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택소노미 확정…尹정부 원전 '녹색 칠하기' 쉬워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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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유럽의회, 우여곡절 끝 '원전도 녹색' 확정
'원전강국' 尹정권 K택소노미 개정에 고무적
EU택소노미 '안전 규정', 규제로 작용할 수도

발전원별 비교에서 원자력은 온실가스 배출이 매우 적다고 평가된다. 다만 전체 생애주기로 볼 때 '저탄소'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발전원별 비교에서 원자력은 온실가스 배출이 매우 적다고 평가된다. 다만 전체 생애주기로 볼 때 '저탄소'로 규정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유럽연합에서 원자력발전을 '녹색 산업'으로 규정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원전 강국'을 내걸고 있는 윤석열정부에 고무적인 외부효과이기는 하나, 한편으로는 유럽 수준의 '안전 규제'까지 추종할 것인지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7일 유럽의회에 따르면 전날 본회의에서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분류체계(EU택소노미)에 포함하는 내용의 위임입법안이 가결됐다. EU각료이사회에서 27개국 중 20개국 이상 반대하는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법안은 발효돼 내년 1월1일 시행된다. 사실상 원전이 '녹색'으로 확정됐다.

유럽의회 공보자료유럽의회 공보자료
EU택소노미는 '지속가능 금융'의 확장, 지속가능한 '친환경 경제활동' 판별·지원 목적이다. 금융업체 등 민간 투자자들을 위한 녹색투자 지침서로 볼 수 있다. 즉 녹색산업에 재정·금융 지원을 유도는 하되, 택소노미 밖 산업에 '퇴출'까지 강제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수십년간 수십조원을 퍼붓는 원전 산업은 택소노미 포함이 절실하다. 유럽에서는 특히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안전규제가 강화되면서 원전 공기가 최대 10여년씩 늘었다. 비용 부담 탓에 건설 도중 철수하는 원전업체 사례가 있는 등 원전업자들에게 자금 조달은 중차대한 문제다.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원전 발전비중 30% 이상 등 '원전 강국'을 국정과제로 내건 윤석열정부는 '녹색분류체계에 원전 포함' 역시 국정과제로 발표한 상태다. 내년부터 원전 업계에 녹색투자 자금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정권교체 전인 지난해말 발표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는 천연가스 발전은 포함하고, 원전을 배제했다. 이 와중에 유럽 동향은 윤석열정부의 K-택소노미 개정에 희소식이다.

최근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원전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분류하는 게 국제적 추세"(한화진 장관)라며 K-택소노미 개정을 시사했다. 환경부는 개정안 초안을 이르면 이달 말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EU택소노미를 어디까지 추종할 것이냐에 있다. 유럽은 원전을 녹색분류하면서 까다로운 안전 규제를 단서로 달았다. 사용후 핵연료 처리 방안 확보, 사고저항성 핵연료 사용 등 현 단계에서 구현하기 쉽지 않은 조건이 요구됐다.

EU는 2045년 이후 신규건설 중단, 기존 원전은 2040년까지 사고저항성핵연료 사용 등 엄격한 규제를 전제로 원전을 녹색분류에 포함했다. EU집행위 공보자료EU는 2045년 이후 신규건설 중단, 기존 원전은 2040년까지 사고저항성핵연료 사용 등 엄격한 규제를 전제로 원전을 녹색분류에 포함했다. EU집행위 공보자료
EU택소노미는 일단 2050년까지 사용후 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다룰 처리장의 확보를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를 충족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된다.

에너지전환포럼에 따르면 고준위 방폐장이 확보된 곳은 전세계에서 스웨덴과 핀란드 두 나라 뿐이다. 이들이 방폐장 부지 확보와 건설에 40년 이상씩 들였던 점을 감안하면, 제3국이 '2050년' 시한을 충족하기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국내 방폐장 건설 논의는 80년대 이래 9차례나 시도됐으나, 지역민 설득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40년 가까이 답보상태다. 윤석열정부는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고 국무총리 산하 전담조직을 신설한다는 대책인데, 과거 정부에서도 유사 시도가 이어졌으나 성과를 못냈다.

이러는 동안 임시 보관하던 고준위 폐기물은 포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월성원전에는 더 보관할 곳이 없고, 고리·한빛·한울 등 원전도 향후 10년 이내 포화된다.

EU택소노미의 또 다른 핵심적 단서조항은 사고저항성 핵연료(ATF) 사용 의무다. 2025년부터는 ATF를 사용하는 원전만 녹색으로 분류한다는 것이고, 기존 원전은 모두 2040년까지는 ATF 사용을 승인받아야 한다. 국내 수준에서 이를 따라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미국에서 개발 중인 ATF는 훨씬 안전하다고 평가받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은 기술이다. 개발사인 웨스팅하우스는 2020년대 중반까지 설계 개발 완료, 2030년경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핵연료 변경에 따른 원자로 운전 시스템 전반의 업데이트, 이 결과에 대한 당국의 안전심사 절차 등 실용 단계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같이 강력한 안전 규제로 인해 EU택소노미가 실상은 '원전 퇴출안'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실제로 유럽 원자력산업협회가 "이들 규제가 원전에 대한 실질적 투자를 막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윤석열정부는 EU택소노미를 참고하되, 전적으로 수용하지는 않는다는 식의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사고저항성 핵연료 사용 등은 우리도 (K-택소노미에) 적용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와 EU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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