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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균형" 경기 대도시 민심, 민주·국힘 '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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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시…수원은 민주, 용인·고양은 국힘
민주, 도지사·수부도시 사수 '견제 동력'
화성·부천 진보 사수, 성남 보수 탈환
국정 힘 실어주면서도 견제할 여지도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특례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특례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
4년 전 더불어민주당이 석권했던 경기도내 6개 주요 대도시 민심이 6·1 지방선거에서는 반반으로 갈려, 새 정부 국정 동력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적절한 균형을 이룬 양상이다.
 
도내 기초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최대 격전지인 특례시에서는 수원을 제외한 용인·고양시에서 국민의힘이 압도한 반면, 인구 100만을 바라보는 대도시의 경우 민주당이 화성·부천시를 가까스로 수성하고 성남에서는 자리를 내줬다.
 

경기정치 1번지 수원 사수, 도지사 파트너 기대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인수 1백만여 명으로 전국 최대 기초지자체인 수원특례시는 이재준 민주당 후보가 25만 8456표(50.28%)를 기록, 25만 5528표(49.71%)를 얻은 김용남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시장에 당선됐다. 2928표 차이의 신승이다.
 
지역별로 이 당선인은 장안·권선·영통구에서 앞섰고, 선거인수가 가장 적은 팔달구에서만 김 후보에 밀렸다. 영통구의 경우 단 4표 차이에 불과했다.
 
수원의 경우 지난 3차례 지방선거(12%P→22%P→40%P)와 총선(8%P→12%P→18%P)에서 국민의힘에 격차를 벌려온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다만 직전 총선에서 12만표 차이였던 양단 간 격차가 올해 대선에서 2만 8천표로 줄었고, 지방선거에서 다시 3천표 수준으로 좁혀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했던 영통구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대한 반감으로 대선에서 166표차 초박빙 구도로 바뀌었는데, 지방선거에서는 득표가 사실상 동률에 가까웠다.
 
두 후보는 수원 토박이와 비수원 출신 대결로도 주목받았는데, 고향이 충청인 이 당선인이 이기면서 지역 연고의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원시는 3선의 염태영 전 시장이 떠난 무주공산을 이 당선인이 차지함으로써, 민주당은 경기도지사와 도내 수부도시 시장 자리를 지켜내 수도권에서의 국정 견제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당선인은 "수원시가 다시 경기도의 제1경제도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시정에 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수가 압도한 용인·고양, 尹정부 힘 싣기

 
이상일 국민의힘 용인특례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이상일 국민의힘 용인특례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
이와 달리 최초 재선 시장 탄생 여부가 화두였던 용인특례시에서는 이상일 국민의힘 후보가 26만 4487표(55.37%)를 얻어 21만 3162표(44.62%)를 기록한 현직 시장인 백군기 민주당 후보를 11%P 차이로 따돌리며 4년 만에 보수 탈환을 이끌었다.
 
민선 6기까지 역대 시장들이 개발 비리 등에 연루돼 한 번도 연임 사례가 나온 적 없던 용인시의 재선 시장 배출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이 당선인은 석달 전 대선에서 지역 표심이 보수 쪽으로 뒤집힌 흐름을 타고 처인·수지·기흥구 등 시 전역에서 승기를 잡았다. 대선 때 민주당에 손을 들어줬던 처인구에서 오히려 가장 큰 격차로 승리한 게 특징이다.
 
2년 전 용인지역 총선 때 4만 2323표차로 졌던 국민의힘은 올해 대선에서 3078표 앞섰는데, 수지구에서 1만 5천표가량 우위를 점해 지역 전체 승리를 이뤘지만 나머지 처인·기흥구에서는 민주당에 눌렸다.
 
이에 이 당선인은 지역내 면적이 가장 넓은 도농복합도시인 처인구가 대중교통이 열악하다는 점을 감안, 선거기간 내내 '경강선 연장'을 첫째로 꼽으며 처인구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그는 윤석열 국민캠프의 공보실장과 상근보좌역을 맡아 '친윤' 인사로 급부상한 만큼, 향후 역점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통령과의 직보 체계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당선인은 이날 오전 용인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약들 가운데 중앙정부,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대통령께 도움을 청하는 등 모든 역량을 투입하겠다"며 공약 실천을 다짐했다.
 
이동환 국민의힘 고양특례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이동환 국민의힘 고양특례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
진보색이 짙은 고양특례시에서도 보수진영 후보가 4년 만의 리턴매치 끝에 민주당 현직 시장을 제치고 12년 만에 시장직을 탈환했다.
 
이동환 국민의힘 후보는 24만 9486표(52.14%)로 21만 4590표(44.85%)를 얻은 이재준 민주당 후보를 제쳐 과거 2018 지방선거의 패배를 설욕했다.
 
덕양구와 일산동·서구 등 시내 전역에서 이동환 당선인이 우세를 보여, 4년 전 이재준 후보에게 30%P 넘는 차이로 졌던 것과 대비된다.
 
대규모 택지개발 등을 통해 2010년대 들어 민주당계 지지성향을 뚜렷하게 보여온 지역에서, 보수후보로서 현직 수장을 꺾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대선에서도 역시 고양시는 이재명 후보에게 모든 구에서 많은 표를 몰아줘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압도했던 곳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촛불 정국에 치러진 19대 대선에 비해 득표 차가 크지 않아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지방선거에서 해 볼만 하다는 기대감이 고조돼 왔다.
 
도시공학박사 출신인 이동환 당선인은 대선 선대위 국토정책위 팀장을 지낸 이력을 앞세우며 3대 공약으로 1기 신도시 재개발·재건축 지원, 교통문제 해결, 기업 유치 및 일자리 창출을 내걸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당선인은 "지난 12년간 반토막 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새로운 고양으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시정 개혁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국힘에 넘어간 李 정치고향…민주 텃밭은 재인증

 
인구 100만을 바라보는 이른바 '예비특례시'인 성남·화성·부천시에서는 십여년 민주당 시정을 지켜온 성남이 국민의힘에 넘어간 반면, 화성과 부천은 당내 경선에서 현직 시장을 제압한 민주당 후보들이 시정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신상진 국민의힘 성남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신상진 국민의힘 성남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 성남시의 경우, 25만 22표(55.96%)를 얻은 신상진 국민의힘 후보가 19만 1613표(42.88%)의 배국환 민주당 후보를 13%P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보수후보로서 12년 만의 탈환이다.
 
이로써 과거 보수·진보 정당이 번갈아가며 시장을 당선시키다 2010년 이후 이재명, 은수미 전 성남시장이 장악했던 민주당 시정은 막을 내리게 됐다.
 
구도심 지역인 중원·수정구과 분당·판교신도시가 있는 분당구의 표심이 갈렸던 20대 대선과 달리, 모든 지역에서 신 당선인이 우세를 보였다.
 
대선 당시 성남 전체에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불과 75표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2년 전 총선과 비교해 도내에서 양당 간 격차가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이런 맥락을 종합하면, 성남의 정치풍토는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이루던 때로 돌아간 분위기다.
 
신 당선인은 선거 유세에서 민주당 소속 두 전직 시장을 겨냥해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며 공세를 펴왔다. 또 "이 전 시장 때 추진한 대장동·백현동·고등동 3대 특혜의혹 감사를 위해 성남시 외부개방형 감사관에 특수통 검사 출신을 임명하겠다"고 벼르기도 했다.
 
의사 출신이자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가치를 높이는 바른 재개발 재건축 실현을 비롯해 실리콘밸리와 경쟁하는 4차 산업특별시 건설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왔다.
 
정명근 더불어민주당 화성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정명근 더불어민주당 화성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
화성시는 정명근 민주당 후보가 17만 6631표(53.03%)를 기록해 구혁모 국민의힘 후보를 2만여표(6%P) 차이로 밀어내고 진보진영의 시정을 이어가게 됐다.
 
화성은 모든 지역구 국회의원이 민주당 소속인 데다 올해 대선에서도 이재명 전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을 누르는 등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단 직전 총선 때 9만 3천여 표였던 여·야 격차가 올해 대선에서는 4만 7천여 표로 절반가량 줄어, 이번 시장선거에서 수성이냐 탈환이냐를 놓고 양당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왔다.
 
정 당선인이 시장직을 사수하는 데 성공은 했지만, 대선 대비 또 한번 두 정당의 격차는 두 배 정도 더 좁혀졌다.
 
정명근 화성시장 당선인은 "오직 화성 시민 만을 바라보고 뛰겠다"며 "사회적 약자도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화성,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화성,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화성을 만들겠다"고 당선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조용익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조용익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장 당선인. 당선인 측 제공
마찬가지로 민주당 강세 지역인 부천시에서도 당내 경선에서 현직 시장을 앞지르며 주목받았던 조용익 민주당 후보가 18만 5표(52.49%)로 서영석 국민의힘 후보에 5%P 차이 승리를 거뒀다.
 
당초 현 시장이 경선 탈락하면서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변 없이 민주당 텃밭임을 재증명했다.
 
직전 대선에서는 5만 6천여표 격차로 이재명 후보가 앞선 곳이었으나, 이번엔 1만 7천여표 차로 간격이 크게 줄어든 게 눈여겨 볼 대목이다.
 
앞선 7차례의 지방선거에서 제4회 선거를 제외하고 민주당 후보가 6번 축배를 들 정도로 진보성향이 뚜렷한 지역이다.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조 당선인의 대표 공약은 △광역동 체제 폐지 △폐쇄회로(CC)TV 안전 통합플랫폼 구축 △청년 스타트업 기업 육성 등이다.
 
조용익 부천시장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시민을 섬기고,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과 함께 하는 시장이 되겠다"며 "지방자치의 선도도시이자, 시민의 열정과 창의가 시정에 반영되는 시민주권도시로 새롭게 태어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내 6개 대도시 시장 당선인들은 모두 초선 시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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