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박종민 기자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A단지 전용면적 72㎡는 지난 3월 전세가 4억5천만원(10층)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매매가는 올해 2월 4억2700만원(6층), 5월 4억2200만원(2층)으로 각각 거래됐다.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은 셈이다.장기간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경기침체 우려,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전세가가 매매가를 웃도는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년간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등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향후 집값이 하락하면 집주인이 세입자에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는 지금까지는 지방을 중심으로 제기됐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깡통전세 위험이 감지되고 있다.
15일 부동산R114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전국 아파트 매매·전월세 가격을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동안 매매와 전세 거래가 한 번씩이라도 있었던 경우는 총 2만9300건이었다. 이중 해당 주택의 평균 전세 가격이 평균 매매 가격을 추월한 사례는 7.7%(2243건)로 조사됐고, 특히 529건은 수도권에서 조사됐다.
서울은 주로 소형 주상복합아파트 등에서 역전세 사례가 포착됐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B단지 전용면적 163㎡는 지난 4월 17억2300만원(34층)에 손바뀜이 일어났는데 한달 뒤 전세 거래는 23억원(15층)에 체결됐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C단지 166㎡는 지난 6월 전세가 19억원(32층)에 거래됐는데 앞선 4월에는 18억5천만원(10층)에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소형단지에 대형평형인만큼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일반화하는데는 무리가 있지만 올해 상반기 거래만 보면 전세가가 매매가를 넘어서는 깡통전세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수도권 외곽 지역에서는 신축이나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가가 매매가를 역전하거나 매매가와 전세가가 근접한 단지들이 발견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D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3월 전세가 3억 7천만 원(10층)에 전세거래됐는데 한달 뒤 같은 면적이 3억 6500만 원(13층)에 거래됐다. 해당 단지는 1천 세대에 육박하는 대단지로 재건축 가능연한인 준공 30년을 앞두고 있지만 전세가가 매매가를 넘어선 상태다. 해당 단지 최근 매물을 보면 매매가와 전세가가 근접하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E단지 전용면적 84㎡도 지난 1월 3억 3천만 원(18층)에 전세거래됐는데 지난 5월 3억 2700만 원(18층)에 거래되며 전세가가 매매가를 역전했다. 해당 단지 매물을 보면 매매가와 전세가는 최저가를 기준으로 차이가 없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매매가격이 1억원 이하인 저가 주택일수록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웃돌거나 둘간 차이를 보이지 않는 깡통전세 위험 단지로 나타나고 있고 나홀로 아파트나 초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이런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수도권 외곽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값 하락이 계속되면 빌라가 아닌 아파트에서도 집주인이 세입자에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세입자들은 전월세신고와 전세금 반환보증보험 가입을 필수적으로 해야하고 깡통전세가 우려되는 지역이나 단지에서는 반전세를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