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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기습적으로 세워진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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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국립대 가운데 처음으로 평화의 소녀상 학내 건립
대학 측과 협의되지 않아…추진위 "미온적 대응에 강행"
대학 측 "협의체 회의서 우려 나와…향후 대응방안 강구"

김정남 기자김정남 기자
충남대학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전국 국립대 가운데 학내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것은 처음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대학 측과 협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로 광복절 밤에 기습적으로 세워졌다. "그간 학교 측이 보인 미온적인 태도로 (건립을) 강행했다"는 것이 건립을 추진해온 학생들의 주장이다. 향후 학교 측과 풀어가야 할 과제가 남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다음날이자 광복절인 15일 밤. 충남대학교 서문 인근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의자에 앉은 맨발의 소녀 옆에는 충남대 교표가 함께했다.
 
'충남대학교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16일 오전 충남대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립 진행 과정과 입장을 밝혔다.
 
충남대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추진된 것은 5년 전인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총학생회가 주축이 돼 구성원 의견을 물었고, 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에서는 87.6%가 찬성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충남대 민주동문회의 참여와 모금 등으로 소녀상 건립을 위한 기금이 마련됐고 소녀상 계약도 마쳤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소녀상의 모양과 이름 등을 정하는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 간 이견이 있었고, 추진위에 참여한 학생들의 졸업과 코로나 여파 등이 겹치며 진전되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1월, 총학생회와는 별도로 충남대 학생 7명이 새롭게 추진위를 꾸리고 활동을 해왔다.
 
정온유 추진위원장은 "대학본부는 모든 구성원의 동의라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이 과정에서 시간은 계속 지체됐다"며 "저희가 강행을 결정한 이유는 5년 동안 이어진 대학본부의 미온적인 태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직능단체로 이뤄진 협의체가 조성돼 협의를 한 차례 진행했지만 대부분의 단체들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아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도 말하며, "조국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고 위로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서 국립대로서의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대 민주동문회도 지지 선언문을 내고 "소녀상 건립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며 "만약 불법적으로 조형물을 파손하거나 훼손할 경우 모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대 측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성원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 또한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학 측의 이후 대응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충남대 관계자는 "학내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과 관련해 협의체 2차 회의가 이날 열렸고 절차적 문제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상태"라며 "협의체 회의 진행을 지켜보며 향후 대응방안을 강구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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