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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수장 인선…韓경제 3高 속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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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장에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금융감독원장에 이복현 전 부장검사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황에서 취약계층 대상 금융정책, 가계부채 대책 등 과제 산적
이복현 내정자에 대해선…"금융권에 검찰 출신…강도높은 규제 및 감독으로 선회?" 우려도

금융위원장에 이어 금융감독원장까지 지명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금융정책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장 9월 만료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조치 등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부터 가계부채 관리와 가상자산 관련 법안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해 있다.

정통 관료 출신 금융위원장…부장검사 출신 금감원장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소감 발표 및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소감 발표 및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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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정통 관료 출신이다.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5일 사의를 표한지 약 한 달여 만에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지명된 것이다. 김 후보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을 지내는 등 금융권 리스크 관리에 전문성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소신이 강하면서도 온건한 성품을 지닌 인물로 평가된다.

김주현 후보자 내정 직후 정부는 이복현 전 북부지검 부장검사를 금감원장으로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금감원 설립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파격적이고 예상치 못했던 인사라는 평가다. 이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검찰 내 대표적인 경제·금융수사 전문가이며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 형사부장을 역임했다.

신임 금감원장에 이복현 전 부장검사. 연합뉴스신임 금감원장에 이복현 전 부장검사. 연합뉴스
이 내정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 1과장을 맡았을 당시 함께 일해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돼 왔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일명 '검수완박'법을 당론으로 채택했을 당시에는 이에 반발해 사표를 내기도 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원장 인사에 대해서는 안정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있고, 금감원장 인사에는 파격이라는 시선이 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향후 금융시장 환경 녹록치 않아…김주현 신임 위원장 역할에 '주목'

향후 새 금융수장이 당면한 금융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고물가에 고환율, 고금리 3중고를 어떻게 헤쳐나갈지가 관건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3월 4%대를 이어가다 지난 5월에는 5.4%를 기록해 13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1290원선을 뚫으며 1300원선을 위협했다. 현재는 달러당 1250원대로 다소 진정된 모습이지만 불안요소는 여전하다.

대외 환경도 만만치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 5월 0.25~0.50%인 기준금리를 0.75~1.00%로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감행했다. 이에 더해 연준은 올 6월과 7월에도 빅스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최소한 올 7월에는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 기준금리와 같은 2%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넘어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

특히 금리인상기에 불어난 가계부채를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 역시 금융당국의 몫이다. 지난 6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3%로 집계됐다. 가계부채가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을 넘긴 것은 세계 36개 주요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가계대출 관리 등으로 최근 부채 증가세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한국 경제의 '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윤 정부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 80% 완화 등 가계대출 완화 공약에도 발을 맞춰야 한다. 올 3분기부터 정부는 청년층과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LTV를 최대 8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완화 정책에 극도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취약 차주를 시작으로 '부실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초 올해 3월 종료될 예정이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상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조치가 수차례 연장돼 오는 9월 끝날 예정이어서, 이에 대한 연착륙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대출 지원 규모는 14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최근 루나·테라 사태를 계기로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테두리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주목된다.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소감 발표 및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소감 발표 및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같은 현안과 관련해 김주현 후보자는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는 분명히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맞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기본으로 하는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상황이나 물가, 부동산 등 상황을 토대로 미세조정을 해 나가겠지만 기본적인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에 변화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서는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극단화된 사안"이라면서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 응용돼서 발전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이 불꽃을 꺼뜨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시점에서 가상자산 업계에 계신 분들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 검찰 출신 금감원장 인사에 금융권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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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일각에서는 검찰 출신이 금감원장으로 내정된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검찰 출신들이 정부 주요 요직에 다양하게 포진되는데, 금융권까지 검찰 출신이 임명될 줄은 반신반의했다"면서 "이해도가 부족할까 염려되는 측면도 있고, 특히 감독이나 제재를 하는 금감원장의 자리이니만큼 강도높은 규제와 감독 기조로 선회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공약으로 자본시장 불공정 거래 척결을 내건 바 있다. 또 전 정권에서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대규모 금융 관련 사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관련 사건 뿐 아니라 금융사에도 검찰 출신의 엄격한 사정 잣대가 드리워질 수도 있을 것 같아 긴장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취임일성으로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은 시장 질서에 대한 참여자들의 신뢰를 제고시켜 종국적으로는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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