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된 류삼영 총경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 조치된 류삼영 총경이 "경찰국 설치는 날치기"라며 강력 반발했다.
류 총경은 18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찰청 업무보고에 증인으로 출석해 "공무원이 입을 막아서 정치적 중립은 훼손하는 세력이 오히려 쿠데타 일당이라고 말씀드린다"며 "저를 징계하려는 사람이 처벌받을 만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안부 장관이 우리 경찰업무, 수사업무를 지휘할 수 있는 상사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그런데 갑자기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이런 일을 두 달 만에 감행하신 것이다. 벼르고 있었던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창원 기자앞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두고 과거 군부독재의 핵심이었던 하나회에 빗댔거나 '쿠데타'라고 지칭한 데 반발한 것이다.
류 총경은 경찰국 신설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용도 불법이고 시기적으로도 경찰청장이 안 계신 시기를 틈타 날치기로 진행되는 건 절차적인 하자가 명백하다"며 "대통령령을 만들려면 행정절차법에 보면 특별한 일이 없으면 40일 이상의 의견 수렴을 거치게 돼 있는데, 30년 만의 큰일을 하는데 4일 정도의 의견 수렴을 하고 마는 것은 경찰 구성원의 의사는 안중에도 없다는 걸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다가 대기발령된 류삼영 총경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또 전국 경찰서장 회의 개최를 이유로 받은 본인의 징계 경위도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류 총경은 "(윤희근) 경찰청장(당시 후보자)께서 경무기획인사담당관을 통해 '회의를 마치면 그 결과를 논의하자, 원하시면 식사도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고 (윤 청장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월요일날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구체적으로 왔다갔다한 말이 있었는데, 갑자기 회의 도중에 (회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즉시 해산하라는 명령을 내린 거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중인격이 아니라면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총경회의 결과를 듣고 논의해보겠다는) 경찰청장의 의사를 강력하게 제압할 수 있는 그런 영향력이 개입됐다고 볼 수 있는 게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