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의사를 밝힌 (왼쪽부터) 홍장표 KDI 원장과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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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정부 인사 끌어내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윤석열 정부가 국정 동력을 이유로 지난 정부에서 임명돼 아직 임기가 남은 인사들에 대해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데요. 대통령의 부실 인사 논란과 맞물려 조직의 독립성 상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임명됐던 홍장표 KDI(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이 6일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어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장도 임기를 1년 반 남기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국책연구기관·공공기관장들의 사퇴 압박 부담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셈인데요.
여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장관급 인사와 국책연구기관장·공공기관장 등을 향해 '알박기 인사'라고 비판하면서 자진 사퇴를 여러 차례 압박해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13일부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을 국무회의에서 배제하면서 이들에 대해 "굳이 올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정부세종청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해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에 대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죠.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이석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을 공개 언급하며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습니다.
국민의힘은 4일 논평을 내고 "당 자체 조사 결과 (전임) 대통령 임기 종료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52개 기관의 기관장 13명과 이사·감사 46명 등 59명이 측근 챙기기용 '알박기 인사'로 임명됐다"고 밝혔습니다.
현 정부의 국정 철학에 동의하지 않는 인사들로 인해 정책 추진이 어렵다는 입장인데,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윤석열 정부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앉아서 다른 목적을 생각하고 있으니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4일 "공공기관장이라든가 장관급 공무원의 경우 대통령의 정치철학·국정과제에 동의하는 사람이 함께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남은 인사들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다만 윤석열 정부의 거듭되는 인사 논란 속에 이같은 목적이 제대로 달성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만취 운전 전력이 있는 교육부 장관 임명부터 성추행 징계 전력의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검찰 출신 인사들의 요직 독식 논란, 친인척 대통령실 임용까지 인사 잡음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어선데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에서는 도저히 공직에 중용되기 어려운 분들이 오히려 요직에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통령의 인사 기준 자체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공공기관 임원들의 임기가 보장되지 않으면 독립성이 무너지고 특정 정권의 산유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반박도 존재합니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홍장표 KDI 원장 사의 표명을 두고 "국책연구기관은 연구의 중립성을 위해 법률로 임기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입맛에 맞게 연구 결과가 달라진다면 국정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토대를 뿌리째 흔드는 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새 정부의 전임 정권 인사 끌어내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