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한테니스협회 새 집행부 선임 기자회견에서 이동건 사무처장(왼쪽부터), 정희균 회장, 박용국 전무이사, 차정훈 공모사업단장이 포즈를 취한 모습. 대한테니스협회대한테니스협회가 선수 출신의 스포츠 행정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신임 집행부를 꾸리며 협회 정상화는 물론 종목 발전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협회는 6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서 신임 집행부 선임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박용국 전무이사(57)와 이동건 사무처장(42), 차정훈 공모사업단장(50) 등이다. 정희균 협회장도 이날 간담회에 동석했다.
박 전무는 테니스 명문 건국대 출신으로 대우중공업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여자 테니스 NH농협은행 코치와 감독을 맡아 대통령기 단체전 14연패 및 22회 우승 등을 일궈냈다. 2017년 NH농협은행 스포츠단 창단을 주도해 초대 단장에 올라 유망주 지원과 재능 기부 등 활동의 폭을 넓혔다.
특히 박 전무는 한국 테니스 발전에 기틀을 세운 조동길, 주원홍 전 협회장 시절 협회 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다. 10년 동안 경기 이사로 활동한 박 전무는 엘리트 테니스계에 발이 넓어 생활체육인 출신 정 회장과 함께 협회를 잘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 전무는 이날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협회에서 예전 일했던 경험과 NH농협은행 스포츠단장 시절 마케팅과 유망주 발굴, 사회공헌사업의 노하우를 살리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이어 "시도 협회와 소통을 통해 중앙 단체의 역할도 잘 해내겠다"고 덧붙였다.
협회는 최근 전임 집행부들 사이의 법적 공방으로 생긴 60억 원이 넘는 부채 문제를 일단 해결했다. 경기도 구리시의 육사 코트 리모델링과 관련한 문제였는데 채권자인 미디어윌이 30억 원에 달하는 이자를 탕감해주기로 협회와 합의했다.
남은 문제는 육사 코트의 운영이다. 박 전무는 "협회를 안정시키고 내실을 다져 육사 코트 부활도 빠르게 진행하도록 하겠다"면서 "현재 테니스 인기가 뜨거운데 서울 근교의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 후원도 유치해 정현, 권순우(당진시청) 등을 잇는 스타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대한테니스협회 정희균 회장(오른쪽)과 미디어윌 주원홍 상임고문이 서로 사인한 합의문을 들어보이는 모습. 협회 미디어윌의 압류가 풀린 가운데 협회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시행하는 '2022년 승강제 리그', '유·청소년 클럽 리그(i-League)', '유·청소년 주말 리그' 등 대형 공모 사업에 모두 선정됐다. 총 42억 원의 지원을 받는데 3개 사업 모두 선정된 종목은 테니스가 유일하다.
이 사업들을 총괄할 차정훈 공모사업단장은 한국체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로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경기력향상위원도 맡은 라켓 스포츠 전문가다. 차 단장은 "대한체육회의 78개 가맹 단체 중 대한테니스협회가 유일하게 대형 공모 사업 3건에 동시에 선정됐다"면서 "사업의 취지에 부합하고 기존 생활체육 대회와 차별화할 수 있도록 신임 집행부와 잘 협업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동건 신임 처장은 전 한일장신대 감독과 전 협회 이사로 경기인 출신이다. 박 전무가 마케팅 등 대외 활동을 책임지고, 이 처장은 협회 내부 살림을 맡는 역할 분담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처장은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하고 선수 학부모 및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사무처 운영에 어떤 점이 변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첫 번째이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처장의 중학생 딸(이수빈)도 선수로 활약 중이다.
정 회장은 "협회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대형 공모 사업에 선정되는 등 새롭게 도약할 기회를 마련했는데 이를 잘 실행할 새 임원진을 구축하게 됐다"고 신임 집행부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인선의 첫 번째 기준은 사심 없이 테니스를 위해 헌신할 분이고, 두 번째는 능력"이라면서 "대외적으로 검증된 분들을 모셨으니 협회가 한 단계 도약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