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이 14일 행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취지의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정부완박(행정부권한 완전박탈)","새 정부 발목 꺾기"라며 거칠게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의 다수당 권력을 극대화해 행정부를 흔들겠다는 것이 (민주당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의 본질"이라며 "'정부완박'이고 국정 발목을 꺾으려는 것"이라고 야당의 움직임을 비판했다. 이어 "'검수완박 악법'에 따르면 검찰 수사권은 경제·부패범죄로 한정됐는데, 대통령령으로 검찰 수사하는 범위가 포괄적이 될수록 민주당 '방탄조끼'가 얇아진다는 점을 두려워한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 역시 "입법부가 대통령령 등 행정명령의 위법 여부를 따지겠다는 민주당의 법률안은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며 "민주당은 지난 2년간 국회에서 폭력적인 입법독재를 한 덕분에 대선에 이어 지선에서도 국민의 심판을 받았는데, 말로만 반성하지 말고 왜 두 번 연속으로 국민들에게 심판받았는지 철저히 성찰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정부의 '시행령 정치' 제동에 이어, 정부 예산편성권을 견제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서도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일방적인 예산편성권 강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는 10회에 걸쳐 습관적으로 추경을 편성했고, 국가채무는 400조 원 넘게 증가했는데, 여야가 바뀌자 편성권을 강탈하는 건 또 다른 형태의 선거 불복"이라고도 지적했다.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준석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민주당에 대한 국민의힘의 맹비난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도 이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패배 이후에도 반성 없이 독선과 '내로남불'을 선보이고 있다"며 "민주당은 새 정부 발목 잡기를 넘어서 발목 꺾기를 하고 있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난 해 국민의힘이 하반기 법사위원장직을 맡기로 한 약속을 민주당이 파기하고, 법사위원장의 체계·자구심사 권한을 대폭 축소하자는 등 수용할 수 없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들은 일하고 싶어 하고 국민은 국회가 제대로 가동되기를 기다린다"며 "여야 합의를 통해 법사위원장직을 국민의힘에 주는 게 해법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민주당의 행보를 '새 정부 발목 꺾기'로 규정한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의 '무한 책임'을 강조하며 여야의 대조적인 모습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당장 이날 의원총회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초청해 '반도체 특강'을 가지는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 드라이브에 발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 장관을 모시고 반도체를 공부하는 건 여당의 변화를 상징한다"며 "여당에 걸맞은, 국정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갖고 성공적으로 민생을 이끌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