취득을 지원 하는 등 전문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환경 교육관련 업무에 경력이 있는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인력 기반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는 52명의 환경교육 전문가를 양성했고 이들은 부산 관내 중학교 자유학년제 환경 교과와 연계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환경교육 교재와 교구 프로그램 개발, AR/VR을 이용한 콘텐츠와 교구 및 교재, 활용 영상 등을 학교, 단체, 가정 등에 무료로 대여 하고 있다.
주미란 강원 육민관중학교 교사는 "낙동강 에코센터나 부산 환경교육센터의 사례를 통해 관련 기관들이 함께 움직인다면 엄청난 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기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모색하는 세미나 혹은 워크숍을 통해 현안을 논의하고 각 기관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활동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