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처 업무보고를 한 뒤 업무보고 내용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이어 경찰대 개혁 추진을 시사해 경찰 제도개선 향배가 주목된다.
이 장관은 2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행안부 업무계획 자료에서 경찰제도개선 방안 마련을 위해 8월 중 국무총리 소속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꾸려 '경찰대 개혁'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업무보고 전 언론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의에 "경찰대는 고위 (경찰)인력을 양성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졸업하면 어떤 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경위로 임관될 수 있다는 불공정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특정 대학을 졸업했다는 사실만으로 남들보다 훨씬 앞서서 출발하고, 뒤에서 출발하는 사람이 도저히 그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경찰대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찰대학은 역량 있는 경찰간부 육성을 목표로 1979년 제정된 경찰대학 설치법에 근거해 1981년 개교한 4년제 특수대학으로 지난해 37기까지 졸업했다.
경찰대를 졸업하면 바로 경위로 임용되며, 주로 일선 파출소장이나 경찰서 팀장으로 근무한다.
이 장관은 취임 후 줄곧 순경 출신 경찰들의 고위직 진출 어려움을 얘기하며 특정(경찰대) 출신의 고위직 독점 문제를 제기하는 등 승진체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의 대기발령 조치와 참석자들에 대한 감찰로 인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2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인근에 대기발령에 항의하는 근조 화환이 세워져 있다. 류영주 기자또 논란이 된 총경회의 역시 경찰대 출신들이 주도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해 일각에서는 경찰국 신설에 대한 집단반발을 주도한 것으로 경찰대 출신들을 직격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장관은 총경회의에 대해 "특정 출신들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회에 준한다. 경찰을 개혁한다고 하니까 본인들의 지위에 위기감을 느껴서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언론에 등장하시는 분들은 다 경찰대 출신들이더라"라며 "특정 출신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대통령 공약대로 순경 출신이 경무관 이상 직급의 20%를 차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 밑 직급인 총경, 경정, 경감부터 일반직 비율이 늘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총경 인원이 많은 점을 고려해 8월 초순경 경무관 전보 인사를 마치는 대로 총경 승진 제청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총경 승진 제청권은 행안부 장관 고유 업무다.
이 장관은 내달 2일 출범할 경찰국의 수장인 경찰국으로 부임할 치안감 인선에 대해서는 "경찰국장 후보로는 당연히 다양한 입직경로를 고려하고 있다"며 "종전처럼 어떤 한쪽(경찰대) 출신이 경찰 주요 보직을 다 차지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행안부는 매년 경무관 승진자 중 순경 등 일반 출신을 현행 3.6%에서 20%까지 확대하기 위해 복수직급제를 도입하고 승진심사기준을 오는 10월까지 개정할 계획이다.
또 경찰공무원의 보수를 공안직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8월부터 기재부 등과 관계부처 협의체를 운영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가 순경 출신 경찰의 승진 확대와 봉급인상 등 경찰의 해묵은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추진하는 정책이지만 일각에서는 경찰대와 간부후보, 순경 출신 등 출신이 다양한 경찰 내부 갈라치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행안부는 경찰제도의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8월 중 국무총리 소속의 민관합동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켜 경찰대 개혁과 사법·행정경찰 구분, 국가경찰위원회·자치경찰제 개선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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